오늘을 살아가기
마흔 중반을 넘어서자 아들은 엄마 조금 있으면 반백살이라며 놀린다. 정부의 지침 덕분에 반백의 나이까지 조금의 시간이 더 생겨서 여유가 생긴 듯한 날들이다. 뭐라도 해보겠다고 이것저것 배우고 도전했던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진다. 아직 종착점이 아님을 알지만, 어디에도 닿지 못한 나의 시간이 가끔 서글프고 아쉽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삶인 것을. 주어진 삶을 그저 묵묵하게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조금 미안한 것들이 있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있으니 각자의 몫으로 잘 살아가겠지.
배운 것들을 활용해서 뭐라도 해봐야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당장 손에 주어지는 급여가 더 필요한 것이 나의 현실이다. 누군가가 보기엔 그럴듯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넓은 세상에 발을 내딛기엔 너무 미약한 나의 성과들. 살벌한 경쟁 속에 발을 내딛기엔 나의 멘탈이 너무 작고 약하다.
내 글에 자주 쓰이는 but. 모든 일에 변명과 이유가 붙어 있다. 그런 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나란 인간의 한계인 것을. 무엇을 하든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내딛지 못하는 소심함 때문에 뭔가 안정적인 수입원을 찾게 된다.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배운 것들, 경험한 것들, 쌓아올린 소소한 성과들. 이 모든 것들이 내 삶에 조금씩 길을 만들어주고 있음을 믿는다. 취업이 되면 조금 더 안정적인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록하며 나아가자. 내가 걸어가는 길이 누군가에겐 작은 희망일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