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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 May 02. 2016

천 권의 책 One Thousand Books

북페스티벌과 전시가 만났을 때, 코펜하겐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독립출판 전

지난 일요일에는 Kunsthal Charlottenborg (쿤스트 핼 샤로텐보, 뉘하운에 위치한 현대미술관)에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 독립출판 시장은 최근 몇 년 새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데, 덴마크와 주변 유럽 국가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천 권의 책: Manifold - 실험적인 아트 북 페스티벌'이라는 흥미로운 이름의 페스티벌 겸 전시는 열세 팀의 독립 출판인과 스무 팀가량의 현대 예술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유럽 각국에서 온 열세 팀의 그간 작업한 책들과 그에 영감을 받아 예술가들이 만든 설치미술품들이 넓은 공간에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었다.

입구에서 바라본 풍경. 누구나 직접 읽어볼 수 있게 책들이 선반에 진열되어있고 양 옆으로는 설치미술품들이 놓여있다. 소장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구입도 가능하다.

지난 주말은 오프닝이라서 책을 만든 작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 옆에 앉아있었다. 언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것을 생각하고 갔는데, 작가들이 책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던가 팔려고 한다던가 하는 태도는 전혀 없고 마치 카페에 앉아있는 마냥 본인의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나로서는 신기했다. 덕분에 편한 마음으로 천천히 구경할 수 있었다.


이 미술관은 로비도 전시관도 무척 큰데, 작품이 늘 충분한 공간을 두고 전시되어 있는 점이 참 좋다. 사진에 보이는 것 같은 크기의 방 여섯 개에 열세 팀의 책과 예술가의 작품들이 나누어져 있었다.


전시에서 본 흥미로운 몇 가지를 사진으로 공유하자면,


1 인생이건 예술이건 다 쓸 데 없는 것 같아서 쓸모없는 잡지를 만들어 보자, 하고 만든 Vanitas. 지금은 중년에 접어든,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젊은 세 명의 덴마크 인이 만드는 잡지. 새로 나올 78호의 표지는 전시 기간 동안 진행되는 투표로 정해진다. 제일 괜찮다고 생각하는 표지의 원통에 공을 넣는 방식의 재미난 투표.

2 설치미술 중 하나. 여러 가지 과일 씨앗이 형용사가 적힌 종이 위에 각각 올려져 있다. 아름다워서.

3 대형 책. 조심히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옆으로 다섯 걸음을 걸어야 할 정도로 컸다.

4 제일 좋았던 책. 건물 공사 현장을 찍은 사진 책이었는데 책에도 저렇게 사진에 어울리는 색깔의 밝은 종이들이 사진 중간중간에 껴있었다.

5 침대맡에 두면 좋을 간이 선반


오프닝 행사는 끝났지만 전시는 5월 15일 Kunsthal Charlottenborg에서 계속된다. 입장료는 어른 50kr, 학생 40kr, 세 시간 더 늦게 닫는 수요일에는 오후 5시 이후 무료입장.

전시 설명은 샤로텐보 웹사이트에서, 자세한 프로그램은 브로슈어 pdf파일에서, 더욱더 자세한 정보는 One Thousand Books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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