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PMO vs TFT vs Think Tank vs CoE 비교
PMO가 다 거기서 거기지 사내, 사외 그렇게 다르겠어?
처음에 사내 PMO에 대해 생각했을 때 위와 같은 질문이 떠올랐다.
PMO가 PMO지. 그냥 사내냐 사외냐 물리적 위치의 차이겠지..
이런 생각을 할 당시에는 수행사로서의 경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프로젝트에 투입된 멤버로서 지켜본 고객사 PMO는 아래와 같은 역할을 했다.
- 요구사항을 취합해서 전달해주기
- 프로젝트 업무가 잘 굴러가도록 현업담당자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기
- 중요한 마일스톤을 앞두고 초안을 검토하거나, 중요한 C-level 보고 이후에 상세 가이드를 제공해주기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난 이후 프로젝트의 삶을 마치고 1명의 조직구성원으로서 사내PMO를 접하게 되면서 부터 사내PMO가 뭔지 더욱 헷갈리기 시작했다. 내가 본 사내 PMO의 역할과 수행범위가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다. 수행사로서 보던 모습은 딱 그 프로젝트에서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단면이었고, 실제 사내에서 지켜본 모습은 "이럴 땐 이렇게, 저럴땐 저렇게" "백인백색" 이라는 느낌에 오히려 가까웠던 것 같다.
그래서 사내 PMO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기 위해 기존에 내가 알던 비슷한 개념들과 비교를 해보기 시작했다.
PMO와 유사개념들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분석해보면 오히려 PMO의 정의가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Task Force Team과 PMO
PMO의 개념이 아직 완전히 사내에 확립이 되기 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내 눈에 비춰진 사내 PMO는 "그냥 내가 알던 T/F(Task force) 팀인데 유행따라 이름만 PMO로 바뀐거 아닌가?" 라는 인상을 주었다. 뭔가 "회사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있어서 미션이 떨어졌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독립된 조직이 구성이 되고, 조직구성원들이 프로젝트 업무를 하기 위해 차출되어 모였다"라는 점에서 유사점을 느낀 것 같다.
하지만 T/F Team과 PMO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었던 것이, T/F Team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솔루션을 찾아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시적인 조직이고, PMO는 실무 자체보다는 프로젝트 관리와 거버넌스 최적화를 하는 것이 업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또한 T/F Team과는 달리 상시조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개념적으로 달랐다.
물론 T/F Team처럼 실무를 하는 사내 PMO도 왕왕 있었지만, 그들이 주로 하는 실무란 프로젝트 발주를 위한 사전 조사 및 리서치 정도인 경우가 많았다. 즉 프로젝트 발주를 하기 위해 C-레벨의 미션을 받아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이해하고 정의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처음에 문제를 직접 해결 하려고 T/F Team으로 출발을 했으나, 기대한대로 결과가 잘 안나오거나, 문제해결에 필요한 역량이 사내에 부족함을 인지하게 되어, 결국 외부 전문사에게 프로젝트 발주를 하는 PMO 역할로 그 성격이 바뀌어가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어서 헷갈리기 쉬웠던 것 같다.
Think Tank 과 PMO
사내 PMO는 Think Tank와도 견줄만 했다. 한동안 기업에서는 전략적 문제해결 집단을 가리키기 위해 Think Tank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었다. 이들도 연구/조사를 하고 회사의 방향성이나 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하며, 직접적인 실행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사내 PMO와 유사점이 있었다. 사내 PMO가 실무를 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결정 포인트를 도출하고 최적의 수행방안을 제안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좀더 자세한 정의를 찾아보니 Think Tank는 PMO와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었다.
사내 PMO가 조직의 전략을 다룬다면, 더 상위 레벨의 정책 혹은 미래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조직이 Think Tank인 것이다. 다시 말해, 사내 PMO가 C-레벨의 미션을 실제적인 전략이나 프로젝트로 구체화하기 위해 현황조사 및 연구를 한다면, Think Tank는 C-레벨에게 인사이트를 주기 위한 연구/분석/정책 제안 등을 하는 집단의 성격이 더 강했다. 대기업의 경제 연구소나 미래전략 연구소가 바로 Think Tank의 구체적인 모습이고, 이는 사내 PMO랑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조직임을 그제서야 확실히 분별할 수 있었다.
CoE(Center of Excellence)와 PMO
가장 최근에 유행하는 용어 였던 CoE와 PMO는 어떻게 다를까? 개인적으로는 그냥 서로 바꿔 써도 무방할 정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둘의 차이점을 알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회사에서 신생 사업부를 만들기 이전에 전 단계로서 인력을 대규모로 차출하고 교육하고 배치하는 역할로 CoE라는 조직을 만든 것을 목격했는데, 이 경험이 나의 혼란을 가중시켰던 것 같다. 이 큰 변화를 계획하고 이끄는 것 자체가 하나의 큰 사내 프로젝트였고, CoE는 인사와 긴밀한 협업아래 조직 개편을 해나가면서 인력들을 재교육하는 과정을 진두지휘 했다. 그리고 재교육한 인력들을 새로운 조직/역할에 랜딩시키는 업무 또한 진행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하면서도 실무를 강하게 드라이브 하는 Directive PMO 유형에 들어맞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개념적 정의를 찾아보니 CoE와 PMO는 조금 다른 면이 있었다.
CoE의 목적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특정 기술/역량의 전문성 강화 및 조직 내 역량 확산"을 위한 조직이다. PMO가 프로젝트의 일정 및 리소스 관리 역할을 하는 반면 CoE는 연구, 개발, 혁신 및 최적화에 포커스가 되어있는 모습인 것이다. 조직 내에 어떤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확산하는 것이 CoE의 존재의 이유이다.
그에 비해 PMO는 프로젝트를 표준화하고, 일정을 관리하고, 리소스를 최적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데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만약 PMO가 사내 역량 개발 및 확산의 미션을 받아 실무까지 겸한다면 위에 설명한 CoE와 비슷한 모습을 띌수는 있겠지만, PMO는 본래 실무보다는 프로젝트를 잘 관리하고 최적화는데에 목표가 있는 조직인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PMO를 실무에서 배제시키고 본래 역할에 집중하도록 설계해야만 프로젝트 성공율을 높이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종합해보면 사내PMO는 조직의 문제해결을 위한 실무를 하더라도, 주로 프로젝트화 되어야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한다. 사내 PMO의 본업은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조정하고 관리하고 거버넌스를 최적화하는 것이며, 프로젝트 최적화 포커스가 있다는 점에서 앞에 언급한 T/F Team, Think Tank, CoE와 차별화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조직 내의 PMO가 다양한 모습을 띄더라도, 그 본질이 무엇인지를 이해한다면 조직 상황에 맞는 사내 PMO를 설계하고 이끌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TFT: 단기적 과제 해결을 위해 모인 에너지 넘치는 팀
PMO: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해 현황 조사와 거버넌스를 검토하는 모습
CoE: 전문성 강화와 지식 확산을 위해 연구·분석하는 모습
TFT·PMO·CoE: 각 조직의 역할을 이해하고 협업해 최적의 수행 방안을 찾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