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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류 Jan 17. 2020

새내기 학생과 새내기 학부모

새해 첫 일상

이제 8살이 된 민혁이에게 이제부터는 스스로 일어나서 학교(지금은 직장어린이집이지만)에 갈 준비를 하길 바란다고 얘기를 했다.


“아빠가 겨울왕국 노래 틀어줄게. 그러면 일어나야 해.” 그러자 민혁이가 “근데 못 일어나면?” “그럼 민혁아 일어나,라고 말해줄게.” “그래도 못 일어나면?” “그럼, 아빠 간다,라고 말해야지. 너 아빠가 간다고 말하면 꼭 일어나더라. 잠 다 깼는데도 그때서야 일어나는 거지?” 민혁이가 슬며시 미소를 띠며, “아니야”라고 답을 한다.


저녁을 밖에서 먹고 오는 사이에 차에서 잠이 들어서 고스란히 들고 침대에 눕혔다. 그런데 잠결에 기침을 하는 걸 들었는데 기침이 심해져서 결국 스스로 일어나 먹은 걸 모두 토하고 말았다. 잠이 달아나서 한참을 못 자더니 엄마랑 베개머리 대화를 하다가 밤늦게서야 잠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긴 다 틀렸네.


그리고 아침.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민혁아 일어나”라고 한 번 말했는데(깜빡하고 겨울왕국 노래는 못 틀었다), 벌떡 일어나는 민혁이. 정말 깜짝 놀랐다. 어젯밤 자정이 넘어서야 잠들었는데도 일어나다니! 그뿐 아니라 스스로 소변보고 손과 얼굴 씻고 옷도 스스로 입었다. 아침마다 하던 잠투정이 사라졌다.

“엄마는?” “엄마는 출근했지. 아침 뭐 먹을래?”

“어린이집 아침은 뭔데?” “바나나랑 누룽지죽”

“나 바나나 먹을래. 가자”


아침 8시 10분에 나서기는 처음이었다. 어린이집에 도착하니 8시 30분. 평소보다 30분이나 일찍 온 것이다. 1등으로 왔다고 좋아하는 민혁이. 정말 이제 8살이 된 건가 싶다. 학생 준비는 이제 끝. 학부모 준비를 해야 하는데, 뒤쫓아가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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