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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용주 Sep 07. 2019

고양이, 사막의 고독한 사냥꾼

고양이는 어디서 왔는가?

 

현재 우리가 기르고 있는 집고양이의 기원에 대해선 비교적 논쟁이 적은 편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양이는 모두 Felis catus(영명: domestic cat, 국명: 집고양이)라는 종으로 분류된다. 이 종은 아프리카와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Felis silvestris라는 종으로부터 연원한다. 고고학적으로 발견된 가장 오래된 고양이의 흔적은 9,200-9,5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프리카들고양이 성체의 모습, 뒤로 척박한 건조평야가 펼쳐져 있다. (출처: MPALAIVE.ORG)


F. silvestis는 분포가 매우 넓은 종이다. 거의 전세계에 걸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아종도 매우 다양한데, F. catus는 그중 리비아를 중심으로 한 중동 및 북부 아프리카 지역에 서식하는 F. s. silvestris (또는 F. s. lybica)라는 아종에서 분화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영어로는 African wildcat이라 칭하고 한국어로는 아프리카들고양이 정도가 적절한 명칭일 것이다.    

소형 설치류 사냥에 성공한 아프리카들고양이 (출처: 사진상 표기)

  

집고양이의 조상이 되는 아프리카들고양이는 간단히 말해 준사막 지역에 속하는 건조지대를 삶의 무대로 한다. 이러한 지역은 먹이가 매우 부족하고 물을 쉽게 구할 수 없다. 낮에는 온도가 50도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며 다양한 맹금류와  개과나 고양이과에 속하는 중대형 포식동물이 서식한다. 이런 척박한 상황 속에서 고양이의 조상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많지 않았다. 그들은 몸의 크기를 작게 유지하여 자신을 먹으려는 동물로부터 적절하게 몸을 숨기는 것은 물론 크지 않은 먹이양으로도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아프리카들고양이 어미와 새끼들 (출처: LEARNONLINE)


아무리 몸 집이 작아도 먹잇감 또한 적은 척박한 곳이며 토끼나 대형 조류를 잡는 것이 아니라 소형 설치류나 조류를 주된 먹이로 삼기에 사냥에 여러마리가 동시에 스크럼을 짜서 움직일 여지가 없어 졌고 결국 먹잇감을 구할 영역의 개념으로 각자의 관할구역에 대한 개념이 확고해 졌다. 그들은 또한 한낮의 태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동시에 포식동물의 눈으로부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야간에 활동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표범에게 사냥당한 아프리카들고양이 (출처: EARTHTOUCHNEWS)

야간에 활동하다보니 주간의 선명한 시력은 긴급성이 감소하게 되었고 대신 움직임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쪽으로 시각에 분배된 자원활용도를 극대화 했다. 시각에서 부족한 부분은 청각에서 벌충했다. 빛 한줌 없는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도 사냥감의 각도와 위치를 정확하게 잴 수 있는 탁월한 수준의 청각을 확보함으로써 이들은 덤불 속에 숨어서 움직이는 작은 설치류를 직접 보지 않고도 뛰어올라 내리 꽂듯이 덮치는 방식으로 사냥하는 3차원의 사냥능력을 갖추게 되었고 이러한 이들의 야간 사냥능력은 이들이 전세계로 생활무대를 넓혀가는데 중요한 역량으로 작용하게 된다. 



심용주


* 다음 브런치는 이탤릭체를 지원하지 않는 바, 학명 표기에 제약이 있음을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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