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하여
나무를 깎아 인형을 만들던 남자가 있었다.
작은 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사포로 광을 내었다.
그의 손길 하나하나는 거칠었다.
시간이 지나 그의 인형가게는 지역의 명물이 되었다, 그는 그 투박한 인형들로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시간은 그에게 장인이라는 호칭을 붙여주었다.
회사에 들어와 힘든 시간들을 버티어 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해도 어쩔 수 없이 참았다. 이 상황이 언젠가는 익숙해지리라 믿으며 나 자신을 속여왔다.
그러다 나를 잃어버렸다.
나아갈 길은 보이지 않았고, 뒤돌아보니 걸어온 길은 돌아갈 길이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러던 도중 우연치 않은 기회가 왔다. 주위에선 의견이 분분했다. 나의 행보를 두고, 여러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나에게 전달했다. 참 오랜만에 받아본 관심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열흘이 지났다.
나는 새로운 리더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새로운 동료들과 올바른 목표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들을 즐기게 되었다.
비로소 내가 속한 직장을 사랑하고, 내 일에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매우 훌륭한 인적 구성 속에 속하여 힘든 일들을 묵묵히 헤쳐나가게 되었다.
내가 지금 걷는 길은 가시밭길이다.
나는 편한 길에서 신발을 벗고, 기꺼이 가시밭길로 들어갔다. 이전보다 한 걸음 내딛는 것은 어렵지만, 가야 할 길은 분명해 보였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니 내가 걸어온 길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애초에 나는 그런 인간이었다.
남이 정해준 인생을 스무 살 넘어 살아본 적이 없었다. 무엇인가에 돌아가며 몰입하여 20대를 보냈다.
내가 찍어온 점들이, 희미한 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드디어 내 스스로 나를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두렵지 않다.
주위의 비난과 걱정도 두렵지 않다.
당신들을 위한 내 노력과 진심을 몰라도 괜찮다.
나는 그저 내가 깎을 나무인형에 집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