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심연
1. 주인공 요조의 수기로 이루어진 소설, 어려서 부터 정신병동에 입원하기까지의 이야기.
2. 감탄이 나올 정도로 소설 속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서 섬세한 심리묘사를 해냄. 이 정도면 본인 이야기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미묘하고 구체적임.
3. 다 읽고 나니 역시나 자전적인 소설이었음.
4. 감각은 사람마다 섬세하거나 둔감하다. 미각 후각 촉각 등, 그게 만약 지능에도 적용이 된다면 어떨까?
5.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지능이 너무 뛰어나 세상을 생략하지 못할 수 있다. <인간실격>의 주인공도 으레 인간이 겪는 경험을 너무나 섬세한 탓에 적응하지 못한다. 그는 사소한 것에도 최선을 다해 고뇌했고, 이래저래 세상을 이해하고 납득하려 하지만 본인이 설정해 놓은 세상의 규칙이 틀어질 때마다 깊은 절망에 빠진다.
6. 미치광이와 천재는 한 끗 차이일지 모른다. 그들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정신세계를 그림이나 글로 잘 표현되면 그건 걸작이 된다.
7.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은 모두 존경하지만, 인간으로서 그는 전혀 존중받지 못했다.
8. 너무 지능이 높으면 그것은 그것대로 불행한 삶일 수밖에 없다. 나와 대다수의 사람이 근본적으로 다른데 어떻게 편한 삶이 가능할까,
9. 그럼에도 예술은 그 불행한 천재들로부터 나오고 발전한다. 다자이 오사무는 그 자전적인 소설을 쓰며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는 불행하고 네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실패했다. 말 그대로 인간실격이다. 그러나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당신들이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이 잘 살피지 못하는 그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할 것이라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잠시 이 세상에 살다 간 것이 전혀 무의미한 일은 아니지 않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