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erek Guy of Die Workwear
이번 포스트는 Derek Guy의 "How to Choose Better Shoes"의 번역본이다.
원문 링크:
https://dieworkwear.com/2020/11/12/how-to-choose-better-shoes/
How to Choose Better Shoes
POSTED ON NOVEMBER 12, 2020
By Derek Guy of Die Workwear
지난 10년간 인터넷은 고품질 구두 구매처/사이트들의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했다. 소량의 굿-이어-웰티드 구두를 취급하던 작은 시장이 전 세계에 가상 매대를 설치한 전자-시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전까지 고품질 신발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미국의 두 브랜드, 다섯 손가락으로 샐 수 있는 노샘프턴의 메이커들, 공수하기 어려운 몇몇 유럽 대륙의 메이커들이 제공하는 구두 중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골라야 했다. 반면 오늘의 수많은 전문 매장들은 MTO 서비스, 수정 라스트,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전통을 따라 만들어진 핸드-웰트 구두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구두 쇼핑을 하는 일은 수많은 선택지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위험을 유발한다. 특히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구두를 전문으로 다루는 블로그들에서 영감을 찾아 떠도는 일은 더욱 위험하다. 일반적으로 사진 속에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발들은 매끈하고, 독특한, 창의적으로 디자인된 구두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람들은 반짝이는 뮤지엄 카프(museum calf)로 제작된 잘 빠진 옥스퍼드, 투-톤 버튼 부츠, 또는 사파이어 블루, 루비 레드와 같은 보석 색상의 처카 부츠를 응시하게 된다. 구두 블로그들 역시 구두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기에 - 가죽의 종류, 제작 기술, 스타일의 역사적 기원 – 구두를 마치 독립적인 제품으로, 워드로브의 다른 것들과 무관한, 마치 포켓몬처럼 수집하는 존재로 생각하게 만들기 쉽다. 나 역시도 처음 만년필에 빠졌을 때 같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필링 시스템, 특별-제작된 펜촉 등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나는 특정 만년필을 사야만 한다는 욕구를 느끼곤 했다. 그 시간에 이미 가지고 있는 펜으로 글씨 연습을 하는 편이 더 현명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인터넷 구두-쇼핑이 워드로브 구성에 있어서 늘 바람직한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니다. 클래식 남성복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시선이 집중되는(돼야 하는) 착장의 중심은 재킷, 셔츠, 타이로 구성된 역삼각형 영역(브이존)이다. 이곳의 연출이 성공적이라면 보는 사람의 눈은 그 위로,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돼야 하는 지점, 바로 얼굴로 유도되기 마련이다. 패턴이 가미된 바지, 특이한 색의 구두를 활용하는 일이 까다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아이템들은 시선을 아래쪽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 중 우리는 시선을 끄는 신발에 집중하기 마련이고, 이러한 특징(눈에 띄는)은 착장에 있어서 구두에 요구되는 역할과 상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장 식상한 구두를 골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하디 아미스는 The English Man’s Suit에서 “그것은 싼 물건이 아니다; 투자 상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 디자인은 가장 평범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끔찍하게 식상한 구두는 그 어떠한 관점도 내세우기를 꺼려하는, 지나치게 자의식이 강한 보수적인 남자로 오인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한다. 따라서 워드로브의 아이템들과 잘 맞는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구현해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 더 좋은 구두를 구매하기 위한 세 가지 충고가 있다.
탠(황갈색) 색상 구두 구매를 재고하라(주의하라)
이 가이드에 있어서 중심 테마는 ‘조화로운 착장을 갖추는 방법’이다. 따라서 하나의 아이템이 혼자 눈에 띄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색상, 계절, 격식에 맞춰 전체 착장을 구성해야 함을 의미한다. 각각의 아이템은 전체 테마와 일관성을 보여주거나,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강조하자면: 이 가이드는 오직 클래식 남성복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테일러 된 재킷이 포함된 옷차림을 의미한다. 캐주얼웨어 착장은 이와 다른 원리를 따르는 존재다.
전체 착장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색상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꽤 많은 수의 스타일-웹사이트들이 탠 색상의 구두를 세 번째, 또는 네 번째 구매 대상으로 추천하고 있다. 탠(색상) 구두는 생기 있고, 밝은 구두에 속하기에, 검은색과 다크 브라운 색상으로 이미 충분히 어둡다고 느껴지는 신발 워드로브에 다양성을 더해줄 좋은 옵션으로 생각되기 쉽다. 게다가 탠 색상은 봄과 여름을 대표하는 자연의 색상이기도 하다. 계절에 맞는 아이템을 옷장에 구비해 두는 것은 옳은 선택이다. 종종 어두운 색상의 소모사 수트와 탠 색상의 구두를 매칭 하는 것이 남부 이탈리아스러운 착장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그것이 이탈리아 남자들이 그들의 비즈니스 유니폼에 생기를 더하기 위해 부리는 기교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탈리아 남부에서 그 누구도 이러한 차림을 시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스스로가 이탈리안스럽다고 자신하는 미국인들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아주 큰 규모의 워드로브에는 탠 색상의 구두를 위한 역할이 준비돼 있을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남성들은 탠 색상 구두 구매를 정당화할 만큼 큰 워드로브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어두운 색상의 소모사 수트 아래서 탠 구두는 등대처럼 빛을 발하기 마련이고,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아래쪽으로 유도함으로써 착장의 중심(이 돼야 하는 곳)의 연출을 망쳐놓고 만다. 탠 색상의 범주에 속하는 색깔들 중 특정 명도의 경우는 네이비 재킷에 그레이 팬츠 조합에도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밝은 색상의 착장을 위해서만 탠 색상의 활용을 제한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아래로는 탠 색상 구두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예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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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색상의 수트: 위의 사진에서 우리는 베를린의 니엘과 유키오 아카미네가 탠 색상 구두를 도브 그레이와 탠(황갈색)과 같은 밝은 색상의 수트와 함께 착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전체 착장의 색상이 밝기에 구두 역시 튀어 보이지 않는다. 언급돼야 할 것은 오늘의 남성들이 밝은 색의 수트를 입을 기회가 몇 번 없다고 느낀다는 사실이다. 수트는 포멀한 혹은 음울한 행사에만 입는 옷으로 전락했고, 반면 밝은 색 수트는 비교적 캐주얼한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밝은 색상의 스포츠 코트: 같은 기교를 밝은 색의 스포츠 코트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바지 색이 밝은 것인가 또는 어두운 것인가의 여부와 무관하다. 밝은 색의 재킷은 시선이 아래쪽으로 향하는 일을 막아주는 것이다(같은 원리로 신발이 너무 튀는 것을 막아준다). 베이지 스포츠 코트, 미드-그레이 바지와 탠 로퍼를 매치한 마크 초의 옷차림을 살펴보자. 노 맨 웍스 얼론(No Man Walks Alone)의 그렉 레루쉬는 탠 색상 몽크 스트랩 구두에 그레이 체크 스포츠 코트와 오프-화이트 색상 바지를 매치했다. 유키오 아카미네는 노란색 스포츠 코트와 베이지 바지에 탠 구두를 신고 있다.
밝은(탠 구두의 그것과 가까운 명도의) 색의 아이템: 위에서 소개한 재킷의 대부분은 모두 예외적으로 밝은 색의 재킷에 속한다. 하지만 이보다 조금 더 어두운 색상의 재킷을 입고서도 탠 색상 구두를 활용할 수 있다. 위의 사진 중에서 우리는 마크가 탠 색상 구두를 블루 스포츠 코트와 함께 입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밝은 흰 색상의 데님 바지가 신발과 재킷 사이의 조화를 돕고 있는 것이다. 정석적인 네이비 재킷이나 그레이 소모사 바지였다면 탠 구두와 어울리지 않았을 테다. 위 사진의 전체 구성을 네이비 재킷, 카키 치노, 브라운 구두 조합의 밝은 버전으로 생각하자. 착용한 아이템 모두의 명도를 한두 눈금씩만 밝게 조절한다면, 전체 착장이 탠 색상의 구두와 좋은 조화를 보여주는 여름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캐주얼웨어: 다시금 강조하지만 이 가이드는 주로 클래식 남성복 스타일에 관한, 정확히 말해 테일러 된 재킷이 포함된 착장들만을 고려한 것이다. 캐주얼웨어까지 여기에서 다루려는 시도는 무리한 것일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남성복의 범주 안에서도 탠 색상의 구두가 캐주얼한 조합과도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은 언급할 가치가 있다. 탠 색상의 부츠, 또는 더비는 왁스 코튼 바버 재킷, 또는 Private White VC와 같은 브랜드에서 찾을 수 있는 아우터웨어들과 매치될 수 있다. 비교적 더 부드럽고 덜 진한 명도의 탠 구두는 폭넓게 활용될 수 있고, 특히 여름에 그 진가를 발휘한다.
탠 색상 구두를 구매하는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그들의 워드로브에 다양성을 더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선택에 도달한다. 그러나 탠 구두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착장은 이미 다양성을 갖춘 워드로브가 준비돼 있을 경우에만 연출이 가능한 것이다. 밝은 색상의 수트와 스포츠 코트, 또는 적당한 캐주얼웨어가 이미 구비돼 있는지를 자문해보라. 그렇지 않다면 미드, 또는 다크 브라운 구두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리는 색상들이다.
색상의 온도에 주의하라
이제까지 설명한 내용의 기본적 착상은 전체 옷차림보다 지나치게 눈에 띄는 신발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탠 색상은 가장 까다로운 색상에 속한다.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 등 특이한 색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반면 안전한 색상인 미드-브라운과 다크-브라운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색상이 전체 옷차림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선 명암, 색조, 채도 등등 여러 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 가장 어렵고, 동시에 가장 잘 드러나지 않는 요소가 바로 온도다. 이것은 색깔의 색조와 undertone과 관계된 요소다. 따뜻한 색상에는 붉은 기운의 색조가 감돌고, 차가운 색상은 푸른색 또는 녹색 빛을 띠고 있다.
위의 첫 번째 사진에서 우리는 미드-브라운 스웨이드 에드워드 그린 부츠를 볼 수 있다. 이런 신발은 온도에 있어서 비교적 중립적인 경우에 속하고, 따라서 활용하기에 가장 쉬운 신발에 해당한다. 반면 그 아래 두 사진 속 처카 부츠의 경우, 왼쪽의 처카 부츠에 감도는 붉은색은 부츠의 색상을 더 따뜻해 보이도록 만들고, 반대쪽 처카 부츠의 얼스톤 녹색은 이 부츠가 비교적 더 차가운 색상의 부츠임을 보여준다. 후자의 부츠가 남성 워드로브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마련인 차가운 색상- 어스톤의 브라운, 스톤 그레이, 네이비블루 등- 과 더 잘 어울리는 부츠인 것이다. 이와 같은 상성 관계는 이 인스타그램 비디오 속 마크 초의 모습에서도 확인된다. 해당 영상 속 마크 초는 토피 색상 스웨이드 몽크 스트랩 구두를 나이젤 카본의 푸른 청바지와 리베라노의 아이보리 리넨 스포츠 코트와 함께 활용하고 있다. 만약 구두의 색상에 붉은빛이 감돌았다면, 이 조합은 성공적이지 못했을 것이다. 반면 어스톤 토피 칼라는 전체 착장과 매우 잘 어울린다.
이와 같은 구분은 두 번째 그룹의 사진에서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두 쌍의 에드워드 그린 첼시 부츠는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왼쪽 부츠의 경우 표면의 다크 브라운 아래에 미세한 붉은색이 발견된다(에드워드 그린의 밍크 스웨이드 색상이다), 반면 오른쪽의 부츠는 차가운 색상 쪽에 속하고, 따라서 활용하기 더 쉬운 색상을 의미한다(에드워드 그린의 모카 스웨이드 색상이다). 물론 모든 것이 온도에 관련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사회적 관습이나 아이템이 전하는 메시지에 의해서 구두의 색상이 주는 효과가 결정된다. 버건디 구두의 깊은 붉은 언더톤은 네이비 수트와 함께 신었을 때 매우 멋져 보이는데, 그것은 둘의 조합을 인준하는 사회적 관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화이트 벅스의 경우 색의 온도는 중립에 속하지만, 눈에 띄는 색상임에도 불구하고 프레피 착장에 훌륭하게 어울리는데, 그것은 화이트 벅스가 내포하는 전통 때문이다.
이처럼 예외의 경우도 물론 존재하지만, 다음 구두 쇼핑에선 구두 색상의 온도를 고려하고, 그 색상이 워드로브의 옷들과 잘 어울리는 것인가를 고려하기를 추천한다.
옥스퍼드는 수트를 위한 것이다
몇 년 전, 나를 인터뷰하고자 하는 이가 있었다. 그는 내게 스타일에 있어서 따르고 있는 규율이 있는지를 내게 물었다. 난 그것을 생각해 내기 위해서 애를 써야만 했다(쉽지 않았다).
옷에 관한 대부분의 규율은 옷차림이 미학과 개성뿐만 아니라 사상과 에티켓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던 시대에 확립된 것들이다. 이것이 우리가 여전히 ‘도시에서 갈색을 입어서는 안 된다(No Brown in Town)’, 또는 ‘노동절 이후로 흰색을 입어서는 안 된다’와 같은 룰들을 접하게 되는 이유다. 아직도 이런 규율들을 따르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이런 룰을 알지도 못한다. 원한다면 아무 때건 흰색을 입으라. 그 누구도 기분 나빠하지 않을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키는 한 가지 룰이 있다면 그것은 옥스퍼드 구두는 수트와 함께 신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듯이 옥스퍼드는 닫힌 레이스 구조를 통해 다른 종류의 구두와 구분된다. 옥스퍼드 구두는 페이싱(구두끈의 구멍인 아이렛 탭)이 뱀프(vamp/앞날개) 아래로 재봉되는 구두를 가리킨다. 반면 더비는 오픈 레이싱 시스템의 구두다. 이는 더비 구두의 아이렛 탭(eyelet tab/끈구멍테)이 뱀프 위에 자리함을 의미한다. 오늘날 두 종류의 구두는 모두 “드레스 슈즈”라고 불리고, 이 단어는 포멀한 구두의 기술적 명칭에 속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옥스퍼드 구두는 더비보다 더 포멀한 구두에 속했다. 20세기 초, 옥스퍼드는 점차적으로 “high shoes”와 부츠를 대체하게 됐고(몇몇 하이 슈즈는 버튼으로 잠그는 모델이었다), 그전까지 포멀 드레스 슈즈는 발모랄 부츠 또는 버튼 부츠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이들이 우리가 오늘 옥스퍼드라 부르는 형태로 변모하게 된 것이었다. 세계 1차 대전 이전까지 이러한 옥스퍼드는 “로우 슈즈”라고 불렸다. 이는 더 보편적인 것으로 인식되던 부츠와 이들을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부츠를 신은 채로 결혼식을 올리는 아래 사진의 남자를 보라.
우리는 여기서 옥스퍼드와 그 전신인 부츠들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시 포멀 구두는 매우 깔끔하고 매끈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었고, 종종 그 어떤 선이나 장식도 없는 깔끔한 라인을 보여주었다. 옥스퍼드 (또는 “로우 슈즈”)는 이러한 전통을 이어갔고, 이것이 바로 옥스퍼드가 남성들이 런던에서 입는 포멀한 비즈니스 수트에(그 전에는 프록코트와 함께) 어울리는 짝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더비 구두 역시 수트와 함께 착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더비를 비교적 캐주얼한 수트- 탠 색상의 양모 가버딘 수트, 화려한 패턴 수트, 또는 주로 시골에서 입는 수트 - 와 함께 활용했다. 더비는 스포츠용 의복과 함께 신는 신발이기도 했는데, 그것은 스포츠 코트와 같은 차림을 의미했다. 네이비 무지 소모사 쓰리 피스 수트를 입은 남자라면 일반적으로 심플한 검은 플레인 토 옥스퍼드를 신고 있을 것이지만, 묵직한 헤링본 트위드 수트 또는 스포츠 코트 차림의 남성이라면 브라운 스웨이드 더비를 신고 있을 확률이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관습을 숙지하고 있는 이는 오늘날 매우 드물다. 하지만 그것을 모를 지라도 사람들은 관습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구두 쇼핑 시에 많은 남성들은 옥스퍼드에 매료되는데 그것은 옥스퍼드가 더 매끈하고, 따라서 더 수려하기 때문이다. 많은 남성들이 ‘차려입는 것’을 옷을 ‘잘 입는 일’과 혼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스퍼드는 수트에만 어울리는 구두다. 게다가 대부분의 남성은 - 옷에 미쳐있는 남자들의 경우에도 - 한 켤레 이상의 옥스퍼드 구매를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수트를 자주 입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주로 청바지, 치노, 스포츠 코트, 단품 바지 차림으로 생활한다. 이러한 옷차림은 더 캐주얼한 신발을 필요로 한다.
반면 이것은 수트에 옥스퍼드 구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아니다. 도시용 수트를 첼시 부츠, 태슬 로퍼, 놀웨지안 스플릿 토와 같은 비교적 캐주얼한 구두와 함께 착용하는 시도 역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지 옥스퍼드가 수트에게만 어울리는 구두라는 것이다. 전체 옷차림에 있어서 구두와 바지의 포멀함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착장의 어지러움은 더 심해진다. 어쩌면 가장 끔찍한 광경은 고급 옥스퍼드 구두를 청바지와 매칭 한 모습일 것이다.
물론 몇몇 남성들은 옥스퍼드를 스포츠 코트와 멋지게 입어내기도 한다. 그것은 어쩌면 그들의 옥스퍼드가 미세하게 더 캐주얼한 모양새- 브라운 스웨이드 세미 브로그처럼-를 하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아니면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의 테일러링이 굉장한 수준의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브루스 보이어는 종종 그의 스웨이드 펀치-캡 옥스퍼드를 스포츠 코트와 함께 신고, 그는 내가 아는 가장 옷을 잘 입는 남자들 중 하나다. 하지만 일반 남성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룰을 따르는 것이 더 멋져 보이기 쉬운 방법일 테다. 남성 복식 필수품의 리스트를 하나씩 채워가는 식으로 구두를 사는 것보단 – 블랙 옥스퍼드, 브라운 로퍼, 브라운 더비, 등등 -, 어떤 구두가 당신의 라이프 스타일, 워드로브, 상황에 맞는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 것을 권한다. 만약 일 년에 한두 번밖에 수트를 입지 않는다면, 브라운 더비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만약 스포츠 코트를 입는 일이 잦다면, 브라운 더비를 일상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옥스퍼드는 수트와 함께 신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