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Nicholas Antongiavanni/Michael Anton
The Suit (by Nicholas Antongiavanni/Michael Anton)에서 발췌.
남자는 옷차림을 갖출 때 자신의 옷이 어느 정도로 포멀한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댄디한지를 인지해야 한다. 그것을 이해하게 될 때, 그는 복식에 대한 그의 의무를 다하게 될 테고, 드디어 우아하고 세련되게 옷을 입는 법을 깨우치게 될 테다.
복장이 댄디화(dandification)되는 현상은 그것이 강한 인상을 주는 동시에 옷차림의 품격이 ‘희소성’과 혼합될 때 나타난다. 이러한 착장은 예외적이지만, 복식의 전통적 룰을 따르고 있거나 그것과 매우 세밀한 방식으로 어긋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절대 코스튬을 입었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 그는 아스콧과 각반(Spats)을 입는 남자가 아니다. 그는 베스트와 행커치프를 선택하는 남성이다. 그렇다고 해도 댄디한 옷을 입는 일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 그가 굉장히 저명한 인물인 나머지 어떠한 기발함, 혹은 특정한 종류의 과도함을 모두가 그에게서 기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포멀함은 격식 있는 차림을 가리킨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것은 확립된 예의범절을 따르는 동시에 어떠한 엄숙함을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예절이 매우 중요하거나 심각한 자리에 관련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만약 특정한 옷이 포멀한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면 그것을 입고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일을 상상해 보라. 국가 원수, 실업계의 거물, 그 외 대중의 인정을 탐하는 사람들은 항상 포멀한 복장을 갖추고 있기 마련이다. 포멀한 옷을 입는 데에는 그 어떠한 위험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것을 입고, 바닷가, 유원지, 혹은 그와 비슷한 장소에 가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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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디함과 포멀함은 (특히 후자의 경우) 하나의 연속체로 인식돼야 한다. 우리는 많은 경우 어떤 옷이 다른 옷보다 더 포멀하거나 댄디스럽다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으나 (예를 들어 우리는 트위드 재킷이 우스티드 수트보다 덜 포멀하고, 흰색 수트가 그레이 수트보다 더 댄디스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둘 사이의 간격이 좁아질수록 이러한 판단은 어려워진다. 투-피스 더블브레스트 수트는 더블브레스트 베스트에 피크 라펠로 구성된 싱글브레스트 쓰리-피스 수트보다 더 포멀한가 아니면 덜 포멀한가? 다크 브라운 수트는 라이트 그레이 색상보다 더 댄디스러운 것인가 아니면 덜 댄디스러운 것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어두운 색과 매끈한 질감과 같은 옷의 특징이 그것의 포멀함을 의미하며, 그 반대가 댄디함을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옷은 일정한 포멀함의 범위 내에서 제한 없이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적갈색 스웨이드 몽크 스트랩은 가장 캐주얼한 트위드 재킷에서부터, 가장 포멀한 우스티드 수트까지, 그 사이에 자리하는 모든 옷과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다만 그 '범위'를 넘어서는 일은 허락되지 않는다. 몽크 스트랩은 스트리트웨어와 함께 신기에는 너무 포멀하고, 블랙 타이 착장에 신기에는 지나치게 캐주얼하다.
그러나 서로 다른 옷들이 포멀함의 스펙트럼에 있어서 교집합을 만드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예를 들어 블루 버튼 다운 셔츠와 앤틱 스트라이프 스프레드 칼라 셔츠는 같은 수트에 매칭 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무리 없이 어울릴 수 있다. 다만 버튼 다운 셔츠가 비교적 조금 더 캐주얼한 옷에도 어울리는 반면, 스프레드 칼라 셔츠는 버튼 다운 셔츠보다 조금 더 포멀한 옷들과 매칭 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복식의 규칙에 있어서, 포멀함의 척도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옷들을 함께 매칭 하는 일은 알맞지 않은 선택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시도는 댄디스러운 차림을 의미한다. 스웨이드 로퍼와 니트 타이를 미드나이트 블루 색상의 비즈니스 수트와 조화시키는 것은 보드 미팅에서는 안 될 일이지만, Via Veneto의 카페에서는 멋져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포멀함의 척도에 있어서 서로 같거나 비슷한 옷들을 매칭 하는 일은 언제나 안전한 선택이다. 그러나 댄디스러운 옷에 있어서 그 효과는 반대다(댄디한 아이템 여럿을 함께 매칭 시키는 일은 되려 위험하다). 댄디한 아이템들은 언제나 최소한으로만 활용돼야 한다. 깃털을 너무 많이 꽂으면 공작새가 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독특한 옷의 효과는 점잖은 배경 위에서 가장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보편적 논리를 제공하는 시도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자.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예시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브닝 웨어/디너 웨어를 제외한다면, 남성이 입을 수 있는 옷 중에 가장 포멀한 차림은 –톰 울프가 복식의 갑옷이라고 불렀던 – 네이비 수트, 화이트 셔츠, 어두운 색 타이, 검은색 구두이다. 이들 중 댄디스러운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솔리드 수트 역시 포멀한 쪽에 속한다. 솔리드 색상, 특히 어두운 솔리드 색상은 보통 포멀함을 의미한다. - 반면 셔츠와 행커치프의 경우는 예외다. 그들의 경우 흰색이 가장 포멀한 쪽에 속한다. 셔츠와 행커치프는 피부와 맞닿아 있는 곳에 위치하기에, 더럼을 탈 가능성이 더 높고, 그렇기에 세탁이 쉽고 싸기 이전의 시절, 흰색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반대로 흰색 수트와 흰색 슈즈는 전혀 포멀하지 않으며, 극단적으로 댄디스러운 옷으로 규정된다 – 스웨이드 구두, 파나마 모자, 탭 칼라 셔츠 역시 같은 경우다. 이외 다른 모든 경우에서 색상의 사용은 –그것의 억제보다- 댄디스러운 것, 포멀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된다. - 이미 언급한 것처럼 다크 블루 수트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패턴이 가미된 옷 역시 솔리드 옷보다 더 댄디스러운, 덜 포멀한 쪽에 속한다.
매끈한 원단이 아닌, 질감이 강조되는 옷 역시 더 댄디스러운, 덜 포멀한 쪽에 속한다. 이것은 질감(texture)이 오랜 세월 동안 시골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남성들은 도시에서보다 덜 점잖고, 더 독특한 옷을 즐겨 입어왔다. 이것이 솔리드 니트 타이가 같은 색상의 솔리드 새틴 타이보다 덜 포멀하고 더 댄디스러운 이유이다. 스웨이드가 카프 구두보다, 색스니 양모 혹은 가버딘 또는 체비엇 수트가 솔리드 우스티드 수트보다 덜 포멀하고 더 댄디한 이유도 이와 같다. 코튼과 리넨 수트 역시 눈에 띄게 주름이 지는 원단이기에, 여름용 우스티드 수트감(Tropical Worsted)보다 더 댄디하고 덜 포멀하다.
포멀하지도 않고, 댄디스럽지도 않은 옷들이 존재하듯이 – 싱글 브레스트 블레이저 – 버튼 다운 셔츠, 페니 로퍼(보편적인 것은 댄디한 것일 수 없기에) - 포멀하면서도 댄디스러운 옷들도 존재한다. 더블브레스트 재킷이 바로 그중 하나다. 더블브레스트 재킷이 윈저 공작, 딘 애치슨, 프레드 아스테어와 같은 가장 우아한 남성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다.
하지만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가장 훌륭하게 입어낸 남성은 바로 더글라스 페어뱅스 주니어다. 그의 말년에 우리는 종종 아메리칸 무비 클래식 채널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전성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언제나 비스포크 더블브레스트 수트 차림으로 멋지게 차려입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몇몇 수트는 3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여전히 세련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오늘날에도 놀랍도록 멋지게 제작된 더블브레스트 수트와 그에 걸맞은 스프레드 칼라 셔츠와 그레나딘 타이를 갖춘 그의 모습을 여러 영화를 통해 접할 수 있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당신은 워드로브에 적어도 한 벌의 더블브레스트 수트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테다. 아주 포멀하거나, 특별한 일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위해서 말이다.
몇몇 아이템들의 경우 그 자체로는 댄디한 것이 아니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에 의해서 댄디스러운 것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프레드 아스테어는 브룩스 브라더스 버튼 다운 셔츠의 ‘무심한 듯’한 부드러움을 사랑했다. 그는 전혀 댄디스럽지 않은 이 셔츠가 쓰리 피스 수트와 매칭 되었을 때 굉장히 댄디한 아이템으로 변신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그는 브라운 색상의 구두를 선호했다. 검은색과 비교했을 때 브라운 구두의 색상이 더 깊이 있고 풍부하기 때문이었다- 다른 브라운 아이템을 하나도 입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또한 그는 무지/솔리드 타이를 애용했는데, 이것은 그 자체로는 진중한 아이템이었지만, 그는 이러한 솔리드 타이를 화려한 패턴의 셔츠와 화려한 패턴의 재킷 사이의 균형을 맞추거나 조화를 돕는 일에 활용했다. 그의 이런 시도들은 가끔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예를 들어 6 on 1 (더블브레스트 재킷의 6개의 버튼 중 가장 아랫 줄의 버튼 하나만을 잠글 수 있게 만들어진 구성) 더블브레스트 재킷에 버튼 다운 셔츠를 매칭 하는 것과 같은 착장이 그러한 시도의 예시였다. 그러나 그는 모카신과 쓰리 피스 수트를 조합시키거나, 안티크 스트라이프- 콘트라스트 칼라 셔츠(칼라와 몸통의 색이 다른)와 블레이저-카키 팬츠를 조합하는 식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남성은 아니었다.
이미 언급했듯이 그는 조심성 없이 옷들을 뒤섞는 것이 아닌, 아주 미세한 불균형을 연출함으로써 시대 최고의 댄디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고, 매우 과감하고 획기적인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그 자리에 머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부드러운 버튼 다운 셔츠 칼라의 ‘롤’과 더블브레스트 수트 라펠의 날카로움을 대조시키는 일을 훌륭한 시도라 규정할 수는 없다. 이러한 시도는 한 남성을 ‘유명’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그에게 ‘명예’를 부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아스테어의 훌륭함이 스스로를 위한 착장을 고안하여 전 세계를 위한 스타일을 제조해내는 데서 기원하는 것이라면, 그가 다른 우아한 남성들보다 훌륭하지 못한 인물로서 평가받을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립된 룰을 경솔하게 어기고, 이러한 ‘위반’을 자랑스럽게 과시했던 그는 가장 까다로운/세심한 남성 중 하나에 포함될 수는 없는 남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