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동(靜中動)

by Khan의 일하는 방법

내가 움직이고 있을 때는 주위의 모든 것들이 같이 움직인다.


벤치에 앉아 잠시 명상을 하며 경치를 둘러보면 비로소 멈춰있는 것들이 보인다.


멈춰있는 것을 보다 보면, 움직이는 것들이 더 뚜렷하게 느껴진다.


눈 앞에 있는 건물들은 고요하다.


건물 위에 커다란 환풍기는 빙글빙글 돌아간다.


움직임이 없는 수면이라 느껴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세한 물결이 치고있다.


저 멀리 산책하는 사람들이 점처럼 시야에서 움직인다.


움직이지 않는 큰 건물 안에는 움직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걸어다니는 사람 안에는 큰 움직임이 없는 장기들이 붙어 있다.


그 장기 안에는 활발히 움직이는 세포들이 있을 것이다.


움직임과 정지된 것은 명확히 구분할 수가 없다.


움직임 속에 정지된 것이 있고, 움직이지 않는 것은 움직임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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