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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케이크 Jul 21. 2020

스밥 159회 | 밀레니얼의 스타트업 이야기

스타트업 밀레니얼 세대는 무슨 생각을 할까? 


다시 돌아온 2020 스밥 


안녕하세요.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의 5기 에디터 Moony입니다. 올 한 해 상반기는 모두에게 힘든 봄이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었던 일들도, 만들어 놓았던 계획도 모두 밀리고 멈춰버렸죠.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잠시 멈춰도 스타트업 정신은 멈추지 않았기에, 스밥의 오프라인 모임을 조심스레 7월부터 재개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한국의 반짝이는 창업가와 스타트업 종사자를 만나 뵐 생각에 마음이 설렜답니다.


특히 2020년 스밥은 조금 더 특별해졌는데요. 기존에는 없었던 '스밥 번개'모임이 생겼어요! 원래는 격려받고 싶은 밥 손님(게스트), 그리고 응원해주시는 선배 창업가(호스트)를 연결하는 모임만 있었지만 이번 7월부터는

비슷한 직군 혹은 업계 종사자들이 함께 모여 따듯한 식사를 나누는 모임도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7월 스밥 번개# 밀레니얼의 스타트업 이야기 


첫 스밥 번개의 주제는 바로바로, 밀레니얼이에요! 최근 '90년대생이 온다'라는 책이 열풍을 타면서 80년대 초반 ~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는데요. 기존 세대와 다른 방식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의 이야기가 스밥은 너무너무 궁금했어요. 96년생 밀레니얼이자 스밥의 에디터인 저 Moony가 모더레이터로 모임을 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친구를 만들고 싶었어요)


2020년 7월 14일, 시원한 여름 저녁 루프탑이 있는 이태원에서 스타트업 밀레니얼 종사자 6분과 그리고 에디터 Moony가 함께 모여 스타트업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 봤어요. 우리는 어쩌다(?) 스타트업에 흘러 들어오게 됐는지, 주니어로써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일을 하며 겪는 어려움은 어떻게 헤쳐 나가고 있는지.... 공감대가 많아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많았던 우리의 모임, 오늘 전해드릴게요. 


밀레니얼의 핫플레이스(!)

스밥 모임이 진행되는 매주 화요일, 오늘은 루프탑이 있는 이태원 레스토랑에서 모였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COVID-19 확산 방지를 위해 QR 체크인 입장 후 안전한 야외에서 모임을 진행했답니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음악과 이국적인 조명이 마치 발리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장소인데요. 시원한 여름밤 분위기가 물씬한 이 곳, 오늘 모임의 분위기를 한껏 더 들뜨게 만들어주네요.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유림: 저는 지금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어요. 예전에도 열정에 기름붓기, 리디북스 등 계속 콘텐츠 업계에 있었어요! 스밥 4기 에디터이기도 합니다. 능력자들 틈에서 주니어로 어떻게 성장해가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참여했어요.


민석: 국내 1위 그림 렌탈 서비스인 '오픈갤러리'에서 Product Manager로 근무 중이에요. 내부 시스템 기획과 프로덕트 매니징을 맡고 있어요. 대학교를 다니면서 창업을 한 번 했었다가 지금은 다른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었네요. 오늘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식견을 얻고 싶어서 오게 되었어요.


승진: 저는 물류 플랫폼 회사 'GOGOX'에서 사업 개발과 법인 영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본사는 홍콩에 있지만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답니다. 내 또래는 어떤 경위로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점이 힘들게 느껴지는 알고 싶어서 참석했어요. (이렇게 일찍 퇴근해본 것도 오랜만이네요..)


지영: 저는 지금 에너지 IT 스타트업 '에너닷'에서 기획자로 근무하고 있어요. 이쪽 분야가 다른 분에게는 낯설 수도 있는데, 저희 회사는 에너지 데이터의 수집과 투명화를 통해 발전소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객관적 가치 평가를 돕는 등 '에너지 데이터'를 활용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요. 초기 스타트업 특성상, 개인의 목표 설정과 성장에 어려움을 느끼는 다른 밀레니얼은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지 궁금해서 오게 되었어요. 


혜진: 공유 주방 플랫폼 '위쿡'에서 일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이 엄청 '핫'해지기 전에 어쩌다 보니 일하게 되었어요. 스타트업에 일한 지는 약 4년 차예요. 밀레니얼 스타트업 종사자를 만나 뵙고 싶어서 참석했습니다. 


은비: 저는 빈티지나 세컨핸드(중고품)를 큐레이션 후 판매하는 'Collectiv.'를 운영하고 있어요. 아직은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공식 런칭은 8월 예정이에요. 아직 극극극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랍니다. 다양한 스타트업 밀레니얼 세대를 만나고 싶어서 참석했어요! 


주문한 음식이 차례대로 나오면서 분위기가 점점 더 밝아졌어요 :D


아니, 어쩌다 스타트업을 선택하신 거예요?

스물다섯은 '제2의 고3'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20대 중후반은 취준과 공부 그 사이 갈림길에 서있는 나이인데요. 대기업 공채도, 공시도 아닌 이 다사다난한 스타트업을 선택하게 된 우리들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때로는 우연히, 때로는 도전을 위해 스타트업을 선택한 밀레니얼의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지영: 저는 원래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었는데, 퇴사 후 신한 퓨쳐스에서 주관하는 스타트업 박람회에 갔다가 우연히 함께하게 되었어요. 신한에서 엑셀러레이팅 한 스타트업들이 모이는 자리였죠. 원래 환경과 법을 함께 전공했어서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요.


승진: 기존에도 벤처에서 인사팀 일을 했었어요. 주어진 일을 하는 것보다, 말단부터 시작해야 하는 '실행'의 단계를 한 번 거쳐보니 재미에서 헤어 나오기가 어렵더라고요. 또 개인적으로 모험적이고 신중한 제 성격이 스타트업과도 잘 맞는 것 같아요. 경험이 부족한 영역에서 섣부른 실행을 하다가 실패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저는 그게 '즐겁다'라고 느껴져요.


민석: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 앞 식당에 대한 리뷰가 불균형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직접 리뷰어를 교육해 고품질 리뷰어를 양성하는 플랫폼으로 처음 창업을 시작했죠. 그 이후에는 방향을 바꿔 '소상공인 매장을 위한 그로스 해킹 솔루션'을 개발하는 피보팅 했죠. 처음에는 제가 하는 게 스타트업인지도 몰랐어요. 눈 앞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던 건데, 그게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으로 이어졌죠. 


한국인가, 외국인가 헷갈리는 오늘의 핫한 스밥 모임 장소 


              

밀레니얼이 말하는 스타트업의 장점


기존의 방식과 틀렸다고 혼나지 않고 오히려 도전이 장려되는 분위기

'시도하는 것' 그 자체를 즐기는 팀원들의 모습

체계가 없으니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스템

인생의 진리, High-Risk는 곧 High return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


밀레니얼이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장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기존의 업무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문제 해결 중심으로 빠른 판단과 실행이 이루어지는 스타트업의 체계를 공통적인 장점으로 말씀해주셨어요. 또한 복지나 임금이 다른 곳보다는 적을지라도, 나의 의견과 기획이 실제로 반영된다는 점이 동기부여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셨어요.


"난 스타트업을 선택하지 않았다. 스타트업이 날 선택했지"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점차 사라지며 기존 채용 시스템에서도 블라인드제 도입, 공채에서 상시 채용 변경 등으로 이제는 안정성보다는 변화를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 회사를 다니면서도 부업을 겸하는 사이드 허슬이 기본이라고 하는데요. 불안정한 변화 속에서 "이왕 힘들 거, 좋아하는 거 하면서 힘들자!"라는 마인드셋도 우리를 스타트업으로 이끈 것 같네요.



밀레니얼로서 겪는 고충은?

모두가 힘들겠지만, 밀레니얼이라서 더욱 서러웠던 경험. 한 번쯤 있잖아요.



① '나이' 혹은 '신분'으로 무시당한 경험


- "같은 업계 종사자인데 제가 나이가 어리거나 혹은 학생 신분을 겸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낮게 보시더라고요.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니라 뭔가 가르쳐야 할 멘티로 보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그때 빨리 졸업을 해야겠구나, 마음을 먹게 되었죠."


② 또래 친구들과 형성되지 않는 공감대


- "친구들은 대부분 기업 공채나 언론고시를 준비해요. 대학원에 가는 친구도 많고요. 친구들을 만나면 주로 연예인 이야기를 하는데, 스타트업 특성상 업무가 많다 보니 다른 취미를 할 시간이 부족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또래 스타트업계 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그것도 쉽지는 않네요."


-"저에게는 회사가 '직업'이 아니라 '업'이거든요. 사실 워라밸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일이 그냥 곧 저고, 제 삶이 일인 셈이니까요. 저는 혼자 있을 때도 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친구들과 만나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저만 진지충이 되어버리죠."


③ 잘하고 있는 걸까? 사수 없이 혼자 성장하기 


-"인사 평가 시스템이 부족하다 보니, 잘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요. 스타트업에서 주니어로 시작해 혼자 성장하다가 막상 다른 업계에 갔을 때 부족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닌 건가 싶기도 하고요. 적절한 피드백이 없으니 나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어려워요."


에디터 Moony가 직접 공수한 이집트 콘텐츠 스타트업의 질문카드(!)


당신의 현재 인생의 단계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진솔한 이야기가 오고 가게 되었는데요. 미리 준비해 온 질문 카드를 통해 새로운 토픽으로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내가 '나'로서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오늘 하루 나를 더 사랑하는 방법은?" 등 여러 질문이 오고 갔는데요. 그중에서도 "당신의 현재 인생의 단계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에 대한 민석 님의 답변을 함께 나눠볼게요. 


민석: 저는 '해방감'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첫 창업을 하면서 총 14번의 피봇을 경험했어요. 즐거움으로 시작했던 사업이 어느새 시장의 fit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시장에 맞는 옷을 만들기 위해 제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어요. 800일 넘게 도전했던 창업을 잠시 멈추고 이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다시 찾아가며 요즘은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답니다. 


스밥 첫 번개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스밥 밀레니얼 모임에서는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요. 스타트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 업계 현황까지 다양한 토픽이 오고 갔어요. 못다 한 이야기가 잔뜩 남았지만, 내일 모두 출근해야 하는 회사원이기에 (....) 10시가 되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무리를 했어요! 처음 만난 사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에 단톡방을 통해 연락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모임이 끝난 이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2차 밀레니얼 모임은 없는지 참석하지 못한 분들로부터 종종 메시지를 받았는데요험난한 길을 걷는 밀레니얼은 역시 우리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길은 조금 더 일찍, 시작한 우리. 사는 건 달라도 고민은 모두 똑같나 봐요.


짧았던 모임이지만 오늘 따듯한 밥 한 끼를 통해, 돌아가는 길 마음이 따듯해지는 자리였기를 바라요. 못다 한 이야기는 다음에 또 만나서 하는 것으로 약속, 만나서 반가웠고 꽃길만 걸으시기를 스밥이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아듀! 우리 또 만나요 :^)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는 매주 화요일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듯한 밥 한 끼로 응원을 받고 싶은 밥 손님(게스트) 혹은 격려하고 싶은 인생선배(호스트)가 되고 싶으시다면, 스밥 페이스북을 확인해주세요! 

스밥 8월 번개 모집 역시 페이스북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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