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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부스(2) - UE17: 서울아트북페어2025

저라면 들러볼 부스들, 2층

by 물냉이

언리미티드 에디션 17 - 2025 서울아트북페어
�기간 | 2025년 11월 14일(금)~16일(일), 3일
⏰시간 | 14일(금) 오후 12~7시, 15~16일(토~일) 오전 10시~오후 6시
�장소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 1238)

*무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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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서 이어집니다.

원문: 인터뷰&레터 - 인터미션 #1 '해피 언리밋 특집!'


*

2층





[I-15] 라스츠카피(스튜디오 고민)

여러분은 세월을 어떻게 감각하시나요? 예전의 저는 시간의 길이로 바라봤던 것 같은데요, 요즘은 무게감으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10년만큼 오래됐다,가 아니라 10년만큼 무겁다, 생각하는 거죠. 10년간 한강의 빛과 물을 찍어온 표기식 사진가의 새 사진집이 스튜디오 고민의 출판 레이블 라스츠카피에서 발간됩니다. 『bit』이란 제목입니다. 비아이티, 혹은 빛이라고 읽으면 됩니다. 라스츠카피는 표기식 작가가 10년 넘게 찍은 2천 여매의 한강 사진에 그들만의 부드럽고 안온한 그물로 건져올린 컷들로 골라 아름다운 책을 만들었습니다. 저도 미약하게나마 참여했는데요, 작가와 출판사의 꽤 오랜 협업자이자 팬으로서 표기식 사진가를 인터뷰하고 글을 썼습니다. 인터뷰 글은 (아마도) 초판에만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참, 전솔지 사진가의 사진과 그래픽 아트를 결합한 실험적 zine 『TOSI RHYTHM』도 이번 북페어에서 첫 선을 보인다고 해요. 전솔지 작가가 배우 쿠츠나 시오리를 우정의 렌즈로 담은 사진집『umipodo』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진도 아주 궁금한 중입니다.



[I-34] 수신지(귤프레스)

아기다리고기다리던『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6권이 UE에서 발간됩니다. 지난 5권은 반장이자 늘 전교 1등을 독차지하는 아랑과 쿨하고 싶은데 1등도 하고 싶은 연두, 두 라이벌 사이의 아슬아슬하고 팽팽한 기류와 함께 끝이 났는데요, 그래서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지 초조하게 궁금했던 독자들 많으셨을 거예요. 친구들이 좋지만 가끔은 시무룩해지고 마는 은이는 두 친구 사이에서 또 어떤 시간을 겪고 있을지 마음 쓴 분도 많을 거고요. 이제 곧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도 사랑하는 이 만화를 비청소년 된 지 오래인 어른들까지 빠져들고 마는 건, 아직도 내 마음 속에서 그 시간을 살고 있는 그때의 우리가 들어 있기 때문이겠죠. 어떤 감정들은 정말이지, 영원히도 생생합니다. 그러니 이런 이야기를 곁에 둘 수밖에요. 한 가지 팁. 수신지 작가의 귤프레스 굿즈는 퀄리티가 좋기로 유명하답니다. 특히 티셔츠, 양말, 모자 등 의류 소재가 하나같이 훌륭해서 저도 참 잘 입고 쓰고 있어요. 굿즈는 갖고 싶은데 ‘예쁜 쓰레기’일까봐 걱정하실 필요가 전혀 없는 신뢰의 귤프레스!



[J-5] 6699프레스

디자이너는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은 직업인 것 같습니다. 다 할 수 있지만 다 할 순 없으니, 각자만의 전문 분야가 자연스레 생기는 것 같은데요, 6699프레스의 이재영 디자이너는 서책을 사랑하는 디자이너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종이와 책의 구조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도 이유겠지요. 6699프레스는 그 애정만큼이나 꾸준히, 10년이 넘게 책을 펴낸 출판사이기도 합니다. 이번 UE에서 선보이는 신간은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트디렉터 나가시마 리카코의 저서 『색과 형태가 되기 훨씬 전에』입니다. 색과 형태 이전의 것. 훨씬 전의 무언가. 그것이 과연 무엇일지 책 속 문장으로 가늠해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내가 엄마가 되자, 한순간에 색과 형태를 좇던 날들이 사라졌다. 임신으로 변한 몸, 육아와 일을 동시에 지탱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마주한 것은, 자본주의와 경쟁, 멈추지 않는 환경 파괴, 그리고 젠더 불평등이 얽힌 세상의 풍경이었다.”



[J-14] 딴짓의 세상 + frame/page

그러고보면 ‘딴짓의 세상’을 처음 알게 된 곳이 UE입니다. 몇 회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렇게 특이한 형태의 책을 만들다니? 하며 놀랐던 일은기억합니다. 작년 UE에선 <괴물>의 촬영지 스와에 다녀온 영화 여행기록 『사랑하는 영화가 데려다준 곳』(지난 8월 인터뷰&레터를 통해 소개했죠!), 2024년 블로그에 쓴 영화 글과 일에 대한 단상 묶음집 『일과 영화와 매일』를 딴짓의 세상 부스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올해는 오랜만에 출판 레이블인 프레임 퍼 페이지로 책이 나옵니다. 『녹색 광선』『구니스와 함께한 3주』『헵타메론: 열 번째 이야기』 를 잇는 네 번째 책으로, 한국계 배우이자 코미디언 랜들 박이 연출하고 배우 저스틴 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완벽하지 않아: 에이드리언 토미네 각본집』이에요.(짜잔!) UE를 통해 최초 공개되고요, 각본집과 연계된 두 권의 작고 얇은 책도 함께 소개됩니다. 이 영화의 한줄평으로 “우리 인생 최악의 순간들이 이토록 우아하게 표현된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까” (LA Times)을 읽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끝없는(그만둬…) 작업]과 [섬세한 결과물(계속해줘…)]이라는, 다시 말해 딴짓의 세상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기쁨에 대입할 수 있는 말 같기도 하군요!



[K-5] 플레인아카이브

플레인아카이브의 책들은 부스를 찾아가 실물로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각본집과 아트북 등을 직접 만져도 보고 넘겨도 보고 종이의 질감이나 제본의 디테일도 요리조리 뜯어보세요. 어떤 영화와 작가를 소개하는지, 어떤 디자이너, 어떤 일러스트레이터들과 어떻게 협업했는지 흥미로운 구석들이 복작복작합니다. 최근 발간되고 있는 작고 귀여운 에세이집도 들여다봐주세요. 캣북스(Cinema And Theater BOOKS) 시리즈의 『오래전, 오래된 극장에서』(김신형)『모든 소란을 무지개라고 바꿔 적는다』(차한비), 김성훈 기자의『빛의 설계자들』, 정재은 감독의『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등 영화를 좋아한다면 분명 좋아하실 에세이집들이 있답니다. (마침『모든 소란을 무지개라고 바꿔 적는다』의 생일이 11월 15일이고요!) 모두 제가 편집자로 참여한 책이라 하고 싶은 말이 주구장창이지만 이만 줄이고, 이번 플레인아카이브 부스의 신간은 『대도시의 사랑법 각본집』과 『장손 각본집』이라고 합니다. 각본과 함께 작품을 더욱 깊이 즐길 수 있는 구성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니, 관심있게 살펴봐주세요.



[M-4] 임시제본소(강민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좋아하는 일을 합니다”. 1인 출판사 임시제본소를 운영하는 강민선 작가가 책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10종이 넘는 에세이와 소설책은 유어마인드 등 독립서점에서 ‘29차 입고(『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 8차 입고(『비생산 소설』)’ 라는 놀라운 숫자와 함께 독자들께 사랑받고 있습니다. 저는 임시제본소를 정답없는 독립출판의 세계의 그럼에도 정석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해마다 UE에 맞춰 신작을 발표하는 강민선 작가의 올해 신간은 연작소설집 『언젠가 태양이 폭발한다면』입니다. 잔잔한 물결을 보면서도 깊은 수심을 가늠하시나요? 강민선 작가의 이야기들을 만나보세요.






이렇게 열세 개 부스를 소개했는데요, 궁금한 부스는 물론 훨씬 많지만
신작 정보를 알고 있거나 이전에 작업을 접해본 부스를 위주로 적어보았습니다.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쉽게 길을 잃는 곳이 북페어지만
(마치 우리네 인생처럼),저의 리스트가 방향을 잡는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어디를 목적으로 하든,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 볼까요?

튼튼하고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걸고
독립출판이라는 즐거운 대-혼란-속으로!


해피 언리밋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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