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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May 14. 2023

소리없는 배려

고속버스가 목적지를 벗어났을 때

서울경부터미널로 가는 고속버스 안!


맨 뒷자리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었다. 한참 서울에서 보기로 한 뮤지컬을 머리에 떠올리며 즐거운 상상에 빠져있을 찰나, 옆자리 승객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기사님한테 걸어가서 무어라 말하는 듯했다.


길을 물어보나? 살짝 호기심이 생겼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시선을 돌렸다


터미널로 향해야 하는 차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가는 것 같았고 버스는 뜬금?없이 휴게소에 섰다.


아까 그 승객이 빛의 속도로 차에서 내리더니 어딘가로 뛰어갔다


아마도 화장실이었을 것이다.

.

.

.

아아


그제야 뭔가 이해가 되었다.


몇 분 지나 다시 돌아온 아까 그 승객은 눈빛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

.

나도 괜찮다는 답의 눈인사를 건넸다.

.

.

기사님도 다른 승객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듯

소리없는 배려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었다


뭔가 뭉클했다.

.

.

나도 내가 급한 상황에 놓여있다면 얼마나 발을 동동 구르고 식은 땀이 났겠는가


차는 예정된 시간을 벗어나지도 않았고 두시간 소요라는 티켓에 표기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

.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몇 분을 내어줄 수 있는 시간 승객과 기사님의 2인3각을 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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