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리 Apr 28. 2024

눈에 뵈는 게 없던 하루

여행의 주제

예산 - 서산 - 태안 - 홍성 - 당진 - 대전


이번 여행의 테마는


눈에 뵈는 게 없는 여행이었다. 도수 없는 선글라스를 안경 없이 쓰고 보니 내게 보이는 건 사물의 실루엣이 다였다. 정확히 보이지 않는 풍경! 꽃은 꽃! 사람은 사람! 음식은 음식! 그게 전부였다.

 표정 시선 그 무엇도 정확히 보이지 않았으니

이렇게 자유함을 느낄 줄이야

심지어 행복했다.

눈에 뵈는 게 없는 세상은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거구나.

.

.

당일치기로 황제 대접받으며 내일의 마지막 병원 검사를 여행 친구가 위로해 주었다.


열흘 가까이 병원 핑계로 나 먹이고 마시고 병원까지 운전해 주는  도움의 손길들 덕에 감사한 일상을 보냈다.


남들에겐 그깟 건강검진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생존 연장, 갱신의 의미가 있는 검사다.

암 추적 검사!


이건 아는 사람만 아는 감정일 거다.

오늘의 여행은 이랬다.


1. 예산 기러기 고기 칼국수


난 기러기가 비둘기라고 생각하고 기겁했으나 뼈에 좋다며 보양으로 먹은


2. 서산 해미읍성

일행에게 햄이 읎서 드립 치다 얻어맞은


3. 서산 간월암

예배도 못 가고 절에 간ㅋㅋ 의도하진 않았지만 물이 아무 때나 열리지 않는 곳


4. 태안 튤립축제

만사천 원 입장료에 비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꽃은 예쁘다


5. 홍성 남당리

내일부터 마지막 검사 금식 들어간다고

비싼 회를 대접받음.

또오리? 식당 스끼가 너무 좋았음

매운탕 다 남겨서 아깝다


6. 당진 신리성지

지인의 추천으로 급 틀어서.

솔뫼까지 가려다 포기.

.

.


여행을 하며 확실해졌다.


즐거운 여행은


어디에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작가의 이전글 바라지 않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