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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펫크리에이터 모리 Nov 22. 2021

고양이의 시간

첫번째 걸음



[이 친구는 공원 이곳저곳을 다 살펴봐야 해요. 그래서 산책하는데 하루 종일 걸린답니다.]


할아버지는 검은 고양이를 따라 센트럴 파크를 아주 느린 걸음으로 걸었다. 눈앞의 모든 것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검은 고양이와 세찬 바람이 부는 가운데에 서서 그런 고양이를 한없이 기다려주던 할아버지.


둘은 마치 여행길 위에서 만난 여행객들처럼 가깝지만 또 멀리 걸었다. 그러다 누군가 휙 그들을 빠르게 지나쳐 달려갈 때면 이보다 더 가까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단단히 붙어 걷기도 했다.


가쁜 숨을 내쉬며 빠르게 공원을 달리는 뉴요커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공간은 고양이가 내딛던 느린 발자국에 맞는 리듬으로 흘러갔다. 나는 그런 그들의 시간이 좋았고, 그래서 한동안 그들의 뒤를 따라 걸었다.



Instagram @mori_park

Youtube : 펫크리에이터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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