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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펫크리에이터 모리 Apr 22. 2022

살고 싶다

스물두 번째 걸음

[개가 참 늠름하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뉴욕 살이 초반, 길을 나서 어딘가로 향하고 있을 때면 항상 누군가는 지나가면서, 

[옷이 참 예쁘네요!]라는 말을 던지고, 누군가는, [가방 참 마음에 드네요!]라는 말을 툭툭 던지며 지나갔다.


가볍게 땡큐 하고 지나가면 될 일이었지만, 이게 처음엔 그렇게 어색하더라.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뭐라 답해야 하지?



그렇게 어물쩡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지나가길 몇 번, 그러다 언젠가 한 번은 용기 내어 


[고마워요. 이 옷은 ZARA에서 산거예요.]라고 답을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고마워요! 나도 한번 가봐야겠네요. 좋은 하루 보내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에게 미소 띠고 다가가 그의 반려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 그렇게 시작된 대화에서 어느 순간 정신 차리고 보면 그 사람의 집에서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며 저녁 식사 또한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그러다 운이 좋으면 성공적인 비즈니스 또한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별거 아닌 낯선이 와의 짧은 대화에서 나는 어쩌면 이곳에서 계속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나의 필름 카메라에 관심을 갖던 길에서 처음 본 뉴욕대 교수님과 하루 종일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던 적도 있었더랬다. 당시 패션 포토그래퍼를 꿈꾸던 내게 패션쇼 뒤풀이에 참석하라는 감사한 초청도 했었지만, 당시 나는 아직 뉴욕 물이 들지 않은 소심한 겁쟁이였더랬지... (당시의 소심한 내게 한마디 전한다... 에그 이 바보야.)


산책하다 우연히 만난 아파트 도어맨과 한참을 서서 함께 수다 떠는 건 그저 일상.



Youtube : 펫크리에이터 모리

Instagram : @mori_park




글/사진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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