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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거림의 위대함

오늘도 나는 나의 불씨를 지켰다.

by 모리박

인간의 배터리가 다 된걸 번아웃이라 표현하는 건 참 잘 만든 용어인 것 같다.


같은 의미로 하얗게 불태웠다는 말도 그렇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매일 불태우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이 어디 있단 말인가?


'저 사람은 되게 대충 일하네.' '인생 정말 대충 산다..' 싶은 사람들도 각자 나름의 불을 지펴가며 살아간다.


오늘 좀 덜 열심히 살았다고 해서 작은 불씨조차 피우지 못하고 지나간 날이 아니라는 말이다.


살아 숨 쉬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연료가 필요한 일이다.


우리 모두는 매일 행여나 불어올지 모를 옅은 바람에 꺼질 작은 불씨라도 항시 지켜가며 살아가고 있는 위대한 존재다.


그러니 쇼피에 딱 붙은 엉덩이가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날에도 슬퍼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하찮은 뒹굴거림이 사실은 작은 불씨라도 지키기 위한 인간의 위대한 행위일 수 있으니.


Untitled_Artwork 45.jpg


오늘도 나의 불씨를 열심히 지키는 중.



https://www.instagram.com/mori_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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