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데미안 님의 북콘서트에서 ‘회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그 단어를 적용해보았다. 나는 그동안 무엇으로부터 회피해왔을까? 인생의 대부분을 불편함 대신 편안함을 추구하며, 안전지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결국 내가 회피했던 것은 ‘불편함’이었다.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전을 피했고,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했으며, 진짜 나 자신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늘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렇게 도망만 다니며 회피한 끝에, 지금의 내가 되었다. 자신감은 부족했고 매사에 부정적이었으며, ‘할 수 있다’보다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삶으로부터 도망친 나에게 남은 것은 공허함뿐이었다.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완벽함을 추구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계획이 없이는 그 어떤 일도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완벽한 계획 따위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회피를 합리화하기 위해 내가 만들어낸 하나의 변명이었다. 나는 완벽한 사람인 척하며 진짜 내 모습을 감추고,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누구에게나 피하고 싶은 것이 있다.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겠냐만은, 사람이라면 한두 가지쯤 꼭 피하고 싶은 일이 있다. 나에게도 그랬다. 꼭 피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심사위원들 앞에서 제안 발표를 하는 시간이었다.
회사를 다니며 남들 앞에 나선 적이 거의 없었다. 평소에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편하게 대화했지만, 발표만 하면 목소리가 떨리고 점점 작아졌다. ‘혹시 내가 발표를 망쳐서 사업이 떨어지면 어쩌지?’,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지?’ 하는 걱정과 불안이 머릿속을 휩쓸었다. 발표 전날이면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왜 수많은 사람 중 하필 나에게 이런 시련이 주어졌을까?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닌데, 남들보다 더 큰 부담과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내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발표 시간이 다가올수록 머리가 하얘지고,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죽기보다 싫었지만, 그런 시간을 몇 번 겪고 나서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발견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기꺼이 해보는 게 결국 나를 위한 길이었다. 그때 배운 제안 발표의 경험과 스킬은 지금까지 내 삶 곳곳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남들 앞에 선다는 게 그렇게 두려운 일만은 아니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이 붙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 데미안 작가님이 말한 ‘근자감(근거 있는 자신감)’이 바로 이런 순간에 필요한 태도다. 사실, 자신감에 근거가 꼭 필요할까? 그냥 하면 된다. 시작하면 어떻게든 끝난다. 이 세상에 시작하고 끝나지 않는 일은 없다.
인생을 회피하면, 언젠가 또 다른 회피의 순간을 만난다. 그때도 시작하지 않고 미뤘던 일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늘 같은 이유로 과거에 머무르게 된다. 인생은 후진이 아니라 직진해야 비로소 성장하고 각성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를 통해 회피는 도전으로 바뀐다.
언제까지 회피만 하며 살 것인가? 이제는 당당히,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야 할 시간이다.
# 아침의 작은 성공이 모여 어제보다 성장한 나를 만듭니다
# 아침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