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누구나 부담을 느낀다. 한 권의 책이 주는 압박은 생각보다 크다. 보통의 책은 300페이지 안팎이고, 조금 두꺼워지면 400페이지를 훌쩍 넘는다. 500페이지가 넘어가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벽돌책’이라고 부른다. 이런 숫자를 마주한 채 독서를 시작하면, 완독에 대한 부담이 먼저 앞선다. 책을 펼치기도 전에 이미 지친다.
책을 처음 집어 들었을 때의 속도는 나쁘지 않다. 프롤로그와 서문을 지나 목차를 훑고 첫 장에 들어설 때까지는 의욕도 충분하다. 내가 선택한 책이니 당연하다. 하지만 한 장, 두 장을 넘길수록 처음의 열정은 서서히 줄어든다. 완독이라는 목표가 점점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에게는 한 권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독서 경험이 적은 사람에게는 “이걸 언제 다 읽지?”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긴다. 두려움이 커질수록 책과의 거리는 멀어진다.
그래서 이런 장면이 반복된다. 오늘은 꼭 책을 읽겠다고 가방에 넣어 나오지만, 그 책은 하루 종일 가방 안에만 머무른다. 내일도 같은 다짐으로 책을 챙기지만 결과는 같다. 그렇게 책은 점점 멀어지고, 결국 책장은 다시 닫힌다. 우리는 책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부담 때문에 독서를 놓아버린다.
독서는 습관이다. 하루에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 초보자라면 이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한 권을 완독하는 데 한 달이 걸려도, 두 달이 걸려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독서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날 때 읽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남는 시간은 거의 없다. 우리는 늘 하루를 겨우 버텨내며 살아간다.
그래서 기준을 낮춰야 한다. 독서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하루에 딱 10페이지면 충분하다. 꼭 10페이지가 아니어도 좋다. 하루에 한 꼭지, 혹은 몇 페이지만 읽어도 된다. 어떤 책은 한 꼭지가 2페이지일 수도 있고, 5페이지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권에 꼭지가 60개라면, 하루에 하나씩만 읽어도 두 달이면 완독이다. 읽지 않았다면 두 달 동안 한 권도 못 읽었을 시간이지만,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읽었다면 한 권을 끝냈다는 경험이 남는다. 결국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방향이다.
아무리 책이 재미있어도 정해둔 분량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욕심이 생기는 순간 독서는 다시 부담이 된다. 매일 정해진 만큼만 읽는 것이 목표다. 독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지켜나가는 과정 속에서 독서는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다.
나 역시 지금도 매일 정해진 분량만 읽는다. 한 권에서 한 꼭지, 많아야 두 꼭지만 읽고 여러 권의 책을 병렬로 읽는다. 많이 읽으려 하지 않고, 다시 책을 펼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루 10페이지면 충분하다. 그 작은 분량이 책과 나를 계속 이어준다. 그렇게 독서는 서서히 삶 속으로 스며들며, 어느새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된다.
# 아침의 작은 성공이 모여 어제보다 성장한 나를 만듭니다
# 아침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