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3종 같이 하실래요?

20230111_수영의 진가

by 나태리

1.65킬로미터 50분


다시 불평 없는 삶으로 복귀했다. 일요일 외부 공고를 보았을 때부터 계속 긴장되어 있었다. 그런 와중에 딸의 졸업식으로 촉발된 가족 간의 불화는 나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 급기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귀차니즘으로 확산되고 우울증에 빠질 뻔했다. 그런데 물에 빠져 허우적 대기를 50분 했더니 다시 일주일 전의 나로 돌아왔다. 오늘 수영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또 세상을, 과거를, 부모를 원망하며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었을 것이다.


돌아보니 일주일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이직할 만한 자리에 대한 공고를 보면 갈등이 생긴다. 아직도 이 자리에 미련이 있는지 계속 고민한다. 그리고 주변 아는 직원들 둘이 공교롭게 이번 주에 수술을 했다. 이들에게 본죽 쿠폰을 보냈다. 남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직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나도 여기 계속 있다가는 아픈 이들처럼 다시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회사에서 초과근무하는 시간이 길수록 여성의 경우 우울증이 심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배포되었다. 가정을 양육할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하에 여성들은 일터에서 일을 하면 할수록 가정에서 설 자리가 없게 된다. 많이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이번 주에 내가 딱 그랬다.


더 견딜 수 없었다. 수영장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정말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누구 말처럼 글조차 쓰기 어렵다. 다시 정신 줄을 잡았다. 계속 운동하고 글을 써야 하나보다. 나를 위해서 내 가족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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