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4_작심 14일째_빛과 삶
낮과 밤에 따라 다른 관계의 사람들이 호수를 찾는다. 아침에는 주로 혼자 걷거나 뛰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밤에는 연인들, 달리기 동호회 회원들, 가족들, 하다 못해 반려견이라도 데리고 나온다. 아침에는 해가 뜨지 않더라도 주변이 훤한 반면, 밤에는 가로등이 호수 주변을 밝힌다. 조성이 된 지 10년이 지난 도시의 야경이 이제는 제법 볼만하다. 호수에 비친 도시의 불 빛은 데칼코마니가 되어 물속에 또 다른 도시를 건설해 놓은 듯했다. 물속에 비친 회사, 오피스텔, 아파트에서 뿜어내는 불 빛에는 도시인들의 애환이 녹아 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 아직 퇴근하지 못한 직장인들이 있는 가 하면, 타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10평도 안 되는 오피스텔에서 하루의 피곤을 풀고 있다. 그나마 아파트는 조금 더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호수 한 바퀴를 다 돌고, 이제 막 한 무리의 동아리 회원들이 내 앞을 지나간다. 오늘도 걷다가 뛰었다. 빛이 있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