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100일 달려볼까요?

20230323_작심 23일째_구구콘

by 나태리

아침에 봄을 재촉 아니 여름을 막는 비가 내렸다. 꽃망울이 터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더운 날씨에 금방 꽃이 다 피어버렸다. 아침에 뛰려고 창문을 열어 손을 내밀어 보았다. 1그램도 채 되지도 않을 빗방울이 손바닥에 내려앉는다. 오후에는 황사라 아침에 뛰려고 했는데 고민하다가 미역국을 끓이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 출근하는데 보슬 비가 내린다. 이 정도면 뛰어도 괜찮았을 텐데 후회하며 회사에 도착했다. 퇴근하면서 아파트 정문에서 파는 순대를 사가지고 와 저녁을 대충 때우고 요즈음 한창 응석을 자기부정을 하고 있는 큰 딸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잘 자라는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한창 응석받이였을 때 혼자 할 일을 척척 잘 해내고 동생에게 한글까지 가르치던 큰 아이는 힘이 들었는지 중학생이 되자 큰 아기가 되어 응석을 받아달라고 떼를 쓴다. 1-2년은 티격태격하다가 거리 두기를 하다가 최근에서야 엄마의 관심을 얻기 위한 투정을 알았다. 요즈음엔 폭식을 하고 있는 딸을 데리고 걸었다. 짜증 섞인 목소리를 30분 넘게 들으며 맞장구를 쳐주지 않으면 혼났다. 결국 편의점 앞을 그냥 지나지 못하고 구구콘을 둘이 맛있게 먹었다. 막내딸 몰래 둘이 친구처럼 아이스크림을 물고 집에 돌아왔다. 걸으면서 뺐던 칼로리를 구구콘으로 회복한 걷기였지만 조금은 얼어 있는 딸의 마음에 봄바람이라도 불어넣어주지는 않았을까 혼자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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