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1_13킬로미터 달리기
13킬로미터 달리기 1시간 29분 46초
단양 달빛 레이스에 두 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년 9월 말에 공식 마라톤 대회에 처음 참가한 곳도 이곳이었다. 당시 10킬로미터를 56분대에 뛰었다. 거리에 대한 이견이 있긴 하지만 한 시간 이내를 기록한 처음이자 마지막인 곳이었다. 올해는 우리 과 과장님과 전현직 직원들 10명이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우리 과 직원의 고향이기도 했고 경치가 빼어나 달리기를 하는 동안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분이다. 그런데 갑자기 경로가 바뀌어 13킬로미터로 늘어났다. 취소하는 대신 뛰기로 했는데 다들 약간 긴장이 되긴 했나 보다. 그래도 직장 생활 20년 차에 과 직원들과 엠티를 가보기는 처음이라 약간 설레기도 했다. 요즈음 개인적인 성향의 MZ직원들을 모아 엠티를 가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달리기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다. 또한 과장님께서 직접 운전을 해주시기로 하였다. 근처 마트에서 저녁에 마시고 아침에 먹을 간식을 준비했는데 대학 시절 엠티를 준비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단양에 도착해 간단히 먹고 대회장으로 향했다. 마라톤 열기로 작년보다 사람 수가 많았다. 날씨가 덥긴 했지만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동요 구절처럼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주었다. 저녁 7시 해가 지고 주변을 구분할 수 있는 시각에 대회는 시작되었지만 경기가 진행되는 한 시간 반동안 깜깜한 어둠이 몰려왔고 조명의 제 기능을 살려 단양교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하지만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신체의 한계에 다다르자 주변의 광경은 단지 조형물에 불과할 뿐이었다. 오히려 "파이팅 하세요"하는 소년의 격려하는 소리가 고마웠다. 누군가 정말 힘들어할 때 '힘 내'라는 말 한마디가 이렇게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10명 모두 낙오하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고 네모난 메달을 당당히 걸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순간을 만끽했다. 타의 반 목표가 된 13킬로 달리기를 무사히 마치고 올해 목표였던 하프 달리기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