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힐튼 호텔에서 미케 비치까지
20250505_6.68킬로미터 55분06초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그 주변을 달려본다.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걸어보거나 뛰어보면 방문한 도시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남편을 깨워 호텔에서 비치까지 일단 달리기로 했다. 제일 난관은 신호등을 건너는 일이었다. 파란 불이 들어와도 쌩쌩 달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피해 갈 용기가 처음엔 생기지 않았다. 자동차 대신 오토바이에 아이들을 앞 뒤로 태우고 타는 사람들, 정장을 차려입은 회사원 등 보통 시민들의 이동 수단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신호를 지키는 사람은 없다. 아수라장 같지만 그래도 우회전 신호는 지킨다. 오토바이 및 차량이 다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는 하루 종일을 기다려도 택도 없을 것 같았다. 나도 슬슬 출발한다. 다만 뛰지 않고 오토바이가 오면 기다렸다 간다. 무법천지 같지만 그 무질서 속에서도 규칙이 있었다.
미케비치에는 아침 7시가 되지 않았는데도 사람이 가득하다. 비치 발리볼을 하는 서양 사람들을 비롯해 아침 일과 전 아침 체조를 하는 시민들로 분주하다. 비치 주변으로 고층 호텔과 빌딩들이 건설 중이다. 살아있는 도시 같다. 그리고 자주 보이는 한국어 간판들, 도대체 이 도시는 무슨 매력이 있을까? 이번 연휴에만 하루에 한국에서 23대의 비행기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관광지마다 한국말 소리는 물론 안내 문자에도 빠짐없이 한국어가 등장한다. 여하튼 해변까지 뛰었고 다시 미음자 모양으로 묵고 있던 호텔로 뛰어갔다. 나올 때보다 차량과 오토바이가 부쩍늘었다. 오토바이와 함께 나도 같이 뛰었다. 아침부터 26도라 한 시간을 뛰고 나니 땀이 계속 흘러내린다. 요즈음 하와이 처럼 날씨가 좋은 한국에서 왜 무더운 여름 날씨로 여행을 왔는 지 알 수는 없지만 덕분에 집에 가면 날씨 좋을 때 많이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행지에서 달리기는 그 도시와 친숙하는데 꼭 해야할 일이다. 마음 속으로 다낭을 받아들이고 가이드를 쫓아 가 본다. 뛰어서 그런가? 몸이 덜 피곤한 것 같다. 아니 차를 탔을 때 피곤해서 졸았기 때문이다. 여러면에서 여행 중이라면 달리기를 추천해 주고 싶다. 그냥 순간을 최고로 즐기고 싶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