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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5종 함께 하실래요?

20250511_동거생들과 함께한 달리기

by 나태리

오전 4.8킬로미터 43분, 오후 11킬로미터 83분


스포츠 데이다. 테니스를 3 게임하고 돌아왔는데 동거인들이 아직도 강아지 산책을 나가지 않고 있었다. 테니스하면서 회원들이 가져온 간식에 손을 대었더니 배가 고프지 않았다. 강아지를 바로 데리고 나왔다. 이번 주에 여행을 간 동안 큰 딸이 강아지 산책을 전담을 했는데 부족해 보였다. 호수공원 5킬로미터 코스를 선택해서 강아지와 달렸다. 강아지 마음내키는 대로 뛰다보니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때로는 강도 높은 인터벌 훈련을 하기도 했다. 볼 일도 보고 주변 강아지 냄새도 맡고 운 좋으면 뼈다귀도 발견하는 등 강아지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시간이다. 집에 들어온 강아지는 기분이 좋은 지 하루종일 나를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서 잘 논다.


나와 동거하는 또 다른 일인이 머리가 아프다고 어제부터 신경질을 부린다. 아점을 가볍게하고 빨래를 돌려놓고 동거인을 데리고 나왔다. 타이레놀보다 달리기가 더 약발이 좋을거라고 꼬시면서, 늙어서 병 간호는 절대 안 할테니 자기 건강은 알아서 챙기자고 협박하면서 말이다. 뒤에서 힘들게 따라오던 동거인은 2킬로미터가 지나자 급기야 나를 앞서더니 줄곧 내 앞에서 달려나갔다. 합강공원까지 거의 6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달렸다. 근처 햇무리교를 건너는데 강 바람이 불어온다. 정자에 올라가니 금강 주변 풍경까지 눈에 들어온다. 뛰기 족 보다 라이딩 족들이 더 많이 지나간다. 뛰기보다 라이딩이 하고 싶어진다. 자전거를 지인으로 부터 인계 받고 제대로 라이딩을 하지 못한 터였다. 그 사이 앞 바퀴를 도둑 맞기도 했지만...


스포츠의 효과는 놀라왔다. 집에 돌아와서 체중계에 몸을 달아보았더니 여행 중 폭식으로 불었던 1.5킬로그램이 빠지고 본 몸무게로 돌아왔다. 동거인의 신경통도 잠잠해 진 것 같다. 강아지도 나에게 심하게 달라붙지 않는다. 나는 이제서야 자유인이 되었다. 이렇게 글 쓸 시간도 생기고 말이다. 내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동거생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수 밖에 없다. 피곤하게 하기 위해서는 같이 달려줘야 한다. 다행히 나는 아직 책을 읽고 글을 쓸 기운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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