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0511_작심 72일째_만병통치약 달리기
4킬로미터 33분 28초
일찍 퇴근했지만 미적거리다가 공원의 가로등이 꺼지기 직전에 나갔다. 달리기가 좋은 줄 알면서도 하루 건너뛰면 좋겠다 생각한다. 수영도 그랬다. 오늘도 더더욱 그랬다. 그래도 컨디션은 좋았다. 그러나 무리하지 않았다. 부담 없이 뛰었다. 그런데 가끔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구호를 외친다. 아싸 아싸 아싸 아~싸, 아니면 살아있다 살아있다 하고 외친다. 오늘도 거의 4킬로 미터 구간에서 구호를 외쳤다. 살아있다고 말이다. 지인이 많이 아프다. 안쓰럽기도 하면서 보고 있노라니 나도 힘들다. 비슷한 동년배라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이 감싸고돈다. 어느 공동묘지에 가면 "오늘은 나, 내일은 너"라고 하지 않았던가.
달리기를 마치고 나면 무아지경이 된다. 그전에 무슨 일이 있던지 어떤 감정에 휩싸여 있던지 제로 베이스가 된다. 남을 원망하던 마음도 나를 괴롭히던 걱정도 다 날아간다. 어쨌든 나는 지금 살아있다. 아프지 않고 살아 있으니 그런 감정도 가지고 있다. 달리기는 육체적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정신적으로도 많은 위로를 받는다. 어렸을 때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할 때면 세상을 다 얻은 느낌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운동회에서 100미터 달리기, 장애물 달리기, 계주까지 참가해 공책 8권을 타오던 날 저녁 나는 아주 편안하게 잠을 청했다. 그리고 꿀잠을 잤다. 육체적으로도 피곤했지만 정신적으로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