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철인 3종 하실래요?

20230703_수영 연수반과 매집

by 나태리

수영 연수반과 매집


11개월 동안 상급반에 머물렀다. 올라가는 것이 무서웠다. 강사의 등에 떠밀려 억지로 연수반에 입문했다. 아니나 다를까 맨 뒤에서 쫓아가고, 때로는 선두에 추월당하기까지 했다. 내 속도로라면 42바퀴, 약 2킬로미터까지 돌 수 있지만 빠른 속도로는 어렵다. 고민이 되었다. 다시 상급반으로 내려가서 더 스킬을 다듬고 올라와야 되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하다 보면 향상될까 하고 말이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심화반이라는 곳에 배정되었다. 일반 자율학습하는 것과 달리 요즘 흔히 말하는 킬러문항을 풀기 위한 학습반이었다. 중3 겨울방학을 대충 보냈던 나는 심화반이 힘들었다. 선생님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해 자존심이 상했다. 내 차례만 오면 숨이 멎어 버리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결국 심화반을 탈퇴하고 일반 자율학습을 이어갔다. 하지만 늘 심화반 아이들이 어울려 다니는 것을 보면 열등감을 느꼈다.


수영 연수반에 들면서 심화반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얼까? 육체적, 심적으로 내 능력보다 높은 클래스에서는 부담스러우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금 승진시켜주지 않는다고 화는 나 있지만, 만일 승진한다면 그 직위가 가지는 책임감으로 많이 힘들어질 것이다. 맷집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이 맷집이라는 것이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해당 일의 반복과 경험을 하면서 초연해지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 연수반에서 부담 없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되는 시점이다. 연수반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또 다른 연수를 받아야 할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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