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0_그래도 달리기
10킬로미터 75분 24초
네 번째로 10킬로미터를 완주했다. 우리 과에서 각자 목표를 세우고 월말에 점검해 주는 해방클럽을 운영하고 있는데, 7월 목표로 100킬로미터 뛰거나 수영하기를 세웠다. 10일이니 한 달의 3분의 1이 지났지만 어제까지 나의 기록은 수영, 달리기를 합해서 15킬로미터였다. 그래서 오늘 일과 후 내가 택한 것은 수영 강습대신 달리기였다. 한 시간 동안 수영에서 최대 기록은 1.5킬로인 반면, 달리기는 6배가량인 9킬로를 뛸 수 있다. 월말에 목표를 채우려고 마라톤 풀 코스를 뛰지 않으려면 중간에 10킬로는 몇 번 뛰어주는 것이 상책이다.
호수를 거의 3바퀴 돌았다. 첫 번째 바퀴를 돌 때는 제법 뛰는 사람이 많았다. 두 번째 바퀴를 돌 때, 사람들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세 번째 바퀴를 돌 땐 사람들이 거의 보이 지를 않았다.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손을 둥그렇게 모아 보기도 하고 칼 손을 만들어 뛰기도 했다. 바람이 손가락 사이를 통과하게 하거나 아니면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여보기도 한 것이다. 힘이 빠지면 손을 허리 밑으로 내려 계속 앞 뒤로 휘저으면 다시 힘이 생겼다. 뛰는 것이 지루해지면 고개를 돌려 불 빛에 빠진 도시의 건물들을 쳐다보며 멍을 때리기도 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9킬로 지점에 도달했고, 이 즈음되니 관성이 생겼는지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졌다. 고생을 다하고 이제 1킬로만 남으면 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일까, 아니면 반대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아쉬움 때문일까? 삶의 끝자락에 섰을 때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즐겁게 살았다고 느끼며 저 하늘의 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