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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바람은 왜 피울까?

나 때문인지가 가장 중요했다.

by 하루한끼

남편의 외도를 접하고

한동안 검색했던 키워드 중 하나는

왜 바람을 피울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남편의 심리를 알고 싶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수많은 이유설명이 검색이 되었습니다.

일종의 정신병이다, 중독이다 등등


네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렵게 파고들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바람피우는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는 더 없습니다.


바람을 피우는 가장 큰 이유는 재밌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께 질문합니다.

"산다는 건 어때요? 재밌나요?"


10대 시절에는 친구들끼리 만나 밤새도록 수다를 떨어도 재밌었죠.

20대에는 알 수 없는 미래와 희망으로 가슴 한구석이 항상 들떠있었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살아가는 중년의 사람들은

사는 것이 버겁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합니다.


그런 일상의 돌파구가 바람이죠.


아내 혹은 남편 모르게 스릴 있는 삶을 살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자신이 남자 혹은 여자로서 인정받는 동시에

거기다 성적만족감까지 더해지면

스스로가 놓고 싶어도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됩니다.


변명 일색인 남편을 붙들고 수없이 얘기를 해본 결과

바람피운 그들도 그것이 잘못이라는 걸 모르지 않아요.

잘 압니다.


하지만 멈출 수 있을 만큼 의지력이 대단하지 않아요.


흔히 우리가 하는 것들에 빗대어보면

살이 찌면 보기도 그렇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당장 먹는 걸 멈추는 게 어렵지 않나요?


작은 빗댐이지만, 그런 재미와 스릴은 삶의 활력이 되겠죠.

점점 그것이 없는 삶은 무료하고 따분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네,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노는 것"이라고 부르기도 하겠지만


결론은 자신이 재밌게 살고 싶어서입니다.


그 욕구가

아내가 받을 상처,

아이들이 받을 상처보다 더 강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이해가 되지 않지요?

네. 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


배우자의 외도를 겪은 사람들은

그 원인을 자신에게 찾으려 합니다.


자신이 바뀌면 배우자도 바뀔 거라 믿기도 합니다.


성형을 한다거나,

자신을 근본부터 바꾸려 듭니다.


배우자를 사랑해서인지,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는 경 우지이요.


네, 다 해보세요.

원 없이 해보세요.

마지막까지 어떤 노력이라도 해보세요.


해보고 나면 알게 될 것입니다.


배우자가 바람피우는 이유는

자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요.


배우자가 탓하는 말들은

자신의 잘못을 감싸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는 것을요.


...


시간이 지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꽤 지나고 나니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좋은 거예요.

가정이 깨져도, 혼자 살더라도

그렇게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인 겁니다.


내가 바꿀 수도 없고

바뀌지도 않을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붙들고 별 짓을 하려고 들면 들수록

미궁에 빠지듯이 자신만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저는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해보라고 말씀드립니다.



...


제 정신과 담당의였던 분이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선생님, 제가 괴물이 되었어요.

한 번도 이렇게 소리를 지르거나 이성을 놓아본 적이 없는데

제가 너무 싫어요. 선생님.."


"지금 그래보지 언제 그래보겠어요.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괜찮아요."


네..

바람난 배우자와 싸우든 소리를 지르든

자존심 내려놓고 노력을 하든

그 무엇을 하든..

(범죄나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않는다면)

뭐든 해보세요.



그래야 후회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룬 가정은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20여 년 전, 사랑했던 사람과 언약을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를 낳고

그 모든 추억과 기억이 있는

우리들만의 아프고도 아름다운 성입니다.


그 가정을 지키려 어떤 노력이든 해보세요.

그래야 후회가 없습니다.


자존심에 멈칫거리지 마시고

외면하지도 마시고


부딪치고 싸우고 실컷 울면서 뭐든 해보세요.


그러다 보면

내가 갈 길이 희미하게나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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