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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헛된 희망

by 하루한끼

"희망"은 사람을 걷게 만듭니다.

무슨 어려움이든 극복하게 만드는

어둠 속에 빛나는 별 같은 것이지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어떻게 해서든 가정을 회복하고 지키고 싶다.

그런 사례를 보고 싶다.

나는 절대 "이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못할 것 같다.



저도 그랬고

많은 분들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혼이 좋아서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쉬운 이혼은 없을뿐더러

상처 없이 끝나는 결혼생활도 없습니다.



경험자로서 제 대답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안 이상

이미 당신은 다른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남편이 무릎 꿇고 울면서 빌어요.

상간녀와는 아무 사이도 아니었대요.

그 순간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날 배신할 사람이 아니에요.

아이들은 얼마나 이뻐하는데요.

재산도 다 준대요.

휴대폰 추적도 하게 해 주고

앞으로 자신을 한 번만 믿어달라고 해요.

이 정도면 믿어도 되겠죠?"



이런 비슷한 글을 저도 올린 적이 있고

많은 경험자들이 올리기도 합니다.


자신의 손을 가슴에 얹고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당신은 남편이 저지른 일을 덮고

그 일이 아예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자신이 있습니까?


남편이 자정 넘어 들어와도 믿을 수 있습니까?


남편이 현금 30만 원을 흔적 없어 써버렸는데

그 말을 믿을 수 있나요?


지방에 일이 있다며 주말에 자고 오겠다고 하는데

믿을 수 있나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고

배우자를 믿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글은 왜 올릴까요?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올리는 겁니다.

또 상처를 받을까 봐 불안하고 무서운 거죠.


이미 스스로가 잘 알고 있어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



남편이 울면서 빌 때 하는 말들이 거짓말이라는 건 아닙니다.

어쩌면 그 말도 그 순간에는 진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흔들리는 것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미 일어났던 일들을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배우자가 외도를 한 순간,

그리고 당신이 외도의 사실을 안 순간

그 사이는 이미 달라져버렸습니다.

예전의 마음으로 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꼭 헤어져야 하나요?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헤어질 준비가 안되어 있고

가정을 지키려고 마음먹으셨다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해야 합니다.

십수 년 쌓아 올린 신뢰가 와르르 무너졌으니

다시 주춧돌부터 하나씩 쌓아 올려야 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부부가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당신을 배신한 배우자와

앞으로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지 고민하셔야 합니다.


다시는 그 일을 꺼내서도 안되고

남편을 전적으로 믿어서도 안됩니다.


추적앱을 깔고 일거수일투족 남편을 감시하는 것으로

가정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딱 한 달만 감시해 보세요.

피폐해진 일상을 경험하실 거예요.


날아다는 새를 철창 안에 가둔다고

그 새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남편이 다시 나를 사랑해 주고 봐주기를 바라는 것이지

팔다리 다 꺾어서 내 옆에 앉혀놓는다고

나의 불안이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다시 살기로 결심하셨다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시고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사고에 대비해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삶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예전과 다른 삶을 살아나가야 합니다.

아이들과 남편에게 헌신적이었다면

이제는 친구도 동료도 또 다른 관계를 확대시켜 나가며

자신의 삶의 영역을 넓혀나가서야 합니다.


그러면서 남편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잘 지내는 방법을 찾아보는 겁니다.



당신이 뼈를 깎는 고통으로 노력해도

배우자가 흔들리면 그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까지 감싸 안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억울해서 못하겠다,

왜 잘못을 그 인간이 저질렀는데 내가 아프냐

왜 내가 더 힘드냐


하소연은 비슷한 상황을 겪은 분들과

인터넷 카페에서 하소연하세요.


가정을 지키는 일이

이혼을 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론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당신이 지켜내려고 하는 가정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시선에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자존심 상해하지도 마세요.


자신부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최선의 노력 후에는

내려놓는 것도 수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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