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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한끼 Nov 15. 2024

수능날 풍경 2

너의 인생을 응원해!

4시 즈음 수험장 교문 밖에 도착했다.

학부모들이 제법 많이 있었고

경찰들은 차량통제라느라 바빠 보였다.


주차할 곳이 없을 듯해 버스를 타고 왔는데

골목길로 올라오다 보니 몇 군데 보여서 조금 아쉬웠다.


교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부부가 있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엄마 아빠 부르며 열심히 찍어댄다.

나란히 서서 활짝 웃는 부부가 너무 예뻐 보이고 부러웠다.

순간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쩌겠어. 내가 두배로 응원해 줘야지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였다.


5시가 되어서야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박수를 쳐주었다.

울먹거리며 나오는 아이들도 있었고

활짝 웃으며 후련한 표정으로 나오는 아이들도 있었다.

엄마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내며 울거나

엄마 품에 안겨 오랫동안 멈춰있던 아이들도 있었다.


내심 딸아이가 울면서 나올까 봐 걱정했는데

의외로 밝게 웃으면서 나왔다.

(내심 불안했다.)

시험을 잘 친 거 같다고 하더니

역시나 집에 와서 채점해 보고는 밤새도록 울었다.


완벽주의 성향에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하나를 틀려도 시험을 잘 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여 잘 친 느낌이 들어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쉽게 말하지 않는다.


그동안 딸을 보면서 찰 쳤다고 하면 결과가 별로였고

못 친 거 같다고 울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는데

역시나.. 모고 성적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밤새 우는 딸을 안고 많이 토닥여줬다.

성적 맞춰서 대학 가면 된다고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고

나름 열심히 한 거 엄마가 다 안다고

실컷 울고 감정 다 쏟아내고

그리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밤새 뒤척인 딸에게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해준 것 같다.


오늘 저녁은 함께 산책하고 카페에 들러 책도 읽고 좋은 시간 보내자고 약속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자는 딸아이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

내 마음을 돌아보니 기운이 없고 속상했다.


평소 성적으로 나왔을 경우를 대비해서

지원할 대학도 미리 다 알아놨는데

전면적으로 한 단계 낮춰 지원해야 한다.


학원선생님과도 다시 상담해야 하고

여러 가지로 알아볼 게 많다.


아이에게 괜찮다고 다독였지만

아직 입시가 끝난 게 아니다 보니 나 역시 고민이 많다


기운 내야지!

아이가 흔들릴 때마다 기댈 수 있게..

마음을 단련시켜야지.


고생했다. 우리 딸!

아직 젊고 무엇이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나이다.

미리 포기하고 스스로 낙인찍지 말기를..

앞으로의 네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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