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짜임새
2.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 글
정보만 빽빽하게 채운 건 아닌지
문장에 리듬이 있는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상대의 말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8초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 유명한 강연인 TED가 강연시간을 대략 18분으로 정해두는 것도 최대 18분까지만 관객이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강연자가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도 말이지요. 눈앞에 빌 게이츠가 나타나도, 앨 고어가 나타나도 18분이 넘어가면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내용뿐만 아니라 오감을 동원해 상대를 설득시키는 말하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글쓰기는 오죽하겠어요. 그저 내용만으로 상대의 집중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말이죠. 내가 보기에 아무리 중요한 정보라도 독자가 지루해질 수 있을 만하다면 과감하게 없애고 피해야 합니다.
이건 제가 실패했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스피치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어서 - 그래야 사람들이 끝까지 읽어줄 거라고 잘못 생각했어요. - 각종 실험 결과와 논문, 기사를 소개하는 포스팅을 썼는데, ‘멋지다!’라는 평을 기대했지만, 아니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어렵더라’라는 이야기만 잔뜩 들었습니다.
정보만 빽빽하게 채우면 독자들은 지루해하고 어려워해요.
지루하게 만들지 맙시다!
또 마치 말하기에서 상대에게 눈빛을 보내면서 반응을 일으키고, 제스처를 통해 시선을 집중시키고, 어깨나 팔을 살짝 터치하면서 주의를 환기하는 것처럼, 글쓰기도 감각적인 경험을 일부분 줄 수 있어요. 문장의 길이를 조절하면서 말이죠.
짧게 → 길게 → 짧게 → 짧게 → 길게
이런 식으로 문장의 길이를 조절해 보세요. 다시 말해 리듬을 넣어보세요. 강약중간약약 이런 느낌으로 말이에요.
독자들은 눈으로 글을 읽어 내려가고 있지만 사실은 같이 호흡하고 있다고 봐도 좋아요. 왜 우리가 추리소설을 읽을 때, 아니면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간 에세이를 읽을 때, 갑자기 숨이 ‘흡!’ ‘헉!’ 하고 멈추어지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저 눈으로 읽을 뿐인데 숨이 멈추어진다?
이건 ‘같이 호흡하면서 읽기 때문에’ 혹은 ‘내면의 목소리로 소리내어 읽어 내려가기 때문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동의하시나요?
문장의 길이를 통해서 독자들의 호흡을 조절해 보세요. 다시 말해 리듬을 넣어보세요. 독자들이 잃어버렸던 집중력마저 다시 찾아내 선물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Before
After
정보 위주로만 가득했던 글에서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일상의 에피소드에 단문+장문을 섞어 리듬을 준 글로!
짜임새 글쓰기 모임 마니아가 되신 미소님의 블로그입니다. 예전글과 최근의 글을 비교하며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