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7살 육아파트너

남편아님주의

by mbly

오랜만에 두 아이 다 등원을 했다.

사실은 거의 등떠밀리듯 했다.


1월에는 뭔가 좀 만들어놓아야지 마음먹은 것이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작은 아이가 온다.


"엄마~ 심심해~"


누나랑 놀고 싶은데 누나는 유튜브를 더 보고 싶어하고, 같이 놀아준다 한들 누나는 자동차 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공차기는 혼자 할 수 있지만 그러면 또 엄마가 눈을 부릅뜨니, 참 심심하긴 하겠다. 우리 둘째는.


그렇지만 찌푸려지는 눈썹과 함께 속마음이 말로 나온다. "엄마 뭐 좀 해야하는데~ 어린이집에 가자~"

늘 가던 습관이 있었을 때는 수건을 챙기고 물통을 챙기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는데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몇 달이 지나고나니 이제 아침에 나서는 것 자체가 싫은 모양이었다. "집에 있을래. 가기 싫어."


그런데 뜻밖에도 큰 아이는 "나는 갈래."




코로나로 가정보육을 하는 동안 내 육아의 절반은 큰 아이가 덜어주었다.

유튜브를 보다가도 "동생이랑 좀 놀아줄래?"하는 엄마의 말에 휴대폰 대신 블럭을 바로 집어 들었다. 엄마 말고 누나랑 샤워하겠다는 고집에 동생 머리를 감기고 비누칠한 수건을 건네주는 것도 큰 아이의 몫이었다. 과자를 먹을 때도 아무데나 놓아두는 과자 껍질을 쓰레기통에 대신 집어 넣어주고, 어질러진 장난감들을 치울 때도 분명히 동생 장난감이 3분의 2인데도 말없이 챙겨넣었다. 어제는 누나랑 조용히 한참동안 뭔가를 하고 나와 "3 더하기 3은 6!" 이라고 외치는 둘째를 보고 깜짝 놀랐다. 분명 더하기가 무슨 개념인지도 아직 잘 모를테고 그 결과가 6이라는 숫자라는 걸 외우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첫째가 무슨 마법을 부린건지.


내가 노트북 앞에 앉아 씨름하는 동안 7살이 4살을 키우고 있었다.




어제는 "아~~ 저녁은 뭘먹지~~~ 맨날 뭘 먹어야할 지 생각하는 게 너무 힘들다~~~" 라고 했더니 엄마 힘들게 그러지 말고 그냥 시켜먹자한다. "아빠가 싫어해~~~"라는 말에,


"아빠는 엄마를 좀 이해해주면 좋겠다. 그치?"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7살의 머릿속에 '이해'라는 개념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었을까.

아이는 그동안 나를 얼마나 이해해주고 있었을까.



아침에 자기는 등원하겠다는 첫째. 오늘은 좀 아이답게 하루를 보내보고 싶었던 건 아닐까한다.

선생님에게 사랑받고 친구들을 이끌며 오늘은 오로지 자기를 위한 날을 만들고 싶었던 듯 하다.


가끔은 둘째 아이는 어린이집에 두고 둘이서만 데이트를 나가기도 했었는데 요즘엔 그러지도 못하니 어떻게 아이 마음을 달래주어야 할까.

오늘은 첫째가 먹고싶은 간식, 첫째가 좋아하는 반찬, 첫째가 좋아하는 놀이들로 오후를 채워주어야겠다.



엄마가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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