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척
우리 엄마 요리 잘하는데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쩔 수 없이 아이 입에 뭐가 들어갔는지 궁금해한다.
아침은 먹고 어린이집에 갔는지, 배를 두드리며 잠자리에 드는지.
착하게 크고 똑똑하게 자라고 이런 건 부모 몫이지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이 배가 얼마나 불뚝 나왔는지 볼에 살이 통통하게 올랐는지 그게 가장 중요하다.
"보자~~ 우리 손주 얼굴이 좋은가 어떤가 한 번 보자~~" 시댁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듣는 문장이다.
"얼굴이 왜 이렇노?" 에 심장이 덜컥.
"오늘은 좀 좋네?"에 한숨이 휴우.
어느 날엔 아이들을 맡겨놓고 잠시 볼 일을 보고 왔는데 아버님이 그러신다.
"애기야~ 니가 그렇게 요리를 잘한다매?"
(며느리에 대한 호칭이 '애기')
까다로운 남편 식성을 잘 못 맞춰주기로 이 집 저 집 소문난 내게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가 싶었는데 둘째가 그랬단다.
우리 엄마 요리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할머니 불고기는 맛이 없는데 엄마 불고기는 맛있다고.
고백하자면 할머니는 간장, 설탕, 다진 마늘, 참기름 들어간 건강한 양념. 나의 양념은 그 유명한 대기업 제품에 간장과 다진 마늘 살짝 더한 달콤한 양념.
뭐든지 안 먹으려는 이유식 시기를 보내면서 뭐든지 먹기만 하면 다 줘야겠다는 불량한 생각을 가졌었다. 그래서 불고기 양념이 비록 '제품'이나 아이가 엄지 척을 하는데 어떻게 외면할까.
그것이 '요리 잘하는 엄마'라는 자랑으로 이어졌는데, 기뻐해야 할지 난감해해야 할지 참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번 더 슬쩍 물어본다.
엄마 밥 맛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