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확인서를 기다리며

구직급여를 신청하기로 했다

by 아침이슬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주 차에 접어들었다. 매일 오전, 교육청의 채용공고란에 접속한다. 혹시 갑작스러운 기간제 채용 소식이 있을까 하고 잠시 들여다본다. 첫째 아이의 중학교 입학식에 다녀왔고, 아이는 혼자 새로운 등하교 길에 적응을 했다. 초등학생 둘째가 여전히 일찍 하교하지만, 한 학년 더 올라간 만큼 의젓해졌으리라 믿는다.

2월에 공고되는 기간제 채용 조건에 비하면 여러모로 아쉽겠지만, 그래도 자리가 생긴다면 기꺼이 지원하리라. 나의 다짐이 무색하게도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내 과목은 공고가 없다. 더 기다려야 할까, 그만 마음을 접어야 할까.


며칠 고민 끝에, 고용24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구직급여 대상자 기초교육을 클릭했다. 교육을 이수한 뒤 고용센터를 방문해 구직급여 신청을 하면, 구직급여를 받는 재취업 대상자가 된다.

작년에도 이 교육을 듣고 고용센터에 서류를 제출한 뒤, 대기하던 기간 중 우연히 채용공고를 발견했다. 5개월짜리 계약서를 쓴 직후, 구직급여 신청 취소를 요청했다. 다행히 취소가 가능한 시점이라 별 문제없었다.


2월부터 줄곧 살펴본 결과, 내가 지원할 수 있는 기간제 자리가 별로 없었다. 학기가 시작됐으니 앞으로도 거의 없겠지. 매일 마음 졸이면서 채용공고를 보는 것보다, 구직급여를 신청하고 조금 더 느긋해지기로 했다.


구직급여 대상자 기초교육은 작년에도 봤던 내용이라 복습 삼아 들었다. 그리고 구직급여 대상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직확인서를 조회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음을 증빙하는 서류. 고용 24 홈페이지에서 조회가 안된다. 며칠 전 4대 보험 퇴직정산금 차액을 입금해 달라는 행정실 연락을 받았는데, 이것도 알아서 처리해 놨겠지? 혹시나 하고 전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직확인서 처리가 됐을까요?"

"아... 해놓겠습니다."

안 해놨다. 자기네가 필요한 건 신속하게 연락하고 처리하더니, 나한테 필요한 건 해달라고 말해야만 해 주는구나. 서류 처리가 되려면 며칠 걸릴 텐데. 동영상 교육이수 유효기간이 14일인데 부디 그 안에 끝나길. 알았으면 이직확인서 처리 되는 거 보고 퇴직정산금 차액 입금할걸. 괜히 억울했다.


일단 구직급여를 신청하기로 마음먹으니 한결 편해졌다. 와, 나도 선택할 기회가 있구나. 그러고보니, 지원서를 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한다. 기간제 교사로서의 유일한 자존심이랄까. 나도 결정권과 선택권이 있는 주체다. 아무렴 그렇고 말고.

이직확인서가 처리되는 걸 보고, 고용센터에 언제 갈지 내 마음대로 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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