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이유

학부모로 참석했습니다

by 아침이슬

첫째 자녀의 중학교 입학식 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의 입학식에 참석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기존 학교에서 일 년 더 근무하게 된다면, 첫날인 만큼 자리를 비우는 건 어려울 터였다. 교감 선생님이 새 학기에는 담임을 맡으라고 언질까지 준 마당에, 우리 반 학생들의 입학식을 챙겨야 되는 상황이었다. 아쉽지만 내 아이의 입학식은 마음으로만 축하하기로 했다.


종업식 날, 다른 사람을 채용하기로 했다는 교감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았다. 그날부터 매일 교육청 채용공고란을 조회했다. 이미 대부분의 기간제 채용이 끝났고, 마침내 새로 올라온 채용공고는 나와 인연이 없었는지 서류전형에서 고배를 마셨다. 명절 연휴가 지나고 2월이 끝나가고 있었다.


입학과 개학을 앞두고 긴장하는 자녀들에게 말했다.

"엄마는 당분간 학교 안 가기로 했어. 내일 중학교 입학식에도 갈게."

아이들은 엄마가 집에 있게 되어서 그저 좋다며 기뻐했다. 내 의지와 관계없이,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로 3월을 맞이했지만 절망적이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게 내 아이의 입학식에 참석했다.


교사들이 무대에 올라가 인사하는 모습을 보는 동안, 기분이 묘했다.

'작년엔 내가 저 무대에서 인사하고 있었는데.'

'내년엔 다시 입학식에 교사로 참석할 수 있을까?'


이미 3월은 시작됐고, 입학식은 끝났다. 내가 의도한 결과는 아니지만, 지금부터 내가 의도한 대로 지내기로 했다.

'우리 아이 중학교 입학식도 못 볼 뻔했네. 이렇게 올 수 있는 게 어디야.'

'3월 초에 아이들 적응시켜놓고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입학식이 끝나고 다시 마음을 추슬렀다. 입학식 내내 뒤를 힐끗거리며 나를 바라보던 아이와 눈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오늘도 행복했다. 아이가 교문 나오자마자, 중학교 첫날의 소감을 듣고 맞장구쳐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가장 걱정했던 새 학기 첫날을 아이 곁에서 함께 보낼 수 있어 보람 있었다. 이 또한 자기 위안인 걸까.

오늘도 귀가 후 채용공고란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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