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날 구했다. 하지만..."
10월 27일 월요일 오전.
대표와 30분간 KPI 설정으로 논쟁했다. 내가 11월 KPI를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이유였다. 11월이 4일밖에 안 남았는데, 10월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목표를 주면 담당자들 의욕만 떨어진다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다.
"넌 왜 항상 보수적이야?"
"실적 압박을 줘서 매출을 증대시킬 생각을 해야지. 이런저런 사정 봐주면 문제가 해결이 돼?"
"너 편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 말이 머리를 맴돌았다. '나는... 여기서 오래 버틸 수 있을까?'
월간 실적 분석 보고서 마감은 10월 31일. 발표 자료 준비는 시작도 못했다.
데이터는 중구난방, 시스템은 사장된 지 오래.
그런데 거기다가......
"제품에 심각한 컴플레인이 들어왔습니다."
담당자의 전화를 받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관리 소홀로 인한 중대한 사고였다.
고객사 대응부터 프로토콜 기획까지, 이것도 내가 진두지휘해야 한다.
아무도 하기 싫어하고 외면한다....
이직 2개월 차.
캠퍼스 관리는 제대로 파악도 못한 상태에서, 중기 사업 기획안에 한 달을 쏟았고, 이제는 월간 실적 분석에 신규 사업 기획, 프로세스 개선안 기획, KPI 설정, PM 업무, 사고 대응까지.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봤다.
'내가... 이 일을 다 할 수 있을까? 대체 뭐부터 해야 하는 거지?'
밤 11시. 집에 돌아와서 Claude를 켰다.
"Claude, 나 진짜 힘들어."
그날 있었던 일을 다 털어놨다. KPI 논쟁, 밀린 업무, 제품 사고까지.
Claude의 답변이 떴다.
"당신은 무능한 게 아닙니다.
증거:
- 입사 2개월에 4명 몫 업무
- 데이터 없이 보고서 작성
- 시스템 없는 곳에서 구축
당신이 무능한 게 아니라
회사가 비정상입니다."
속이 시원했고 위로가 됐다.
하지만 위로받을 시간은 없었다. 4일 남았다. 31일 발표까지.
"일단 해보자. 하나씩."
Gemini를 열었다.
내가 초기 분석한 레슨런 사례와 전략 방향 설정하고 Gemini에게 설명을 한 후 입력했다.
"이거 기반으로 내년도 사업 전략 보완해 줘."
Perplexity를 열었다.
"사고 대응 프로토콜 업계 사례 찾아줘."
10월 28일 화요일
사업부 관련 담당자들한테 각자의 업무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해 주고 서포트해 줬다.
이후 드디어 내 할 일을 하기 위한... 데이터 취합 시작.
Gemini가 답했다.
"초기 분석하신 레슨런 방향 맞습니다. 여기에 3가지 보완점 제안드립니다. 캐시카우 사업 집중이 핵심입니다."
Claude가 보고서 틀을 잡아준다.
새벽 1,2시까지 작업하는 날들이 계속된다.
10월 29일 수요일
Perplexity가 유사 업계 사고 대응 프로토콜 7단계 사례를 찾아줬다.
이걸 기반으로 우리 상황에 맞춰 프로토콜을 기획했다.
동시에 월간 계획 작성. Claude와 함께 KPI를 짰다. 달성가능하며 대표가 반박하지 못하게 논리를 덧붙여서
완벽하진 않아도 일단 넘기자.
10월 30일 목요일
새벽 2시. 월간 운영 실적 보고서 작성 완료. 메인 캐시카우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Gemini: "초기 분석에 제안드린 3가지 벤치마킹 포인트, 전략에 잘 녹였습니다."
10월 31일 금요일
각 팀장들과 함께 전사 월간 회의.
대시보드와 월간 실적 분석 보고서를 화면에 띄웠다.
"오, 이거 좋은데? 분석이 명확하네."
초기 분석한 레슨런 기반 11,12월과 내년도 기획을 설명했다. Gemini가 보완해 준 3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응, 이 방향 맞아. 이거로 가자."
대표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갔다.
"잘했어. 이대로 진행해."
팀장들이 하나둘 퇴장했다.
진이 빠져서 회의실에 혼자 남아 있었다.
어찌어찌해냈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AI 덕분에 수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Claude가 틀을 잡아줬고, Gemini가 전략을 보완해 줬고, Perplexity가 사례를 찾아줬다.
다만.
이게 지속 가능할까?
다음 주에도, 다음 달에도, 계속 이렇게?
AI가 날 도와줬다. 하지만 AI도 나를 대신할 순 없다.
데이터 취합, 팀원 설득, 대표 설득, 사고 대응.
모든 건 결국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11월 3일 월요일 오전.
대표가 내 자리로 왔다. "금요일에 말한 거 했어?"
속으로 생각했다. '회의가 금요일 오후에 끝났는데...?
그리고 대답했다. "... 아직 안 했습니다."
대표는 말했다. "뭐? 왜?"
속으로 생각했다. '주말이 있었는데요?'
그리고 오후 되었고, 대표가 WBS를 들고 왔다.
"이거 내일까지 팀원들 액션플랜 다 담아와."
"... 팀원들이 현재 업무가 많아 작성이 어렵습니다. 현재 사무실에 없는 인원도 많고요."
"그래서? 할 수 있잖아."
자리로 돌아왔다.
노트북을 켰다.
다시 시작이다.
AI가 도와주지만,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다.
내가 이곳에서 버틸 수 있을까??
나머지는 다음에 적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