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참시를 참견해보다
연예인들은 항상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대상이다. 그래서 MBC의 <나 혼자 산다> 같은 관찰형 예능이 인기가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도 스타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며 그 일상을 보며 고정 출연자들과 그 일상의 주인공인 연예인이 스튜디오에서 함께 VCR을 보며 대화를 나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전지적 참견 시점>과 <나 혼자 산다>는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은 분명히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바로 <전지적 참견 시점>은 매니저가 자신의 연예인에 대해 폭로를 하며 함께하는 일상을 VCR로 찍는 프로그램이다. 즉, 차이점은 매니저이다.
다른 관찰형 예능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전지적 참견 시점>은 연예인보다는 매니저의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전지적 참견 시점>을 향한 필자의 세 가지의 지적을 살펴보겠다.
<전참시>의 초창기 시절에는 매니저와 연예인의 케미를 많이 보여주면서 매니저들의 매력도 발굴했었다. 예를 들면 유병재의 매니저인 유규선. 아직도 가끔 VCR로 나오는 연예인과 매니저이다. 왜 나올까? 생각해보면 유병재와의 궁합뿐만 아니라 유규선만의 매력으로 인해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전지적 참견 시점>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매니저들의 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현재의 <전지적 참견 시점>은 과거보다는 매니저의 비중이 매우 작다. 그래서 <전참시>를 보는 시청자는 매니저보다는 연예인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과연 이게 <전참시>가 의도한 것일까? <전참시>의 프로그램을 소개를 보면 ‘매니저들의 거침없는 제보로 공개되는 스타들의 리얼 일상’이라고 되어있다. 그냥 스타의 일상이 아닌 ‘매니저들의 거침없는 제보로 공개되는’ 스타의 일상이다. 이에 맞게 <전참시>의 시청자는 매니저의 시점에서 기인한 연예인의 모습을 담길 바란다.
그렇다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연예인의 일상을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 아닌. 매니저의 참견으로 인한 모습을 다루는 것이다.
두 번째로, 매니저가 자신의 연예인에게 특정 시각을 갖고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혹은 그랬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황들을 보여주게 된다면 브이로그 같은 일상이 아닌 에피소드 형식의 일상이 된다. 이것은 사건 중심인 영상이기에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로는 이런 매니저의 시각을 연예인 입장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다루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행해진다면 매니저와 연예인의 비중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매니저의 비중이 늘어 시청자들이 매니저의 매력도 알아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현재의 <전지적 참견 시점>은 초심으로 돌아가 원래 프로그램의 의도에 맞게 매니저의 시점에서 연예인의 일상을 다루고 매니저의 비중을 더 늘려 시청자가 매니저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
최근에 홍현희의 일일 매니저로 홍현희의 남편 제이쓴이 나온 적이 있었다. 또한 시청자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던 고은아와 고은아의 친언니며 고은아의 매니저 편도 있었다. 이런 말이 있다. 과외를 받아도 형제한테 받는 건 아니라고. 비슷한 느낌으로 가족이 매니저를 해준다면 공과 사가 구분되지 않으며, 또한 많이 싸울 것 같고 서로 답답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참시>에서 그 사실이 항상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래서 시청자 입장에서 이런 부분들이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과연 가족이 매니저의 역할을 함으로써 시청자 입장에서 그 사람들이 매니저로 느껴졌을까? 아니다. 어쩔 수 없이 가족은 가족이었다. 아무리 공적으로 일을 한다 해도 가족이 아닌 매니저와 연예인의 관계와는 매우 다른 느낌이었다. 이것은 연예인과 매니저의 협력관계에서 벗어나 가족이라는 힘으로 아우르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봐왔던 매니저의 느낌과는 매우 달랐다.
즉, 매니저라고 생각이 되지 않아서 낯설었다는 것이다. 고은아 편은 정말 어쩔 수 없었으나 홍현희와 제이쓴 같은 경우는 오히려 홍현희에게 새로운 매니저가 생겼을 때 그 매니저와의 일상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익숙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매니저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가족이 매니저라 매니저 느낌을 안 준다면 이런 새로운 시도보다는 현재를 다른 방향으로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예를 들면, 매니저를 넘어 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직군의 범위로 확산해도 좋을 것 같다.
즉, 시청자는 어느 정도 어색하며 또 어느 정도 선이 있는 그런 관계를 더 익숙하다는 것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는 고정 출연진들로는 이영자, 전현무, 송은이, 양세형, 유병재 이렇게 다섯 명의 사람들이다. 아마 모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사람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
이영자: 전지적’지적’시점으로 모든 걸 지적하는 지적질(?)의 대모 역할.
전현무: 전지적’밉상’시점으로 밉지만 밉지 않은 귀여운 밉상 역할
송은이: 전지적’감독’시점으로 스타들을 대세로 만드는 예능계 킹메이커
양세형: 전지적’검색’시점으로 모든 건 검색으로 해결하는 지능형 예능인
유병재: 전지적’작가’시점으로 ‘일침’의 아이콘이며 명언 제조기.
이렇게 각자의 시점이 정해져 있다. 물론 지금도 몇몇은 매우 티가 나게 각자의 역할에 성실히 임하는 것 같다. 하지만 더 재미있게 단지 출연자들끼리 대화가 아닌 요즘 부캐가 유행하고 있는 것처럼 각자 부캐를 정해 조금 더 각자의 역할을 살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이영자는 정말 VCR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지적하려고 하고 양세형은 VCR 보다가 궁금하거나 사람들이 모를 것 같은 내용을 알려주면서 ‘내가 이미 다 검색했지!!’이런 멘트를 날리는 등 해당 캐릭터 별 맞춤 CG를 만들어서, 캐릭터의 특성이 나오면 CG를 합성하여 각자의 역할을 더 살려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각자 역할을 부캐로 삼아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