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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사가 Apr 13. 2023

종이비행기

- 오늘도 뛰어놉니다 -


우리 반 학생 한 명과 상담을 하던 중이었다.

"♡♡이는 학교 끝나고 뭐 해?"
"5시까지 밖에서 뛰어놀아요."

순간 우리 딸과 이야기 중인가 싶었다. "뛰어놀아? 어디서? 뭐 하고?" 놀이터와 공터에서 친구들과 다 함께 뛰어논다고 천진난만하게 답하곤 돌아갔다. 학생이 돌아가자마자 앞자리 선생님은 빵 터지셨다. 중2가 밖에서 뛰어논다고 답하니 그럴 만도 하다.

뛰어노는 친구들 중 3명이 오늘 수학시간에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렸단다. 만우절이 내일인데 학교를 오지 않으니 대신 오늘 이벤트를 해도 되냐고 물을 때부터 살짝 불안했는데 역시..ㅎㅎ 스마트워치로 웹툰을 보다 끌려온 옆반 학생 옆에 양손 모두 종이비행기를 들고 줄줄이기차마냥 서있는 우리 반 학생들을 보니 웃기기도 하고 기가차기도 한다.

모여서 하는 게 고작 종이비행기 접고 날리기라니 귀여워서 한 번은 봐주자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긴 그래서 주말 동안 종이비행기 50개를 접어오라고 시켰다. 그랬더니 온학교의 폐지함을 뒤져 5시까지 함께 뛰어노는 대신 종이비행기를 접었나 보다. 쟤는 20개, 저는 10개, 또 얘는 20개를 접었다고.. 인증샷을 단톡방에 올렸다ㅋㅋㅋㅋ 어이쿠야;;

우리 딩 어린이들 어떡하지.......... 웃긴데 어이없고 귀여운데 대책 없다.............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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