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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사가 Apr 06. 2022

프로그램 북

100일 글쓰기 - 80


* 제가 속한 클래식 감상 모임에서 다음주 화요일 정기연주회가 있습니다. 프로그램북 작성을 부탁받아 오늘 썼는데요, 100일 글쓰기의 80일차를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1. 쇼팽 왈츠 A minor 19번
- 쇼팽 사후에 발견된 왈츠 19번은 단순하지만 쇼팽의 우수어린 감성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곡입니다. 쇼팽의 왈츠들은 크지 않은 소품 형식을 띄고 있지만, 슈만이 “쇼팽의 왈츠에 맞춰 춤을 춰야 한다면 상대의 절반 이상이 백작 부인이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우아하고 고귀한 느낌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작인 19번 역시 그러한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https://youtu.be/PinC7LAXwvA


2. 쇼팽 녹턴 E flat major op.9-2
- 쇼팽의 녹턴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왼손의 반복된 리듬에 맞춰 노래하는 오른손의 멜로디가 우리에게 담담히 말을 건넵니다. 마지막에 도달하자 마음 속 깊숙이 감춰두었던 감정을 내보이고, 다시 잦아들며 이어지는 트릴에 마치 한 명의 인생을 엿 본 듯합니다. 어떻게 이런 곡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https://youtu.be/QR10Od1cLaM


3. 마르티니 사랑의 기쁨
- 아마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익숙한 곡입니다. 원곡은 가곡으로, 제목과 달리 변함없는 사랑을 맹세한 애인의 허무한 변심을 슬퍼하는 비련의 노래라 합니다. 평온하게 시작하는 앞부분과 달리 전조된 이후의 곡 진행이 비통한 느낌을 가져오는 듯 합니다.

https://youtu.be/tc34Zbo1tEw


4. 슈만 다비드동맹무곡 op.6-14
- 18곡으로 이루어진 피아노 연작집인 다비드동맹무곡의 14번째 곡입니다. 무곡이라 되어있지만 실제 무곡 형태라기보다는 슈만의 두 자아간 대화라고 보는 편이 더 좋을 듯 합니다. 이 곡은 조용하고 명상적이며 약간은 우울한 성격의 오이제비우스적인 음악으로 “아름답게 노래하면서”라는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제목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듯한 멜로디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https://youtu.be/Uc5ks_gvyCw


5. 가곡 봄처녀, 님이 오시는지
- 이은상의 시조를 홍난파가 작곡한 봄처녀는 학창시절 가창 시험의 단골곡이었던 듯 합니다. 또한 박문호의 시에 김규환이 곡을 붙인 님이 오시는지도 귀에 익숙한 가곡입니다. 두 곡 모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애수의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JPH0i4AGg6U

https://youtu.be/aV0kmOMTdhU


6. 그리그 서정적 소품 중 아리에타 op.12-1
- 북유럽의 차가운 햇빛이 짙푸른 북해 바다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풍경이 연상되는 아름다운 곡입니다. 처음 들었을 땐 슈만같기도 하지만,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선율 속에서 느껴지는 차가움과 정돈된 느낌은 노르웨이 출신 작곡가인 그리그의 작품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감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https://youtu.be/9CHUAK-QwTk


7. 쇼팽 이별의 왈츠 A flat major op.69-1
- 쇼팽의 왈츠는 기본적으로 춤을 추기에 좋은 곡들이 드물고, 이 곡도 역시 그렇습니다. 마리아 보진스키와의 사고 같은 만남과 불 같은 사랑을 뒤로하고 파리로 돌아오는 아쉬움을 담은 이 곡은 69-2의 애절함과는 달리 사랑의 기쁜 순간들을 담고 있습니다. 재회의 기대감으로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곡이 된 듯 합니다. 여러분 기억 속 누군가와의 진한 첫만남을 상상하시면 감상이 배가 될 듯 합니다.

https://youtu.be/jiBfZr2xhRo


8.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번 1악장 C major op.2-3 mov.1
- 베토벤의 다장조 소나타 3번입니다. 처음부터 3도 중음의 트릴로 시작하는 고난이도의 소나타로, 입시곡으로도 유명합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느낌으로 베토벤 특유의 경쾌하며 자신 있는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청중 입장에선 멜로디가 명확해 쉽게 들리지만 상당한 테크닉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도전하기 어려운 곡입니다.

https://youtu.be/QaBrjn3Nn6M


9. 쇼팽 폴로네이즈 A flat major, op.53
- 폴란드의 화려한 시대를 연상시키는 웅장하고 힘찬 구성으로, 영웅 폴로네이즈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곡입니다. 쇼팽이 이런 곡을 작곡했다는 것이 믿기 않을 정도로, 쿵쾅거리는 발걸음으로 다가오는 용감한 군대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와글거리는 음들 속에서도 뚜렷하게 들리는 멜로디는 역시 쇼팽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https://youtu.be/d3IKMiv8A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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