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설렁 샤모니몽블랑-1

십 년동안의 목마름을 채우다.

by 임경희

샤모니몽블랑.

십 년 전, 몽블랑에 발만 담가 보고 돌아온 뒤 그곳은 언제나 가고 싶은 곳 1순위였다.

그때, 남긴 글을 보니 '십 년 후 칠십 즈음에 여기, 이 자리에 올 수 있을까'라고 쓰여 있다.

칠십 년 가까이 살면서 강하게 지탱하여 준 긍정의 힘 덕일까?

정확히 십 년후인 올 유월에 나는, 우리는 그곳에 다녀왔다.

샤모니몽블랑은 그때 모습 그대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트레커들의 성지. 하얀 설산이 양쪽으로 도열하여 감싸주고 있는 작고, 예쁘고, 제법 소란스러운 마을.

마음은 TMB (TOUR DU MONT BLANC)를 걷고 싶었지만 170km의 거리를 고도 1000m가량 오르내리는 강행군과 산장에서의 단체 숙박은 자신 없었다.

그냥 무리하지 않고 내키는 대로 걸으며 즐기기로 했다. 이름하여 설렁설렁 몽블랑.


6개월 전부터 틈틈이 검색하다가 얻어걸린 80만 원짜리 사우디 경유 제네바도착 초저가 사우디아 항공권과 폭풍 검색하며 찾아낸 착한 가격의 에어 B&B숙소 예약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몽블랑 산군의 백여 개의 트래킹 코스 중 우리에게 맞는 코스를 스스로 택해야 했으므로

머리와 눈이 많이 아프다

몽블랑앱을 다운 받았지만 그나마 버버벅거리는 영어버전도 자꾸 불어로 넘어가 버려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쉽지 않다.


준비기간 동안의 달큼함과 예정일이 다가오는 설렘 때문에 여행한다는 썰이 무색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며칠 전부터 계속된 감기로 컨디션도 많이 다운된 상태로 여행을 시작한다.


어쩌랴 그냥 부딪치는 대로, 힘닿는 대로 걸어보자. 천상의 하얀 산들을 옆에 끼고

야생화 만발한 조붓한 길을 취한 듯 걸어보자.

매번 오기 싫다 징징대다가 설산 벌판에 데려다 놓으면 엄청 신나 하는 병태 손 꼭 잡고ᆢ


*미리 준비한 것

1. 트레블 월렛카드-이건 해외여행 필수품.

현금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넘 편리하다

2. 출발할 때와 경유시 공항 라운지 이용할 PP카드

3. 계획한 일정에 맞춘 날짜의 몽블랑멀티패스

우린 7일.

4. qc테르메드 스파 예약. 미리 예약해 놓고 한 시간 전 취소하면 된다 해서 예약.

5. 제네바에서 샤모니 버스 예약- 성수기 때 미리 예약해 놓지 않으면 낭패 당할 수 있다

OMIO앱을 이용했는데 한글로 돼 있어 예약하기 쉽고 2시간 전에 취소 가능하다

6. 유심칩 필수.

바꿔 끼지 않아도 되는 e-심을 사고 싶었는데 내 폰은 적용되지 않아 3G짜리 유럽 유심칩을 미리 구입했다. 지도 볼 때와 기타 검색에 필요한 것이라 동영상 마구 보지 않으면 충분할 듯.

제네바공항에서 갈아 끼웠는데 대만족.

택포 12,000 정도로 15일 동안 아무 데서나 검색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7. 여행자 보험

나이가 드니 보험료가 살짝 비싸졌지만 거의 트레킹만 다닐 예정이니 보험을 들고 가는 것이 마음 편하다. 비교 사이트에서 비교해 보고 제일 기본 보장 보험에 가입했다.

첫날은 스위스로 건너가 에모송 Emosson댐에 오른다.

몇 년 전 티브이를 보던 병태가 무심코 "와~~ 저기 멋있다." 말하다가 입을 틀어막는다.

"어디 어디? 어디든 데려가 준다니까?"

설거지하던 영자가 잽싸게 달려가서 설산 꼭대기를 달리는 앙징맞은 꼬마기차를 보고 말았다. "죽기 전에 저런 거는 꼭 타봐야 하는 거 알지?"

젖은 손으로 메모해 둔다.


가고 싶은 곳은 하나 없고 여행은 백퍼 영자만을 위해서라고 뻐기는 병태의 이런 실수는 많이 고맙다. 병태가 먼저 가고 싶어 하던 유일한 곳이라고 우기며 에모송 댐으로 향한다.


꼬마기차타고 바라보는 몽블랑 산군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