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월에는 샤모니의 큰 축제,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 러닝대회 UTMB가 있다. 누적 상승고도 10,000m , 170km를 46시간 30분 내에 달린다. 그 대회 전, 6월 말에는 단축 러닝 대회가 있다. 오늘은 단축 중에 제일 긴 코스, 90km를 완주한 선수들이 결승선에 들어오는 날이다. 10km 이상 걷기도 힘든 길을 달리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저런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
달리기는 삶에 충실하고자 노력한 나의 동반자였다. 오랜 세월 쉬지 않고 달리면서 새로운 세계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보잘것없다고 실망할 것 없고
큰 성취라고 우쭐댈 것 없다 작은 성취 뒤에 뜻밖의 인연이 기다리고 있고 그다음에는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다.
-나는 울트라 러너다- 심재덕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양의 피땀을 흘린 후에 그들은 계곡을 넘고 언덕을 달렸을 것이다. 존경을 가득 담아 들어오는 선수들을 환호로 맞이한다.
결승선에서 기다리던 아들 손을 잡고 함께 뛰는 아빠
여러나라에서 참여한 거리공연들이 한껏 흥을 돋군다.
마라톤 축제는 끝나고 우리의 샤모니몽블랑 트레킹도 끝났다. 내일은 안시로 이동한다.
안시 역시 십 년 전, 온전히 느끼고 싶은 도시였는데 쫓기듯 허둥대다가 떠나온 도시여서 느긋하고 푸근하게 마주하고 싶었다.
다시 또 가슴속이 밀물처럼 밀려와 빈틈없이 채워주는 감사로 넘친다. 십 년을 그리워하고, 차근차근 계획하고(경비를 모으고) 저지르고 보니 지금 이곳에 있다. 제일 편한 평생 친구 병태와 함께.우리에게 허락된 걷는 여행은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몇 년 남지 않았더라도 넘치게 감사하다. 차곡차곡 저축해 둔 충만한 감사만으로도 평생 되새기며 살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