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를 담는 봉투가 묶여져 있는 것을 보았다. 꽁꽁 묶인 봉투를 풀고자 애를 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짜증이 화가 되려고 하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지금 정말 많이 예민하구나. 정말 별거아닌 일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를 돌보지 않아서였다. 쫓기는 삶을 살면서 계속 불안하고 날카로워짐을 느껴왔다.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괜찮은 상태가 아니었다.
남을 돌보기 전에 나를 돌봐야 한다. 설사 그로 인해 잠시 여러 일이 진행되지 못한다하더라도 상관없다. 나를 돌보는 일은 다음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인 것이다.
생각해보니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도 아니다. 단 5분 정도만이라도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스스로 만들기로...그리고 그 속에서 온전히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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