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스러운 사랑

<내 남자의 수상한 행동>

by 나은진

“저쪽 테이블에 계시던 손님이 물어봤어요. “

자주 가는 치킨집 사장님이 카드단말기에 내 신용카드를 넣으며 말했다.


“사장님, 뭘 물어보셨어요?”

“부부사이냐고”

사장님은 우리를 보며 웃었다.


박사논문을 쓰고 있던 때, 가끔 우리는 치킨집에서 치킨과 소맥을 먹었다. 우리가 정말 부부인지 궁금했던 그 손님 역시 치킨집 단골이라고 했고, 부부라면 저렇게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물음의 이유였다. 연애 8년에 결혼 7년 차 부부를 애틋한 불륜으로 봐주시는 그분에게 감사했다.


나에게 남편은 절친이었다. 내가 읽은 책 내용, 생각한 것 등등 하루에 있었던 모든 일을 남편에게 말했고, 남편은 항상 재미있게 들어주었다. 들어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가 묻는 수많은 질문들에도 남편은 귀찮아하는 내색 없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주변 사람들은 할 이야기가 많은 우리 부부를 부러워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듯 보이는 남편의 행동은 나를 사랑을 많이 받는 여자 그래서 행복한 여자로 보이게 했다. 하지만 내 마음에는 남편의 사랑에 대한 의심이 커가고 있었다.


남편은 내가 박사논문을 잘 쓸 수 있도록 집안일을 도맡아 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번번이 지켜지지 않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남편에게 나는 화를 자주 내었다. 결국 일주일에 한 번 집안 청소만 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남편은 그러겠노라 진심으로 대답한 듯 보였지만, 남편은 이 작은 약속마저도 거의 지키지 않았다. 이것 외에도 남편이 지키지 않는 약속은 수두룩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힘듦을 뻔히 보면서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

‘본심은 숨긴 채 나를 사랑하는 척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창래의 장편소설 <<척하는 삶>>이 자꾸 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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