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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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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더티브 Jul 17. 2020

"'엄마 경력' 덕분에 마케터 됐어요"

[마더티브X위커넥트] 김수현 키튼플래닛 콘텐츠 마케터

경력보유여성들의 커리어 성장을 돕는 채용 플랫폼 '위커넥트(Weconnect)'와 마더티브가 만났습니다. 위커넥트 파트너 인터뷰에 실린 다시 일을 시작한 엄마들의 소중한 경험담을 마더티브 '엄마의 일' 기획 시리즈에도 싣습니다.



김수현 키튼플래닛 콘텐츠 마케터


어린 시절부터 광고를 만드는 게 꿈이었던 김수현 님은 정해진 수순처럼 광고회사에 취직해 카피라이터와 AE로 일했다. 출산 후, 커리어보다 중요한 것들이 많아진 삶을 살게 되면서 그녀는 오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지만, 광고에서 멀어지려 할수록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결국 위커넥트의 문을 두드린 김수현 님은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을 만났고, 현재 키튼플래닛의 콘텐츠 마케터로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만약 그녀가 당시에 이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개인 김수현은 물론, 스타트업 키튼플래닛 또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되었을지 모른다.




키튼플래닛의 '브러쉬 몬스터'를 소개해주세요. 수현님은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브러쉬몬스터는 예방 중심 덴탈케어 서비스 스타트업 키튼플래닛에서 개발한 어린이를 위한 양치 서비스 앱이고요. 증강현실(AR)을 접목해 어린이들의 양치 습관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저는 작년 9월에 입사한 키튼플래닛의 콘텐츠 마케터로서 SNS 운영, 광고 제작, 캠페인 및 이벤트 운영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브러쉬몬스터 앱을 찾아보니 증강현실로 구현돼 아이들이 재미있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네, 아이들이 진짜 좋아해요.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전동칫솔이 있긴 하지만, 꼭 전동칫솔을 구입하지 않아도 일반 칫솔로 충분히 양치 교육을 받을 수 있거든요. 자신의 움직임을 AR로 보면서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양치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즐거워하죠. 또 양치를 다 하고 나면 매일 스티커를 발급해주거든요. 그걸 모으려고 양치하는 아이들도 있어요.(웃음)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있어서 놀이하듯 양치를 배울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수현님 자녀들도 브러쉬몬스터로 양치를 하겠네요.


맞아요. 저는 7살, 3살 남매를 키우고 있는데 둘째는 아직 어려서 못 하지만, 큰아이는 열심히 쓰고 있어요. 이제 혼자 양치하는 법을 알아야 하니까 브러쉬 몬스터를 켜주고 따라하라고 한 뒤, 그 사이에 제가 둘째 아이 이를 닦아줘요.(웃음) 그리고 나서 첫째가 잘 닦았는지 확인하죠. 브러쉬몬스터를 사용하면 양치가 끝난 뒤 양치결과보고서도 볼 수 있거든요. 아이가 스스로 이를 닦으면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잘 닦이지 않은 부분을 제가 마무리해주고 있어요.


키튼플래닛에 입사하기 이전에도 마케팅 업무를 하셨어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광고를 만드는 게 꿈이었거든요. 그래서 대학에서는 광고홍보를 전공했고, 졸업 후 광고대행사에 다녔어요. 카피라이터로 1년 반 정도 근무한 뒤, AE로 전향해 쭉 광고기획자로 일을 했죠. 결혼해서도 계속 회사를 다니다가 첫째 아이 임신하고 퇴사를 했어요. 광고회사는 야근이 잦고 업무강도가 세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 후로 2015년에 첫째를, 2018년에 둘째를 출산하며 줄곧 집에서 아이들을 키웠어요.


육아에 몰두한 3~4년간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저는 친정, 시댁이 다 멀어서 독박육아를 했어요. 다행히 아이들이 순하긴 했지만, 그래도 힘들었죠. 특히 둘째가 막 태어났을 때 남편 회사에 야근이 많아져서 혼자 두 아이를 감당해야 했는데, 큰아이와 신생아를 함께 돌보니 너무 힘든 거예요. 그때부터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던 것 같아요.(웃음)


그럼 다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언제부터였나요?


퇴사 전 제 경력이 5년 정도였기 때문에 공백 기간도 5년을 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아무리 늦어도 2019년에는 일을 시작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막상 둘째를 낳고 보니 두 아이를 맡길 데가 마땅치 않더라고요. 아이들을 생각하면 다시 회사에 취직할 수 없을 것 같아 육아를 하는 동안 제과제빵도 배우고 코딩도 배웠어요. 제가 취업을 하려고 생각하던 시점에, 여성가족부에서 경력보유 여성을 대상으로 코딩을 교육해 방과 후 교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있었거든요. 아이 키우면서 하기에 좋은 일인 것 같아서 교육을 수료하고 실습까지 나갔는데 자꾸 이전에 했던 광고, 마케팅 일이 발목을 잡는 거예요. 막상 다른 일을 하려니 계속 미련이 남고,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전 경력을 포기하려 했던 이유는 뭔가요?


야근도 잦고, 업무가 무척 많기 때문에 다시 그 업계에 들어가면 육아를 아예 포기해야 했거든요. 실제로 제가 회사에 다닐 때만 해도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여자 선배가 거의 없었어요. 아이가 둘이나 있는 이상, 다시는 광고 업계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 생각하던 찰나에 위커넥트를 보게 된 거죠. 위커넥트를 통해서라면 제 경력을 살려서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럼 첫 지원한 회사가 키튼플래닛이었던 거예요?


아니에요. 다른 회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졌어요. 아무래도 경력 공백이 있다 보니, 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보충할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그때 위커넥트의 '커리어 리스타트 워크숍'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경력이라기보다 경험인데, 이걸 어떻게 경력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 시간이 헛되게 느껴지지 않는 일을 하고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커리어 리스타트 워크숍을 통해 엄마라는 경험을 어떻게 경력화할 수 있을지 알게 됐고, 덕분에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보완해 키튼플래닛에 지원할 수 있었어요.


키튼플래닛의 업무는 수현님의 경력과도 잘 맞고, 엄마라는 경험까지 필요한 일이네요.


맞아요. 엄마로 지낸 시간을 브랜딩에 녹일 수 있다는 게 제일 좋더라고요. 사실 집과 거리가 좀 있어서 처음에는 지원을 망설였거든요. 그러다가 '일단 붙고 고민하자'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최종합격을 한 거예요. 일주일 만에 부랴부랴 시터 선생님 구하고, 아이들 적응시키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후로도 입사하고 한 달간은 조금 힘들었는데 다행히 어떻게 잘 흘러가더라고요.(웃음)


갑작스럽게 출근을 하게 됐는데,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요?


남편하고는 조금 싸웠어요.(웃음) 저희 집은 서울인데, 회사가 판교에 있다 보니까 힘들어서 어떻게 출퇴근 할 거냐고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다행히 회사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10시 출근, 5시 퇴근이 가능했기 때문에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요.


다만 큰아이가 저랑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본인이 필요로 할 때 항상 엄마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혼란스러워할 것 같았거든요. 또 둘째 아이는 워낙 어렸고, 어린이집에 보내니 자꾸 아파서 안쓰럽더라고요.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엄마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일을 하려면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고 이것 때문에 지금 취직을 포기하면, 앞으로 다시는 일을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한 번 마음 먹은 이상, 부딪혀봐야겠다는 생각에 밀고 나갔던 것 같아요. 다행히 아이들이 적응을 잘 해줬어요.



면접 준비를 굉장히 열심히 하셨다고 들었어요.


제가요?(웃음) 아마, 일을 하지 않았던 기간이 길어서 그만큼 준비를 더 했었나 봐요. 저는 우선 회사에서 어떤 인재상을 뽑는지 유심히 보고, 제 이전 경력과 엄마로서의 경험 중 무엇을 더 강조하면 좋을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또 회사 홈페이지와 SNS를 전부 살펴 본 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홍보 전략을 면접 때 이야기했는데,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셨던 거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


당시 회사에 캐릭터가 있었거든요. 브랜드에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큰 자산인데,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 캐릭터들을 SNS의 페르소나로 적용해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드렸죠. '나는 행성에서 온 양치몬이야'라는 식으로요.(웃음) 또는 이 캐릭터들을 어린아이로 의인화해서 아이들이 양치할 때 겪는 불편함을 웹툰으로 제작해 엄마들에게 보여줘도 좋을 것 같았어요. 나름대로 생각한 여러 기획을 면접 때 말씀드렸는데 마침 회사에서도 캐릭터 활용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다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브러쉬몬스터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cheeka.mom)의 '치카맘'이 그 과정에서 탄생했군요!


맞아요. 입사 첫 날에 SNS 기획안을 만들어서 보여달라고 하셨는데, 그 안에 치카맘이 있었어요. 엄마 고객들과 소통하려면 인스타그램 페르소나를 엄마로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브랜드 캐릭터들을 아이들로 설정했죠. 덕분에 치카맘은 삼 남매의 엄마가 됐어요.


첫 출근한 날 기억나세요?


네, 잊을 수가 없어요.(웃음) 너무 정신없었거든요. 아이들 어린이집에 보내고, 남편이 회사에 출근을 시켜줬는데 이상하게도 2시간이나 걸려서 도착을 한 거예요. 다행히 일찍 나와서 지각은 안 했지만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들어갔어요.(웃음) 그리고 몇 년간 집에 있다가 회사에 나오니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동안 감이 떨어졌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들었어요. 처음에는 회사 프로세스에 관해 설명을 듣고, 제가 해야할 일을 말씀해주셨는데 방금 이야기 한 SNS 운영 기획안을 써야 하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와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에게 SOS를 보냈죠. "너희 회사 운영 기획안 좀 보여줘!"라고요.(웃음) 친구들이 보내준 양식을 참고해 제 방식대로 정신없이 기획안을 썼던 기억이 나요. 그 후로도 2주간은 바짝 긴장한 채로 회사에 다녔어요.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체력적, 정신적으로 제일 힘든 게 무엇이었나요?


둘 다요.(웃음) 그런데 체력적으로 힘든 건, 체력을 키우면 되는 거고 정신적인 건 스트레스를 풀면 되는 거라서 많이 힘들진 않아요. 다행스럽게도 키튼플래닛은 일의 강도도 높지 않고, 동료들 간의 유대관계도 좋아서 직장생활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거든요. 저는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 밤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에요.


혼자만의 시간에는 주로 뭘하세요?


이전 회사에 다닐 때 제일 힘들었던 게 여가시간이 없다는 거였어요. 매일 야근을 하면서, 일하는 사람에게 취미생활이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기 때문에 키튼플래닛에 입사한 뒤로는 틈날 때마다 글을 써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독립출판도 해 볼 생각이고요. 그동안 온라인으로 글 쓰는 모임을 해서 원고가 많이 쌓였는데 그냥 가지고 있기는 아깝더라고요. 그런데 책 만드는 과정을 하나도 몰라서 요즘은 토요일마다 책방에서 독립출판에 대한 수업을 듣고 있어요. 덕분에 요즘 남편이 자꾸 놀려요. 우리 집에 냄비 받침 잔뜩 생기는 거냐면서요.(웃음)


그동안 수현님이 거둔 업무적 성과 중 가장 의미 있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스타트업 마케팅 지원사업 '아윌비빽 2020(I Will be 빽 2020)'에 선정된 거예요. 제가 프리젠테이션을 했는데, 최종 우승팀으로 선발돼 3억 원 상당의 마케팅 혜택을 받게 됐거든요. 덕분에 아이들이 흥얼거릴 수 있을 만한 힙합 느낌의 광고송을 제작해 송출할 수 있었어요. 사실 이런 경연은 항상 대표님이 하셨기 때문에 제가 발표를 맡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마케팅 관련 대회이고, 아이들을 위한 브랜드니까 엄마가 화자로 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얼떨결에 발표를 맡게 돼서 2주간 열심히 준비했죠.(웃음) 처음 무대에 서서 엄마로서 제가 느꼈던 양치에 대한 불편함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저희 첫째가 일곱 살이 됐을 때 제가 가장 많이 한 말이 "네가 스스로 해 봐"였거든요. 생각해보면 젓가락도 연습용 교정 젓가락도 있고, 자전거도 보조 바퀴가 달려 있는데, 양치는 연습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브러쉬몬스터는 그 생각에서부터 만들어진 브랜드라는 걸 어필했어요. 아무래도 엄마의 입장에서 제품을 소개하니까 더 설득력이 있었던 거 같아요.


당선 됐을 때 어떠셨어요?


'아 다리 뻗고 자겠다.'(웃음) 회사에서는 선정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는데, 내심 부담이 많았거든요. 우승팀으로 호명되자마자 다 같이 소리 질렀어요. 진짜 기쁘더라고요.



이전에는 에이전시에서 일했다면, 지금은 인하우스로 브랜드의 주인이 되어 마케팅을 하고 있잖아요. 일을 대하는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요. 브러쉬몬스터가 잘 돼야 저도 잘 되는 거니까 주인의식이 강해졌죠. 브러쉬몬스터와 같이 커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또 과거에는 광고주가 브랜드의 방향성을 정하고, AE는 그걸 따르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브랜드를 위해 일을 한다기보다는 광고주를 위해 일하는 느낌이었거든요. 지금은 나의 일이 곧 브랜드의 일이기 때문에 훨씬 주도적으로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성공해도 내 덕, 실패해도 내 탓이니까요.(웃음) 그런데 그게 부담으로 느껴지는 게 아니라 책임감이자 자부심이라서 훨씬 더 열심히,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앞으로 수현님은 커리어를 어떻게 이어갈 계획인가요?


짧게는 브러쉬 몬스터를 많이 알려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어요. 그런데 사실 고민이 많아요. '키튼플래닛을 나가서도 마케팅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거든요. 저는 계속 나이를 먹는 데 반해, 마케팅이라는 분야는 흐름이 빠르고 트렌드에 민감한 일이라 제가 잘 쫓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잘 하고 싶어요. 먼 미래에는 키튼플래닛처럼 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한 스타트업에 가서 또 한 번 브랜드를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이전 경력을 살려 이직한 것에 후회는 없으세요?


네,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는데 그건 키튼플래닛의 조직문화가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하루의 업무량을 스스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근무 시간을 넘겨 퇴근하는 일이 거의 없거든요. 만약 키튼플래닛이 아닌 일반 광고 회사를 갔다면 후회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지속한다는 기쁨은 있었겠지만, 그 대가로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는 어려웠을 테니까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건 어떤가요?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저희는 조직이 작다 보니 1인 1팀 체제로 운영돼요. 이게 저에게는 장점으로 느껴져요. 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설사 잘 안 되더라도 배우는 게 많으니까요. 자신의 기량을 배로 더 발휘할 수도 있고요. 덕분에 일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져요.


취업 준비를 시작했던, 과거의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겁먹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경력 공백이 있어도,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면 누구나 알아보게 되어 있으니까요. 사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애들은 어떡하지,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당장 일하지 않는다고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괜한 욕심인가' 같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계속 생각만 하다 보면 아무 것도 못할 것 같더라고요. 일단 겁먹지 말고 저질러야 해요.


지금 제 주변에도 일을 하고 싶지만 아이 때문에, 혹은 살림을 놓을 수가 없어서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마인드를 바꾸면서 살림을 포기했어요. 남의 손을 빌릴 수 있는 건 과감히 부탁하고, 나는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집안일은 어떻게든 다 굴러가게 되어 있어요.(웃음) 이렇게 생각하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장벽이 낮아질 것 같아요.


일하는 엄마를 본 아이들의 반응은 어때요?


처음에는 "엄마가 일을 왜 해? 일은 아빠만 하는 거지"라고 했어요. 그래서 일부러 제 일의 결과물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이거 엄마가 만들었어”라고 얘기해줘요. 제가 기획해 만든 광고나 이미지들을 보여주면 신기해하더라고요. 덕분에 이제 엄마가 일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요즘은 그림책에도 엄마가 워킹맘으로 등장하더라고요.(웃음)


그런가요?(웃음) '엄마도 일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계속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얘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by. 성소영
다양한 매체에서 글이 중심이 된 콘텐츠를 제작했다. 독립잡지 <나이이즘>의 에디터로 참여했고, <채널예스>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일하는 여성의 삶에 관심이 많은 워킹맘이다.


* 더 많은 위커넥트 파트너 인터뷰는 위커넥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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