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넷플릭스 고퀄 만화, 엄빠도 함께 즐겨요
안녕하세요. 마더티브 에디터 인성이에요.
끝을 모르는 팬데믹 시대, 모두 안녕하신가요? 3살, 6살 아이 둘이 있는 저희 집은 주말만 되면 방바닥을 벅벅 긁고 있어요. 아이들이 긴급돌봄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등원하고 있어 더욱 조심하려고 노력하는데요. 코앞으로 다가온 긴 추석 연휴도 걱정이에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됐을 땐 금방 끝날 거란 생각에 '집콕 놀이'를 즐기기도 했지만 팬데믹이 계속되면서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어요. 결국 모든 놀이의 끝은 유튜브, '기승전유튜브'가 되는 날이 많았죠. 멍한 표정으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죄책감은 커졌지만, 양육자의 업무·휴식 시간도 절실했어요.
아이들이 주로 보는 유튜브 영상은 장난감 리뷰예요. 별다른 맥락 없이 사용법을 보여주거나 장난감으로 역할극을 하는데 스토리가 조악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른들은 모르는 중독성 강한 매력이 있는지 아이들은 어느 날부터 만화도 거부하기 시작했어요. '이건 아니다' 싶어 눈물을 머금고 유튜브를 끊기로 했죠. 유튜브는 끊어야 했지만, 영상물을 모두 끊는 건 불가능했어요. 만화 못 잃어…ㅠㅠ
하늘이 도왔는지 마침 애용하는 왓챠와 넷플릭스에 아이들이 볼 만한 작품들이 채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가 함께 봐도 재미있고 유익한 고퀄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꽤 있었죠.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집콕' 코로나 시대, 유튜브 육아에 지친 부모에게 추천하는 고퀄 만화 추천 세 가지.
https://watcha.com/staffmades/3220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가 담긴 왓챠 큐레이션 컬렉션이에요. 아직 장편 영화를 보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보기 좋아요. 공주, 로봇 등 고정된 성역할을 강조하거나 이분법적으로 선과 악을 가르는 단순한 스토리보다는 그림책같이 울림 있고 깊이 있는 작품이 많아요. 새로운 관점이나 화두를 던지는 실험적인 작품들도 있고요.
첫째 아이는 <겨털소녀 김붕어>와 <할머니의 케이크>를 즐겨봐요. 어디서 배웠는지 겨드랑이털에 거부감이 있던 아이였는데요. 수영 능력자 김붕어가 다른 이의 시선을 극복하는 <겨털소녀 김붕어>를 본 다음부턴 겨털은 물론, 외모로 자신의 능력을 한계 지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또 할머니 손에서 자란 아이는 <할머니의 케이크>를 보며 할머니의 사랑을 더 짙게 추억하게 됐고요.
비염인들에게 폭풍 공감을 받고 있는 작품 <(OO)>도 엄청 좋아하는데요. 꽉 막힌 코를 푸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굉장히 새롭게 표현했더라고요. 아이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왔는지 볼 때마다 재밌어해요.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라 모두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들은 아니에요. 전체관람가가 아닌 작품도 많으니 연령대 별로 잘 골라봐야 한다는 점은 주의. 단편 영화 컬렉션 '숏숏 영화'에 있는 영화 <우리들>을 만든 윤가은 감독의 단편 영화 <콩나물>도 아이들이 좋아해요.
이 작품은 첫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패트와 매트라니, 추억의 캐릭터죠. 저도 어렸을 때 비디오가 닳도록 빌려 볼 정도로 좋아했어요. 여러 시리즈가 있는데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 은 2017년 한국에서도 개봉한 극장판 작품이에요.
화장실에 수납장 하나 들이려고 세면대를 뜯고 미로 같은 수도관을 설치하거나, 게임판이 망가져 지붕을 뚫어버리는 뚝딱뚝딱 대소동. (대체 왜...)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황당 스토리인데요.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고구마 백 개 먹은 것처럼 속이 터질 것 같은데 방법이 너무 창의적이라 점점 빠져들고 아이들도 아주 좋아해요. 첫째 아이는 망치와 톱 등 연장 장난감을 갖고 집을 고치겠다며 여기저기 뚝딱 거리며 따라 놀기 일쑤예요.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이 '쑥대밭 전문 듀오'(출처: 나무위키)는 에피소드 끝에 항상 '우리가 해냈어!'라며 뿌듯해하는데 '결과야 어떻든 과정이 즐거웠으면 됐다', '모든 삶이 완벽할 수 없다'는 해탈의 경지를 보여주는 철학적인 작품이 아닐까 해요.
특히 이 작품은 스톱모션 기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메이킹 영상을 보여줬더니 더 흥미로워하더라고요. 어떻게 인형이 움직이는 거냐며 자기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요. 대학 때 스톱모션 작품으로 공모전 대상 받았던 엄마는 이걸 또 진짜 해보려고요. (사서 고생하는 편)
총길이는 1시간 23분이지만 짧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장편이라 에피소드별로 끊어 보여주기도 좋아요.
일부러 소개하지 않아도 유명한 작품이지만 팬심으로 추천. 전 아이들과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는 게 오랜 꿈이었어요. 그리고 이번 기회에 그 꿈을 이뤘죠.
올해 초 넷플릭스에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이 대거 업데이트됐어요. 넷플릭스에 돈 내는 보람이 더 생겼죠. (호구 인증^^) 당시엔 아이들이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못 봤는데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극심해져 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틈을 타 시도해보았어요. 시작은 역시 <이웃집 토토로>. 이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루 밑 아리에티>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까지 정주행에 성공했네요.
아이들과 함께 본 지브리 작품들은 자연보호와 평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는데요. 토토로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가오나시는 왜 계속 먹을까, 작은 사람들은 왜 사라졌을까 등 작품을 보고 이야기 나누며 어려운 주제도 쉽게 설명할 수 있었어요.
왓챠, 넷플릭스... 그게 뭐냐고요? 핫한 OTT 서비스이지만 구독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유튜브 고퀄 만화 추천’도 준비했어요. 곧 발행 대기 중이니 기대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이 콘텐츠는 뒷광고도, 앞광고도 아님을 밝힙니다.ㅎㅎㅎ 순수한 팬심과 집콕 육아를 돕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한 콘텐츠일 뿐이에요. 나만 아는 좋은 작품, 더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
긴 추석 연휴에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며 안전하고 즐겁게 잘 버텨보아요!
| written by. 마더티브 에디터 & 창고살롱 커넥터 인성
나를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웹진 <마더티브> 인스타그램 instagram.com/mother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