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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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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더티브 Dec 26. 2020

"<내 일 안내서> 가장 큰 수혜자는 우리였어요"

버나크 활동을 마치며, 마더티브 에디터들의 제작 후기 

안녕하세요. <마더티브> 에디터 홍입니다(‘창고살롱’ 지기 현진이기도 해요^^). 


지난 토요일, <마더티브>와 <포포포 매거진>이 ‘마티포포’라는 이름으로 함께 만든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핸드북>(이하 내 일 안내서) 온라인 북토크가 있었어요. <나의 사적인 세종 이주기>를 만든 ‘진심'팀과 함께 ‘기혼 여성의 일과 삶’이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에디터 홍과 함께 ‘창고살롱’을 운영하고 있는 살롱지기 혜영이 사회를 맡았어요. <포포포 매거진> 유미님도 함께 해주셨고요.


사실 <마더티브>를 2년 넘게 운영하면서도 구체적인 독자들이 어떤 분들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가끔은 허공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마더티브>를 계속 운영하는 게 맞는 걸까’ 조금은 막막할 때도 있었고요. 


이번에 <내 일 안내서-핸드북> 배포 신청 사연 하나하나 읽고 또 북토크하면서 <마더티브>를 보는 분들이 이런 분들이구나, 알게 돼서 기쁘고 또 설레요. <마더티브> 에디터들처럼 일과 육아 사이에서 분투하고 있는 분들이 많구나. 이 목소리들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답니다.

 

북토크 전에 혜영님이 사전 질문지를 보내주셨는데요. 에디터 홍과 인성이 함께 작성한 내용을 공유드려요.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준비하게 됐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저희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게 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내 일 안내서-확장판 인터뷰집>은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고요. 곧 텀블벅 펀딩 오픈하려고 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내 일 안내서-핸드북> PDF 무료 배포 신청을 받고 있어요. 1000부가 하루 만에 동이 나서 못 드린 분들이 많아서 아쉽더라고요. 


1. 간단한 자기소개 2. 읽고 싶은 이유


두 가지 자유롭게 작성해 <마더티브> 메일로 mothertive@gmail.com 신청하시면 에디터 인성이 다운로드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왼쪽부터 유미, 현진, 인성, 수지. 아이들이 있어야 가능한 오프 모임@마티포포


Q. ‘마티포포’는 <마더티브> 현진&인성님과 <포포포 매거진> 유미님의 콜라보 팀이라고 알고 있어요. 두 팀 인연의 히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인성 : 저랑 현진님은 같은 언론사를 다니던 직장 동료였는데요. 2018년 5월, 저는 둘째 육아휴직 중이었고 현진님은 첫 아이 낳고 복직 후 아이 어린이집 문제 때문에 갑자기 무급휴직을 했을 때였어요. 애 낳고 일하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 우리만 힘들까 얘기하다 비슷한 처지의 다른 동료들과 함께 <마더티브>를 만들었죠. 


그리고 2019년에 유미님을 만났는데요. 유미님이 저희를 만나려고 보니 <포포포 매거진> 마케터 수지님이 현진님 어린이집 엄마였어요. 또 이런 인연이! 처음 만났을 땐 구체적으로 ‘뭘 같이 하자' 이런 건 없었는데요. 이후에 계속 같이 기획 회의하고 <포포포 매거진>에 저희 글 싣고 <포포포 매거진> 글도 <마더티브> 채널에 싣고 서로 북토크 행사도 돕고 하면서 여러 일 벌이다 여기까지 왔네요.



<내 일 안내서-핸드북>


Q. <내 일을 지키고 싶은 엄마를 위한 안내서>는 세 분의 일과 삶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신 거잖아요. 다양한 엄마들의 일 서사를 발굴해 여러 갈래의 길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신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여러 분의 일과 육아 서사를 듣고싶어요. 


현진 : 저는 기자로, 소셜벤처 콘텐츠 에디터로 10년 정도 일하면서 동료들과 <마더티브>를 창간해서 운영해오고 있고 지난여름에 다니던 소셜벤처에서 퇴사를 했어요. 최근 여기 계신 혜영님과 ‘W Plant'를 공동 창업해서 지속가능하게 일하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티 ‘창고살롱’을 론칭했어요. 현재 창업 1개월 차인데요. 지금 아이가 다섯 살인데 정말 매일매일 분투하는 것 같아요. 책 서문에도 나오는 것처럼 일을 하지 않는 내 모습은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 일과 육아를 함께 하는 게 상상 이상으로 힘들더라고요. 엄마가 되고 나서 <마더티브>, ‘창고살롱’을 만들게 되고 제가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걸 찾게 되기는 했지만 늘 시간이 부족하고 아이랑 남편한테 미안해요. 이런 고민을 다른 여성들과 함께 풀어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이 책도 그런 고민에서 만들게 됐고요.


인성 : 전 지금까지 계속 ‘월급인간’이었어요. <마더티브>와 ‘창고살롱’ 두 번의 창업 시도와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엔 계속 회사를 선택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첫 회사를 9년 정도 다녔는데 마지막 1-2년 동안 나쁜 상황이란 상황은 모두 겪었어요. 일하는 여성, 엄마로서도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 구성원으로서도요. 그래서 계속 좋은 조직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조직을 좇은 것 같아요. 다시 조직에서 일하면서 ‘내 일’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지만 두 아이 엄마로서 여러 실험도 해봤어요. 단축근무, 재택근무 같은 여러 방식의 유연근무도 해보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꾸준히 하고요. 그런데 <내 일 안내서> 인터뷰 작업하면서 큰 깨달음이 있었어요. 제가 책을 만들었지만 책의 수혜자이기도 한 거죠. 가고 싶은 방향이 있긴 했는데 확신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나름의 방식으로 일을 이어가고 있는 다양한 서사와 레퍼런스를 접하면서 용기를 얻었어요. 이제는 다른 길을 가보려고 조율하고 있어요.


Q. 인터뷰 지원자가 많았다고 들었어요. 선정된 10분의 인터뷰이 소개 부탁드려요.


현진 : SNS를 통해 신청자를 받았고 저희가 직접 섭외한 분도 있어요. 직장 안에 계신 분, 직장 밖에 계신 분이 고르게 포함됐으면 했어요. 이혜선님은 20년차 경력 직장맘이자 ‘이틀’이라는 닉네임으로 워킹맘 에세이를 계속 써오셨고, 최유진님은 6년의 경력 공백 기간 동안 파트 타임도 하고 창업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자격증을 따기도 하면서 계속 여러 시도를 해오다 최근에 본인이 정말 원하던 직장에 풀타임 정규직으로 재취업을 하게 되셨고요. 안자영님은 두 아이 낳으면서 5년 경력 공백이 있으셨다가 현재는 전공과 경력을 살려서 그로잉맘에서 상담 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세요. 김우영님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밀키베이비’라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키워가고 있으신지 들려주셨어요. 송지현님은 싱글맘이신데, 일-가정 양립을 이루기 위해서 11년간 무려 6번의 이직을 거치셨고요. 장명희님은 워킹맘 불모지인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하시면서 최근에 육아휴직을 마치고 일터에 복귀하셨어요. 


조직 밖에 계신 분으로는 이민정님은 동네에서 ‘사실은 대단한 사진관’이라는 이름의 사진관을 운영하시면서 두 아이를 키우고 계시고요. 박성혜님은 그림책을 사랑하는 동료 엄마들과 함께 ‘노른자 책방’이라는 동네 서점을 운영하고 계세요. 조현주님은 창업과 동시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2년간 아이와 ‘디어라운드’라는 회사를 동시에 키워내셨고, 마지막으로 정민지님은 네덜란드에 계시는 분인데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일하시다가 네덜란드 이주하셔서 ‘애플맘’이라는 이름으로 인스타툰을 그리면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계세요. 


Q. 성공담 일색이 아닌 실패, 현실 조언, 현재진행형 고민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긴 안내서라고 들었어요. 목차를 보고 구성이 참 촘촘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구성과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인성 :  책은 앞에서 설명해 드린 인터뷰이 10명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어요. 처음부터 너무 먼 성공담을 담고 싶지 않아서 소소하지만, 레퍼런스 삼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는 인터뷰이분들을 섭외하고 신청받았어요. 최대한 다양한 직군, 상황, 배경을 담을 수 있도록 구성했는데요.


크게는 직장인, 창업가, 프리랜서로 나눌 수 있지만 각 카테고리 안에서도 임신, 육아휴직, 유연근무, 재취업, 이직 등 다양한 일 형태와 경험으로 나뉘어요. 그래서 조직 안팎이 아니라 일하는 엄마로서 겪는 생애주기별 키워드로 나누고 인터뷰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추려 구성했어요.


이름을 가이드북으로 기획했다가 안내서로 바꿨는데요. 10명 인터뷰이분들의 얘길 듣고 보니 꼭 ‘이래라, 저래라’하는 조언만 담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키워드별로 조언을 담기도 했지만, 인터뷰이분들이 겪었던 어려움도 담았어요. 가이드북처럼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다양하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기록으로 남겨 공유하고 싶었는데 책을 받으신 분들이 이런 부분에서도 공감하고 위로받으시더라고요. ‘그래, 나만 힘든 게 아니었어’ 이런 거죠.


Q. 가장 인상적인 인터뷰이나 문장이 궁금해요. 그 이유와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에디터 인성


인성 : 모든 분들이 인상적이지만 두 아이 엄마의 희망 혜선님, 민정님, 성혜님, 자영님이 조금 더...(웃음) 아이 하나, 둘 이런 걸로 나누고 싶진 않은데요. 아이가 둘이 되니까 그냥 두 배로 힘든 게 아니어서 다른 분들 이야기가 정말 궁금했거든요. 아이 둘인데 직장인, 창업가이신 경우가 모두 있어서 큰 도움됐어요. 기억에 남는 문장도 많은데 지금은 “엄마들이 회사 일도 잘 못하는데 애도 잘 못 볼 때 제일 자괴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럴 땐 그냥 힘을 좀 빼라고 얘기해요. 둘 다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중략)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으라고 얘기해 줘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 하듯이요.”라는 혜선님의 말이 기억에 남아요. 혜선님은 20년 차 직장인이면서 글쓰기 사이드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오셨어요. 인터뷰 중에 "두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 같다"고 하셔서 제가 눈물이 터지기도 했는데요. 딱 제 심정이 그랬거든요. 일 할 때는 완벽하게 끝을 봐야 하는 성향이니까 전력 질주도 하고 싶고 홀가분하게 뛰어 나아가고도 싶은데 두 모래주머니가 내 발목을 잡는 것 같았어요. 답답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했죠. 혜선님 얘기가 많이 위로가 됐어요. 지금은 늦거나 뒤처질 수 있지만 무게를 달고 전력 질주했다간 오히려 금세 나가떨어질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힘 빼고 차근차근 천천히 달려 나아가다 보면 결국엔 더 가벼워진 다리로 멀리 뛰어나갈 수 있는 시간이 올 거라 믿게 됐고요. 어쩐지 모래주머니가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아요.


에디터 홍


현진 : 저도 일을 하면 지나치게 몰입하는 편인데요. 중간이 없고 완벽주의가 심해요. 아이 낳기 전에는 이렇게 일을 해도 저만 힘들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가족들이 힘들더라고요. 직장 생활을 하다 창업하게 된 민정님, 현주님 이야기가 저한테는 엄청 도움이 됐어요. 민정님은 저처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잘하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이었는데 두 아이 낳고 ‘애 때문에 일 못한다’는 소리를 하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아서 너무 열심히 일하다 어느 순간 번아웃이 왔다고 해요. 그때 내가 이 일을 오래 즐겁게, 아이들과 함께 계속하려면 끊어낼 부분은 끊어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현주님은 디자이너로 14년 정도 일하다 창업을 하셨는데요. 원래는 엄청 워커홀릭이셨다고 해요. 그런데 임신과 창업을 동시에 겪게 되면서 일하는 방식을 자신의 속도에 맞게 수정해 나가신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전에는 물이 깨끗한 게 중요했다면 이제는 물통을 일단 기한 내에 채우고 그다음에 퀄리티를 높여가고 또 높여가는 식으로 하신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인터뷰를 할 때 한창 창업을 고민하던 시기라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아요.  


Q. 이 책은 여성가족부 2020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버터나이프 크루) 지원을 받아 제작됐는데요. 버나크 참여 동기와 프로젝트 전/후 개인의 태도 변화/성장점이 있다면요?


인성 : <내 일 안내서>는 지금 저희한테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 얘기인데 없어서 직접 만들었어요. 2018년 <마더티브> 시작할 때 ‘엄마의 일’ 시리즈를 기획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일을 지속하고 있는 엄마들을 인터뷰했어요. 엄마의 서사를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향이 ‘일'로 이어졌어요. 그땐 인터뷰는 다 직접 만나야 한다 생각했고 갓난아기 키우며 일할 때라 여유가 없어서 인터뷰를 많이 못 했어요. 


이후 현진님이랑 가이드북 형식으로 만들어 보자고 디벨롭했고, 이런 계획을 알게 된 ‘창고살롱’ 지기 혜영님이 유미님과 ‘버터나이프크루'를 통해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고 추천해주셨어요. 유미님도 <포포포 매거진>으로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계셨으니까요.


전 사람들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다양한 사람들의 좋은 점을 레퍼런스 삼아 따라 하면서 체득하고 흡수하죠. 이번 인터뷰집 작업하면서 인터뷰하고 원고 정리하며 다양한 인터뷰이분들에게 이입하다 보니까 다른 삶을 살아도 괜찮다는 걸 간접적으로 체감하면서 세계가 더 넓어졌어요. 또 다양한 삶의 방법, 방향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인터뷰는 100% 온라인으로 진행됐어요. 이민정님과 인터뷰 중@마티포포


Q.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요?


현진 : 인터뷰 원고 정리하면서 인터뷰이 분들한테 피드백 받는데 자신의 힘든 순간을 기록해줘서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글을 보니까 앞으로도 열심히 내 일을 지켜야 할 것 같다고요. 이심전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인터뷰를 하면서 인터뷰이 분들의 일과 삶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저희 스스로의 일과 삶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너무 감사하고 이런 경험을 더 많이 나누고 싶어요. 


Q. 다양한 일의 형태를 경험하고 지금도 새로운 길을 계속 시도하며 만들어가고 계신데요. 앞으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커리어가 있다면요?


인성 : ‘진저티프로젝트’ 서현선 대표님이 하신 말씀인데요. ‘내가 있어야 할 때(right time), 있어야 할 곳에(right place) 머무르길 기대한다'고요. 그렇게 하고 싶어요. 지금 회사도 좋은 곳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공공사업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 수 있는 곳인데 두 아이 엄마이자 새로운 일에 대한 갈증이 있는 저에게 right time, right place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거요. 일할 때 결국 사람 때문에 움직이더라고요. 운이 좋아 지금 ‘마티포포’ 동료들하고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고요. 나에게 시기적절한 때(right time), 내가 있어야 할 곳(right place)에 좋은 사람들과 머무르고 싶어요.


현진 :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요. 일도 중요하지만 가족과의 시간도 중요하고. 나이가 들수록 건강도 너무 중요하고요. 일만 생각하다 보면 일을 오래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일과 삶을 함께 놓고 계속 고민하고 싶고, 더 많은 레퍼런스를 만들고 또 연결해나가고 싶어요. 


Q. 페미니스트 경제학자이자 스탠포드 경영대학 최초의 여성 교수인 마이라 스트로버가 쓴 <뒤에 올 여성들에게>에서 가장 중요한 커리어 결정은 누구를 배우자로 삼을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모두 기혼인 우리는 그 중요한 결정은 이미 해버렸고(웃음), 일과 삶의 변곡점을 남편과 함께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지, 경험을 들려주세요. 


현진 :  서로에게 있어서 커리어와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충분히 인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연애를 오래 하고 결혼을 해서 결혼 후에도 당연히 우리는 평등하게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까 변수가 정말 많더라고요. 보조 양육자 없이 온전히 둘이서 육아를 해야 해서 더 힘들기도 했고요. 서로가 커리어적으로 어떤 방향을 추구하는지, 현재 어려움은 뭔지. 끊임없이 대화하고 조율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말해주는 것. 이건 저도 잘 못했던 부분인데요. 내가 너무 힘드니까,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기 위해서 애쓰는 걸 고맙다고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서로 격려하고 안쓰럽게 생각해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인성 : 현진님 말에 200% 동의해요. 안 그래도 집중육아기라 치열한 시기인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필요한 제 커리어 특성과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시키는 게 어려웠어요. 그래도 열심히 싸우면서 솔직한 대화를 많이 했는데 서로가 적이 아니라 같은 팀이라는 걸 깨달았죠. 함께 멀리 가야 하는 팀이요. 커리어를 지속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들기도 해서 배우자와 팀워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는 육아, 가사 같은 것도 역할을 다 나눴어요. 티 안 나게 시간과 수고가 많이 드는 일이잖아요. 예를 들어 남편은 첫째 유치원, 저는 둘째 어린이집을 담당하고 주말에 일이 있을 때는 번갈아 시간을 몰아주기도 하고요. 요즘엔 제가 일이 많아 남편이 조금 더 많이 하고 있어요. 고맙죠.


Q. 이후 추가 연구 or 적용, 확산 계획이 궁금해요.


현진 : 일단 <내 일 안내서> 핸드북은 메일로 PDF 배포 신청을 받아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는 링크 보내드리고 있고요. 확장판 인터뷰집을 지금 마무리 중인데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쯤 텀블벅 펀딩을 진행하려고 해요. 안내서는 포켓북처럼 술술 넘기면서 보실 수 있고, 인터뷰집은 더 깊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집이 나오면 저자들과 함께 북토크도 하고, 추가로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해볼까 고민하고 있어요. 


버나크 마무리 인터뷰하는 현진과 인성



Q. 버나크 프로젝트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해요. 다시 버나크, 하고싶은지?


현진 : 사실 ‘엄마의 일'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해보는 건 <마더티브>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일이에요. 버나크에는 마감도 있고 또 다른 크루 분들이 훌륭한 결과물 내는 것 보면서 우리도 버나크 크루임이 부끄럽지 않게 결과물을 내야겠다는 책임감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출판비 등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도 있었고요. 의미 있는 기회였어요. 


인성 : 저도 마감과 예산 좋았어요. 또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동료들을 알게 돼 기쁘고요.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히는 못했지만 다른 팀 작업 과정이나 결과물 기웃거리면서 피드백 남기고 저희 팀에 주신 피드백 꼭 챙겨 봤어요. 'FFF'에서 만든 여성 영상인 네트워크에 가입도 했고요. ‘버나크’ 아니면 잘 몰랐을 동료들을 수면 위로 올려준 것 같아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죠. 다시 해도 좋지만 기회는 나눠야 하니 추천 많이 하려고 해요. 성평등 문화 관련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 실험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마더티브 인스타그램 instagram.com/mother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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