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의 날' 첫째 날

Ray & Monica's [en route]_57

by motif


엔세나다 망자를 기념하는 가정집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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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도착한 이래 오랫동안 기다렸던 '망자의 날(Dia de los Muertos)' 이틀 중 첫날을 맞았다.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죽음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에 대해 적지 않은 관심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단 한 번의 기회, 인생. 그것을 어떻게 살아낼지에 대한 것은 온전히 자신의 선택에 따른 자신의 몫이다. 그것은 정답이 없는 길이라 쉬운 듯 하지만 정작 더 어려운 길이다. 우리 부부가 길 위의 삶을 자처했던 것도 다른 문화권에서는 그것들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고 살고 있는 지, 그리고 그 삶을 종결하는 태도는 어떤지가 궁금했던 이유기도 해서다. 세계 도처 사람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삶의 태도에 대한 구체적인 풍경일 수 있다.


어젯밤 할로윈데이로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의 'trick or treat!'로 밤거리가 흥청였던 모습은 깨끗이 사라지고 거리는 어깨에 햇살 닿는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했다.


따꼬(tacos)용 또르띠야(tortilla)를 전문으로 만드는 토르티야 가게에 들려 덤으로 소량 만들어 팔고 있는 엠파나다(empanada)를 사서 길거리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엠파나다는 튀긴 만두와 비슷해 혀가 기억하고 있는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대안이 된다. 이 집의 엠파나다는 하나에 18멕시코달러(1,350원). 이 집의 전문인 또르띠야는 12장에 28달러(2,100원)에 불과하다. 토르티야는 음식점에서 직접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이런 전문점에서 사다가 쓴다. 그러므로 식당이 주 거래처인 이 집의 영업은 대부분 아침에 끝이 나는 셈이다. 그러나 개인들도 집에서 식사를 위해 소량 사 가므로 가게는 열어둔다.


엠파나다를 먹었으므로 우리는 따꼬 데 기사도(Taco de Guisado)집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켰다. 먼저 뜨거운 물 한 잔을 내오고 가루 커피와 설탕과 우유를 따로 내왔다. 스스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타먹으면 된다. 한 잔에 25달러. 길 건너편 abc버스터미널(Terminal de Autobuses)은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표를 사는 줄이 대합실 밖까지 이어졌다. 망자의 날을 가족과 함께하기 위한 귀성객들이다.


42년 된 빵집, Panificadora Bahia에서 막 비로테(Birote : 멕시코 샌드위치 토르타(Torta)에 주로 사용하는 빵)와와 텔레라(telera 멕시코 샌드위치용 흰 빵)가 화덕에서 막 나오고 있었다. 단돈 7달러. 하지만 오늘 계산대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빵 트레이에 담긴 것은 대부분 '망자의 빵(Pan de Muerto)'이다. 이 빵은 망자의 날 전에 주로 만들어지는 계절 빵으로 둥근 빵 위에 죽은 자의 영혼을 상징하는 뼈 모양의 장식이 얹힌다. 제단에 빠짐없이 올려지는 빵으로 시트러스 향이 들어간 달콤하고 부드러운 빵이다. 지금은 다양한 색이 더해진 다양한 크기의 빵이 만들어지고 있다.


구테여 이 집을 찾은 것은 엔세나다에서 가장 화려한 제단을 만드는 곳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티후아나에서 장엄한 제단을 보았기 때문에 감동적인 크기는 아니었지만 독특한 제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모습이다. 빵 매대 위에도 빠짐없이 해골 장식이 얹혀있다. Sergio Ramos Pompa 씨는 이 제단이 아름다워 이 집으로 빵을 사러 온다는 분이다.

오늘의 더 큰 기대는 이런 상업공간의 제단이 아니라 가정의 소박한 실제 제단을 보고 싶어서였다. 내가 찾아간 곳은 산드라 로페즈(Sandra Lopez) 댁이었다. 47세의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66세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할아버지·할머니를 위한 제단을 만들었다.


"제 어머니는 외동딸인 저와 두 아들을 두셨고 여러 손자들을 두셨습니다. 그들 모두를 각별히 사랑하신 분으로 행복한 삶을 사시고 4년 전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이 제단은 어제 만들었고 망자의 날이 끝난 다음날에 정리할 예정입니다. 제단 위에는 고인의 사진, 십자가, 묵주, 양초를 올리고 빠뻴 피까도(Papel Picado 전통 장식 색종이)로 장식했습니다. 앞에 놓은 검은 개는 촐로이츠쿠인틀(Xoloitzcuintle)이라는 털이 없는 멕시코 개로 지하 세계로의 여행에서 영혼의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우리의 차례상 차림에도 '홍동백서', '조율이시'같은 규범이 있듯이 이곳 제단(Altar de muertos)을 만들고 제물(Ofrenda)를 준비하고 진설하는데도 이처럼 전통적인 전범에 따른다.

망자들의 영혼이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랑하는 이들을 방문한다는 개념은 조상들을 더욱 극진히 섬기는 단초가 된다. 죽음이 영원한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가족과 만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망자의 날'은 죽음을 치유하는 특별한 시간으로 승화된 날이다.


●Ray & Monica's [en route]_46 | 멕시코 망자의 날(El Día de los Muertos)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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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 & Monica's [en route]_52 | 멕시코 망자의 날(El Día de los Muertos)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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