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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Jan 31. 2024

'황금 피리'와 함께한 로컬의 향기

Ray & Monica's [en route]_113


멕시코 요리사 형제의 맞춤 요리 파티     



김밥 파티 한 번의 베풂이 계속 음식 파티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번 옥스나르의 '멕시코회*한국회'파티에 이어 오늘은 Casa Dom의 형제 요리사, Huber와 Diego가 파티 호스트를 자처했다.     

메인 메뉴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Baja California Sur) 주, 특히 라파스 지역의 전통 요리인 '만타라야 마차카(Machaca de Mantarraya)'. 형제는 로컬 문화에 대한 우리 부부의 관심을 염두에 두고 선택한 메뉴였다.     

만타라야(가오리 manta ray)가 주재료인 이 요리가 이곳 파파스에서 비롯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일대가 이 어류의 주산지이기 때문이다.     

마차카(Machaca)는 고기를 육포처럼 건조한 다음 잘게 찢거나 두드려 얇게 파쇄한 고기를 말한다. 주로 쇠고기로 만들어 타코, 부리토, 엔칠라다의 속으로 사용한다. 마차카의 구수하고 풍미가 풍부한 맛은 고유한 재료의 맛에 말린 고기가 조리되는 동안 함께 사용된 다른 재료들의 맛을 잘 흡수하기 때문이다. 만타라야 마차카는 속 재료로 만타라야를 사용한 것이다.     

이번 조리는  손이 많이 가는 방식으로 조리된 Golden Taco, Golden Flute(황금 타코, 황금 피리)라는 것으로 옥수수 토르티야에 만타라야 속을 넣어 말아 싼 다음 풀어지지 않도록 이쑤시개를 꽂아 고정하고 기름에 튀겼다. 더 맛 좋은 황금 타코를 만드는 15년 경력의 조리사인 형제의 비법은 튀기는 동안 기름이 토르티야에 덜 흡수되도록 토르티야를 하루 재운 다음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완성된 만타라야 황금 타코에 양상추와 토마토, 절인 양파를 얹고 사워크림과 갖은 양념을 한 핫 소스(칠리, 오레가노, 소금, 식초, 적양파, 잘게 썬 토마토)를 뿌려 입에 넣었을 때 바삭하면서도 촉촉하고 고소한 식감이 절묘하다.     

함께 준비한 누들 수프(noodle soup)는 튀긴 골든 타코를 소화하기 수월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수프는 새우 육수에 짧은 국수, 다진 마늘, 양파, 볶은 셀러리 등을 넣어 끓인 것이다.     

형제의 뛰어난 요리 솜씨는 내림이었다. 할머니, 어머니가 요리사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비법이 전수되었고 스스로 요리를 직업으로 하면서 손님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요리기술이 더해진 것이었다.     

두 셰프의 안내에 따라 요리에 참여했던 아내가 두 사람에 대한 느낌을 말했다.          

"당신들이 요리에 임하는 섬세한 태도와 열정을 보니 셰프로 성공할 수 밖에 없겠어요."     

동생이 말했다.     

"매일 조금씩 더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저는 그것이 좋아요. "     

프로 복싱 선수이기도 했던 형에게 물었다.     

"복싱과 요리는 어떻게 다르고 어떤 점이 좋은가요?"

"복싱은 상대를 눕힐 수 있도록 내 몸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것을 위해 몸을 관리하고 감정을 조절하면서 익힌 기술을 표현하는 것이 좋아요. 요리는 제가 준비한 재료로 제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참 좋아요. 또한 손님이 제 요리를 드시고 좋아하는 모습은 저의 가장 큰 보상이죠."     

이번에는 두 셰프의 아버지인, Gabino와 지인 해양 가이드 Luis와 Lupita도 식탁에 함께했다. 세분 모두 라파스에 태어나서 라파스에 살고 계시는 토박이. 루이스가 말했다.     

"카보 산 루카스에 가보셔서 아시겠지만 그곳은 자본주의의 쇼룸 같죠. 하지만 이곳은 마치 시골마을 같은 정서가 여전해요. 이 도시 이름의 뜻처럼 우리에게도 이곳은 여전히 평화 그 자체예요."     

아내와 함께 얘기를 나누었던 가비노께서 떠나기 전 자신의 캡 모자를 벗어 아내에게 씌어주며 말했다.     

"혹시 Chepe를 아세요? 로스모치스(Los Mochis)와 치와와(Chihuahua)를 사이를 운행하는 열차죠. 제 아내가 치와와 사람입니다. 이 모자는 그 체페모자에요. 써 보세요. 이제부터 이 모자는 당신 것입니다."

"우리의 다음 행선지입니다. 시에라 마드레 산맥 속으로 들어가려고요. 이 모자를 주시면 아버님께서는..."

"당신에게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에요. 그 열차를 타신다면 당신에게 더 필요한 모자일 거예요.“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버님과 루이스, 루피타의 낭만적 어법이 참 인상 깊었다.     

루피타가 식탁으로 앉는 대신 뒤로 빠졌다. 루이스가 그 이유를 말해주었다. "다이어트 중이랍니다." 그 말을 들은 가비노가 말했다. "여전히 숙녀이니까요!" 루이스가 말했다. "루피타는 60세에 가깝지만 여전히 35세라고 믿는 분이에요."     

지난번 김밥 파티에 함께했던 Gustavo도 왔다. 그는 엄마가 만들어준 치망고(Chimangos)를 가져왔다. 치망고는 밀가루를 설탕, 계란, 계피 등으로 반죽한 다음, 삼각형 혹은 사각형 모양으로 기름에 튀긴 라파스의 고유한 디저트(postre)이다.     

Oxnar는 파티의 음악을 담당했다.     

라파스의 형제 셰프가 이틀에 걸쳐 준비한 '황금 피리(flautas doradas 얼마나 시적인지 그들의 네이밍에 매번 감탄한다)'와 함께한 로컬의 향기, 이것은 TV로도, 유튜브로도 불가능한 황금빛 경험이다. 바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에 의해 공유되어온 유산에 몸을 던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삶의 한 토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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