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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Feb 07. 2024

8살 형의 아버지 역할

Ray & Monica's [en route]_115

멕시칼리에서의 작별

     


둘째 아들, Gael alessandro의 생일에 맞추어 아들이 살고 있는 멕시칼리(Mexicali)를 방문한 Oxnar. 그의 6일간의 여정에 우리 부부도 함께 했다.

옥스나르는 9년 전인 23살에 두 번째 여자친구인 20살 Ericka를 만났다. 그녀와 7년간 동거하는 동안에 얻은 아이가 8살 Oxnar liam과 5살 Gael이다. 2년 전 여자친구와 결별한 오스나르는 고향인 라파스로 돌아왔고 두 아이는 엄마와 함께 멕시칼리에 남았다.  

우리가 멕시칼리의 숙소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추어 에릭카가 두 아이를 데려왔다. 엄마는 아이들과 아빠가 포옹하는 모습을 보고 현관에서 돌아갔다. 그로부터 아버지와 두 아들은 모든 시간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은 채로 보냈다.

그 밀도 높은 시간은 오래전 물이 증발되어 모래사막으로 남은 Laguna Salada로, 시에라 데 후아레스(Sierra de Juárez)산맥 협곡(Mirador Eagle Eye)으로, 라 루모로사(La Rumorosa)의 고산마을로, 'Pueblo Mágico(마법의 도시)'인 테카테(Tecate)로 이어졌다.

며칠간의 시간도 찰나처럼 흘렀다. 생일파티까지 끝나고 헤어져야 할 시간에 임박해서도 아버지는 다시 아이들의 놀이시설로 향했다. 그 시간이 끝날 때쯤 형 리암이 먼저 물었다.

"아빠, 이제 다시 헤어져야 하는 거지?"

"하지만 우리는 곧 다시 만날 거야!"

옥스나르는 낮게 답하며 리암을 안았다. 리암은 잠시 아빠의 품에 묻힌 채 어깨를 들썩였다. 하지만 금방 아빠의 품을 밀어내고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차에 올랐다.

차가 출발하자 리암은 동생의 안전벨트를 풀어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그리고 여전히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있는 동생에게 귀엣말로 여러 번을 속사였다.

"아빠가 안 계셔도 걱정 마!"

아이들을 인계할 약속된 대형 마트 주차장에 도착하자 아이들의 외할머니가 먼저 와계셨다. 엄마는 일을 나갔다고 했다. 외할머니를 보자 가엘은 그제야 아빠와 헤어져야 할 시간임을 알아차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오스나르가 트렁크 뒤에서 얼굴을 맞대 비비며 가엘의 깊은 슬픔을 달래려고 애썼다.

리암의 얼굴은 굳어있었지만 트렁크 속 자신들의 짐을 외할머니 차로 옮겨싣는 것을 도왔다. 외할머니 차에 오를 차례가 되자 가엘은 더 큰 소리로 설움을 울었다. 오스나르가 안아 올렸다. 가엘의 눈물방울이 옥스나르의 어깨를 타고 내렸다.

리암의 손을 움켜쥐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외할머니가 울음을 삼키는 리암을 안아주었다. 결국 외할머니가 가엘을 안아 자신의 차 앞좌석에 앉히고 안전벨트로 묵었다. 리암은 옥스나르품에 다시 한번 안겼다가 스스로 차에 올랐다. 아내는 다른 차의 뒤로 한동안 얼굴을 감춘 뒤 충혈된 눈으로 되돌아와 차에 탄 아이들의 손을 잡았다. 옥스나르는 아이들의 차가 후진해 빠지는 것을 도운 뒤 멀어져 가는 차를 한참 바라보았다.  

우리는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 전체가 완전히 어두워진 뒤에야 로스 카보스 공항에 내렸다. 공항을 나오면서 옥스나르가 말했다. "올 여름에는 아이들을 라파스로 데려와 2주쯤 함께 보낼 예정이에요." 아이들은 아직 한 번도 아버지의 고향에는 와보지 못했다고 했다.

라파스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아내가 혼잣말을 했다. "아버지의 부재가 8살 아이를 아버지로 만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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